일상보고 607 - [청소]

1. 무슨놈의 방청소를 3일씩이나 걸려서 하냐고 어디선가 잔소리가 날아올 것같은 기분. 그래봤자 실제로 치운 시간은 여섯시간정도려나? 책장의 동인지를 일단 옮기고, 버릴 것들을 버리고, 책상 위치를 바꾸고. 그러면서 그 애의 집이었던 아이스티통도 다시 만졌다. 6년치의 먼지가 켜켜이 쌓여있는 걸 닦아내면서 굳이 한번 냄새를 맡아봤다. 아무 냄새도 없었다.

2. 향수를 보면서 공감했던 건 저 기억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애의 냄새가 있었다. 적어도 한달. 체취나, 목소리나, 얼굴이나, 감촉이나. 그런 것들이 손 끝에 남아있다가 시간에 쓸려 사라진다. 사라지기 이전까지는 착가할 수 있다. 그 애가 내 곁에 있다고. 지금도 떠나지 않았다고. 신나게 청소하고, 신나게 논술강의 비슷한 것을 친구에게 해주고나서 안방에서 시간표를 뽑았다. 아빠가 장난스레 하필 그 애 흉내를 내서 조금 울었다. 타이밍이 나빴다니까. 아무리 나라도.. 울었을까. 응, 모르겠다. 덜치워 아수라장이 된 방에서 5분의 1가량 만화책에 점령당한 침대에 누워 일기를 썼다. 내일 학교 갔다와서 또 치워야지. 에휴에휴. 뉴타입이랑 영화 포스터를 아래로 옮기고, 만화책을 정리하고(여기서 아마 한번 더 아수라장이 되겠지) 빈 공간을 건프라 전시용으로 남겨두고, 응. 그리고 더블오라이저도 만들어야지.

3. 학교 오티도 다녀왔고 이것저것 일이 많았다. 블로그는 버닝하는 데에는 편하지만 자기 이야기할 만한 곳은 아니라 이 글은 또 보호로 걸어놓을 거고 여기에는 공개로 놓을 거다. 별 상관없지만서도.

4. 학교 오티는 2박 3일에 걸쳐일어났다. 이것저것 많이 했고 아주 묻히지도 튀지도 않는 위치였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걸로 좋다. 더는 신경 안쓰겠다는 느낌. 더 친해질지도 모르고 더 잘 지내게 될지도 모르지만 내 교우관계는 이걸로 충분하다. 동아리 들지말지는 고민중인데 일단은 내일 공강시간동안에 알아볼 것들이 이것저것. 교수 학습센터 가야되나?

5. 화요일이 제일 시간표가 빡빡한데 어쨌든 수강신청변경할 준비도 해놔야되고. 수요일까지는 치우는 것만 생각하고, 목요일날에 변경할 시간표를 생각하자. 느긋하게 해서 나쁠 거 없고.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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