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본적으로 커플링은 토니스팁/버키스팁. 기본적으로 다른 유니버스입니다. 삼각관계가 되기라도 했다간 연인이나 성적인 의미로 생각하기 이전에 "친우이자 잃어버린 대상" 제임스 뷰캐넌 반스의 그림자가 너무 커서 시작도 전에 토니가 K.O 패 당하므로... 백만장자 자선가 천재로도 이길 수 없는 것이 백년 묵은 사나이 우정인 법. 여하튼. 어쨌든 글로 풀고 싶었지만 너무 요새 손가락이 굳어서 글을 못쓰는바 동인설정으로라도 줄줄 남겨둡니다.
2. 윈터 솔져로 눈 뜬 이후의 버키는 기본적으로 완전히 망가진 어린애다. 반세기 이상 지속되어온 고문에 강제, 복종훈련, 세뇌같은 것들의 피해가 너무 컸음. 감정표현이 결여됨=표현법을 찾지 못함=세상에 대한 무지가 뒤섞여서 잔뜩 날선 아이같은 상태. 자기가 버키 반스이고 캡틴 아메리카의 친구였다는 사실은 어렴풋하게 자각하고 있지 1944년 이전의 자신을 자기 자신으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임. "나"는 그런 인간이었지-하고 학습은 했는데 자기 자신과는 결여되어있는 그런 상태. 스팁은 그런 버키를 이해하고 재활을 도와주려고 끈질기게 애쓰고 있음.
3. 버키와 스팁 사이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버키의 열등감에서 비롯된다. <너는 버키의 친구겠지, 내 친구가 아니라.>자기와 과거를 연계해서 생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스팁이 이따금 과거 이야기를 꺼내면 엄청나게 상처받음. 당연히 반복적인 복종과 강제학습때문에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법도 모르므로 스팁이 과거의 추억을 이야하기라도하면 입다물고서 꿍해있다가 어느 순간 터트리는게 주된 갈등의 전개임.
4. 함께 살면서 버키를 돌보기 시작한 건 슈퍼솔져인 버키가 날뛰기 시작했을 때 말릴 수 있는 게 같은 슈퍼솔져인 스팁뿐이었기 때문. ..이라는 건 스타크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열심히 연막을 펴준 이유고 실제로는 버키가 안정적으로 접할 수 있는 사람이 스팁밖에 없었기 때문.. 이라는 것도 좀 점잖은 이유고 정말 사실만하면 새끼오리마냥 버키가 스팁만 졸졸 따라다녔기 때문. 과거와 이어진 단 한 명의 인간이라 그런다며 심리학자들은 점잖은 이유를 늘어놨지만 본 사람들은 백이면 백 엄마개랑 강아지같은 꼴이라며 할 말을 잃어씀(...) 둘이 동거하면서 돌보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은 다 게이커플로 알고 있다. 바깥 외출을 거의하지 않건 반드시 스팁을 대동해야 안심하고 다니는 버키+나름 시크릿 아이텐티티를 위해 져지차림에 선글라스 끼고 다니는 스팁(버키는 팔 소매 붙잡고 주춤주춤 따라오고 있음)의 조합은 나름 동네 명물.
5. 버키는 단 거나 짠 것, 정크푸드스럽고 맛이 진한 걸 좋아한다. 뇌를 지져대면서 세뇌했던 과거의 후유증으로 미각이 약해져서 섬세한 맛같은 거 못먹음. 그리고 원래 단것도 좋아했다. 1940년대 전쟁시절을 거친 만큼 원래 단 것에 대한 애착도 강할 수밖에 없음. 과거에도 군용 초콜릿(흙같은 맛에 잘 안 녹음)을 씹어먹으면서 소련애들만 다 쓸어버리면 허쉬 초콜릿으로 매트리스를 만들고 다 뜯어먹어줄 거야, 하고 투덜거린 적도 있음. 버키와 같이 살면서 스팁은 마트에서 각종 초콜릿들을 두둑하게 쟁여왔고 잔뜩 긴장해서 경계하고 있던 버키가 하나씩 조용히 먹기 시작하자 매우 행복한 기분이 되었다.
6. 토니와 버키의 사이는 의외로 나쁘지 않음. (하워드랑 버키 사이는 존나 젠틀하게 존나 나빴다. "아하, 자네가 나의 친애하는 캡틴의 막역지기시로군? 자칭." "아하, 스팁을 그따위로 부르는 걸 보니 그 잘난 백만장자 천재 하워드 스타크씨군요? " "하하, 생각했던 그대로의 친구구만. 같은 편인게 안타까울 정도야."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제가 군복을 입지 않았다면 당장 친목을 도모했을텐데요." ) 버키스팁과 토니스팁은 패러렐 월드니까ㅇㅇ 토니는 대디이슈도 얽혀있고 나름 막역지기이며 좀 더 찔러보고 가까이있어보고 싶은 친구인 캡시클 옆에 똑같은 왠 늙다리가 있다는 게 마음에 안듬. 쟨 뭐야, 내가 옆에 못가잖아. 성격대로 막 찔러대는데 버키는 화술 자체가 어색해서 아무 대꾸도 못한다. 신나서 "그 번쩍거리는 은팔에 단 별은 대체 누구 취미야? 완전 구리군. 캡시클 쫄쫄이 만큼 구려."같은 소리까지 늘어놓다가 말없이 저격당할 뻔했음. 캡틴이 방패로 안 쳐냈을 진짜 죽었다. 캡틴과 토니가 쌍으로 사색이 되서 무슨 짓이냐고 외치는데("오이런맙소사내뛰어난두뇌가지금 이 구닥다리아파트 카펫에 튈 뻔했다고?! 무슨 짓이야 이 사회부적응자야!" / "버키, 무슨 짓이야!") 버키가 진짜 드물게 감정 넘치는 얼굴로 "I hate him."함. 스팁은 버키가 감정표현했단 생각에 순간 감격했다가 어쨌든 나쁜 짓이니 근엄하게 혼냄. "버키, 그래도 사람을 쏘는 건 안될 일이야. 아무리 그가 입놀리는 거 하나는 뱁새보다도 촐랑거리고 윗사람에 대한 예의라고는 길가의 노견보다 없는 인간이라고 해도 생명은 존귀한 거야."
뒤에서 토니는 캡시클 이 할배가 나한테 쌓인 게 많았나.. 하고 벙쪄있음.
이후로는 캡아 설교 들은 버키가 좀 더 온순해지고 토니도 캡틴 폭언에 좀 자중하게 되서 서로서로 미묘하게 지리한 친구 관계를 쌓아감. ("너 생각보다 세더라? 블루베리 좋아함?" "꺼져. (블루베리는 먹음)") 나중에 토니로부터 버키 이야기-그 할배 집에 완전 미친놈 하나 있는데 옷도 까맣게 입은게 완전 우울해보이는 놈이 성격은 더럽고 말수도 없고 성격은 꽁해서 하여간 이래서 늙은이들이란! 아 근데 재밌었어- 를 들은 페퍼는 여덟살 어린애가 일곱살 어린애랑 친해지는 과정같은 도찐개찐이라고 생각했지만 친절하게 침묵해줬다.
7. 나타샤랑 버키도 의외로 곧 좋은 사이가 된다. 사이에 낀 호크아이 탓도 좀 있었음. 나타샤는 보란듯이 배 근처 까고 이 흉터 보임? 니가 만들어줌거야 ㅎ 하고 놀리는데 버키는 정직하게 "I can`t remember" 함. 나타샤는 빡치기보다 아 얘 세뇌당한 애였지.. 하고 불쌍해짐. 그리고 자기만 빼고 다 연인이라고 믿는 사이인 호크아이가 떠오르면서 좀 상냥해짐. 세뇌 그거 지랄맞지, 나도 알아. 한편 호크아이는 냇의 배에 구멍낸 남자라니 도저히 친해질 수 없을 것같았는데 냇이 그런 거 아니라고 세뇌당했던 과거를 갖고 있다고 너도 그거 알지 않냐고 똑똑하게 실드쳐줌. 호크아이가 머쓱하게 마음을 열고 다가섰는데 둘다 말수 적고 뚱한 페이스라 다들 둘이 싸우는 줄 암. 근데 활에서 총까지 저격병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존나 친해지고 있음. 버키가 스팁과 사면서 재활 시작하고 일년 반쯤 지날 무렵에는 각각 나타샤 / 클린트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은 친해짐.
8. 캡틴은 점잖게 메모하고 (독수리타자로) 인터넷 서핑하면서 현 시대에 대해 배워간다면 버키는 의외로 하이테크놀로지에는 익숙해져있음. 맨날 자기 조지고 부수던게 하이테크놀로지였는데 뭐ㅇㅇ 심지어 사용법도 스팁보다 더 나음. 스팁은 약간 배신감을 느끼지만 버키가 암스트롱이나 그런 거 모르면 괜히 뿌듯해서 같이 설명해줌. 버키는 정신적으로 압박당해서 정신적으로 어린애같은 면이 생기긴 했지만 어쨌든 명색이 1940년대 미국 남자이므로 취향도 스티비랑 똑같이 노땅같음. 예쁘고 섹시한 금발언니보다는 브루넷의 도도한 미인. 음악은 힙합보다는 샹송. 둘이서 비오는 날에 커피 한잔씩 타서 마주 앉아서 흑백영화같은 걸 봄. 버키는 좋아하고 스팁은 행복해하지만 토니는 보면 말만한 남자 둘이서 왠 청승인지 모르겠단 생각을 ㅈ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