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5년이 되었습니다. 2013년은 아주 빨리 흘러갔어요. 창업을 공부하면서 허우적거렸고(별로 제 의지는 아니었지만 즐거웠습니다) 해외 여행을 다녀왔고, 교생실습을 다녀왔고, 방학을 덕질로 보냈고-주로 어벤져스로- 취직을 준비했고, 취직했고. 2014년은 그것보다 빨랐습니다. 회사를 다니고 회사를 다니고 회사를 다녔어요. 여름에는 최고 매출을 찍었고, 홍콩 사워녀행을 다녀왔고, 후배랄까 동기랄까도 생겼고, 지난 일년은 무슨 토포샵에서 보기 기능을 꺼놓은 것처럼 남아있는 기억이 거의 없어요. 어벤져스도 보고 덕질도 하고 그랬지만 기본적으로는 일과 일과 일 속에서 살았습니다.


2. 저는 굉장히 둔감하달까 남의 감정에 섬세하지가 못한 사람입니다. 제 감정에 섬세한 만큼, 눈에 들어오는 것들에 신경을 쓰는 만큼 눈치빠르게 하나하나 받아들이고 있다가는 금방 무너져버릴 것같이 되요. 그런 남의 말에 둔감한 게 어떻게 보면 좋은 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응. 여러가지 의미로. 회사 생활은 그럭저럭 즐겁게 하고 있어요. 작년 한해 동안 초봉을 3650만원 정도 받았고-좀 더 정확히 계산해야봐야겠지만 적어도 최소 금액은 저 정도 되는 듯합니다- 세금을 제외하면 3000정도였을 거고, 그중에 2600만원을 저금했어요. 돈을 좀 더 모으고 나면 재태크를 하던가 아니면 땅을 살 생각입니다. 돈을 많이 모으면 집을 -그러니까 아파트를- 사고 싶었는데

3. 돈을 모으면 역시 땅이 갖고 싶어요. 이건 아마 펄 벅의 '대지'를 아주 좋아했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든 좋으니까 흙파먹고 살 땅이 남아있으면 기쁘지 않을까-하는 그런 마음이에요. 그건 일단 적금이 만료된 이후에나 생각해볼 일이지만요.


4. 좀처럼 돈을 쓰지 않지만 2월에는 엄마와 온천여행을 갑니다. 졸라 비싼 여행!이 목표라서. 료칸에 갈 거라 여러가지로 돈도 많이 쓸 것같아요. 부유하게 그리고 부유하게가 목표입니다. 느긋하고 행복하게 다녀오고 싶어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먼 곳에 가거나 새로운 것을 많이 보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지에서 가끔 그 혼자가 되는 감각이 참 좋아요. 홍콩에 여행갔을 때 계속 번잡하고 화려하고 반짝거려서 내가 좋아하는 도시는 아니구나-생각했지만 해가 진 후에 하오롱 베이였던가.. 여튼 그런 이름의 부촌의 백사장을 찾아갔을 때 까만 바다 너머로 불빛이 반짝이는 건 참 예뻤어요. 그런 풍경을 좋아합니다.


5. 토르로키를 아주 좋아하고, 또 페이트에 한동안 빠져있었습니다. 좀더 정확히는 페이스 엑스트라 시리즈였어요. 풀 플레이타임은 200시간 조금 넘지 않을까 싶어요. 금여주가 예뻐서. 이것때문에 PSP도 샀습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psvita, 닌텐도, 플스2를 모두 갖고 있어요. 플스2는 그나마 많이 쓰긴했고 닌텐도도 그럭저럭 썼는데 PSvita는 레알로 페이트 엑스트라/엑스트라 CCC만을 위해 구입했던 거라 앞으로도 추가 갱신이 없을 예정입니다. 게임기가 하나로 통일되어있지 않다는 건 역시 아쉬운 일이네요. 전바3은 플스3 대응으로 나오고 말이지.


7. 페이트에 빠진 게 왜 과거형이 되었냐면, 친구가 뒷머리칼을 틀어쥐더니 제 입에 깔대기를 꽂고 타이바니를 부어넣었기 때문입니다. 이거 진짜에요. 얘가 나한테 보여준 동인지만 아니었어도..(부들부들) 무엇을 숨기랴, 아저씨라면 자다가도 쌍지팡이를 짚고 일어설 수 있으며 회사 술자리에서도 아저씨 좋아좋아 오라를 내뿜는 덕에 상사들에게 (그리고 거래처 사장님들에게) 좋은 응대꾼 역할을 하고 있는 저에게 소녀소녀한 아저씨 코테츠란 모에를 모아서 뽑아놓은 것같아서 (이하생략) 그리고 거기에 히라타 히로아키라니 정말 (이하 생략) 그리고 또 바니로 말할 것같으면 (이하 생략)


8. 픽시브, 좋은 곳이더라고요.......


9. 덕질 인생은 열 세살때 시작해 이럭저럭 13년. 인생의 절반을 만화와 책과 영화 그리고 덕질로 보내왔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살고 싶어요. 어쨌든 덕질로 인생의 윤기를 더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열심히 즐겁게 블로그도 하고 연성도 하고 그럴참입니다. 나이도 이제 스물 여섯. 어린시절 눈을 반짝이며 동경하던 언니들의 나이가 되었으니 아직 그 나이에 걸맞는 품격은 없다손치더라도 골드 후죠시, 메자시마스.


10. 영어도 공부하고 싶어요. 해리포터 파크에서 대화가 통하는 인간이 되고싶단 말이지요. 어렵지만.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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