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말합니다. 이시다 아키라가 AT 필드를 해제 하는 건 이 방송뿐이야!


1. 크림소다와 김렛. n년 전 마우스프로모션 소속이었던 젊은 유망신인 히카미 쿄코와 이시다 아키라가 함께 진행했던 방송인 모양입니다. 2009년, 마우스 프로모션을 나와 매니저와 함께 피아레스가베라라는 개인 소속 사무실을 차린 이시다 아키라와, 여전히 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마우스 프로모션의 히카미 쿄코가 같은 네임의 라디오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정도의 뒷 이야기가 있는 듯합니다.


2. 1회 약 45분, 쇼트 바 '크림소다와 김렛'에 근무하는 마스터 아키라와 아르바이트생 쿄코쨩이 함께 한다는 설정으로 <이시다 아키라의 속삭임 위스퍼/하이퍼>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코너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친하고 편한 관계인 두 사람이 겁나 다라다라한 톤으로 뭐가 뭔지 모를 이야기를 매 회 느~긋~하~게 하는 컨셉의 라디오입니다.


3. 이시다 아키라의 얇고도 긴 팬 생활을 한 것도 어연 1n년이지만, 20대 후반 젊은 나이였던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상을 보면서 아~ 이런 식으로 성장했구나~하는 걸 느낄 때가 있습니다. 특히나 라디오 토크. 온 사방에 공언한 대로 이 분은 정말 진절머리나게 사람들과의 관게가 없는 편이고, 개인사같은 부분에서는 더합니다. 젊어서는 <재밌는 이야기를 못한다>라고 공언했던 건 처럼 묘하게 진지한 이야기를 해버리거나 재대로 답하지 못하고 분위기를 깨는 일이 왕왕 많았고 완숙한 경지에 이른 지금에는 아예 네타거리 이외의 이야기를 안해요. 페이트 제로 라디오에 나와서 "향후 5년 내 목표? 불로불사가 되는 것"같은 얼렁뚱땅한 대답밖에 안했었거든요. 물론 그런 원숙함 덕분에 재미있는 진행이 되기도 하고 본인도 완급 조절이 되니 좋은 거면 좋은 거겠지만 팬 입장에서는 섭섭하기도 하단 말이에요. 이시다 아키라의 진심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이런 느낌.


4. 이 라디오는 상냥한 히카미씨가 밑도끝도 없이 진지해지거나 엄청난 잡학 이야기를 꺼내는 이시다 아키라를 전반적으로 상냥하게 케어해줍니다. 그래서 다소 철학적인 이야기라도 돌려버리지 않고 재대로 하고, 텐션을 올려서 영업용 캐릭터를 만드는 일도 없이, 조금 히네쿠레테이루 상태의 조용하고 불평많은(웃음) 그리고 많이 서툰 아상의 본심이 주륵주륵 나와요. 행복이라는 말에 대해서 엄청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온난화 상태에 대한 음모론과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야마토국-야마타이 국 역사에 얽힌 이야기나 발원지에 대한 이야기를 설명에 난감해하면서도 조심스레 이야기하거나, 좋아하게 된 <로케미츠>에 대해 뜨겁게 이야기하기도 하고, 연하장에 대해 겁나 삐뚤어지고 이기적이지만(..) 더없이 솔직한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고. 라디오에서 할 이야기도 아니고 잡학다식한 사람이 아니면 퍽 재밌는 이야기도 아닐지 모르지만, 아, 본심이구나, 진짜를 이야기하고 있구나~ 싶어서 확 속이 따뜻해진단 말이지요.


5. 히카미상이 정말 좋은 사람인게 라디오 진행이나 소개같은 일은 쿄코쨩 담당인데 그 일을 다 하면서도 아상의 늘어지는 토크나 이야기를 쳐내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한결같이 끄덕끄덕 아이즈치를 넣어줘가면서 잘 들어주는 데다가, 대체 중심이 뭐냐 싶을 정도로 중구난방으로 튀는 소재에 대해서도 지식이 깊어서 아, 그러고보면 ~~하고 들은 적이 있어요 하고 지식적인 측면에서 따라가 주고 있습니다. なんてやさしくて意地になる人なんだ…! 엄청, 엄청 편한 기분인 게 느껴져요.


6. "그" 이시다 아키라가 매번 방송이 발신되면 들으면서 체크하고 있고, 같은 퍼스널리티 쿄코상의 무대 출연에도 함께 한다니 뭔가 굉장하지 않나요. 사진 찍는 걸 싫어하지만 쟈켓 사진은 힘냈습니다.. 같은 멘트를 들을 때마다 아 이 사람에게는 정말 편한 방송이구나 싶어서 왜엔지 기뻐지는 겁니다. 으으.


7. 방송을 통해서 알게된 아상은 정말로 중년 아저씨!(웃음) 저 교토에서 공부 가르쳐주신 교수님이랑 느낌이 좀 비슷해요. 1930년대부터 시작하는 출판 만화의 역사와 출판물-에도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는-에 대해 애정이 깊어서 거기에 대해 지식을 피력하고 이야기도 들려주시던 분이었습니다. 아상은 2013년 현재에도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현역인 주제에 취향은 10000% 쇼와시대 어린 시절 좋아했던 추억의 만화에 맞춰져있습니다. 에반게리온이 15년쯤된 작품이 되버린 지금 좋아하는 작품이 블랙잭이라든가 데즈카 오사무라든가.. 으아, 후루이와..! 에어리어 88이라든가라고 합니다. 1970년대 만화들일까요, 으와아.. 근데 뭔가 그립고 애정어린 어조로 좋아했던 것들을 이야기하는 게 또 기쁘다면 엄청 기뻐서.


8. 멋대로 한 생각이지만 그만큼 사람도 안만나고 식생활에도 흥미가 없으면 그 시간동안 블링크를 메울 뭔가는 반드시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하루에 한 시간 tv를 볼 뿐이라고 해도 그게 20년씩 지속된다면 뭔가가 되는 법이잖아요. 그 점에 있어서 아상이 '쌓아올린 것'은 박학다식한 지식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공부 안하는 일본에서, 성우 전문으로밖에 공부를 안한 사람치고는 다루는 화제나 주제나 그런 게 엄청 지식이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온난화에 대해 다루었던 지구에 관한 책을 읽고 있었다든지, 페이트 제로에서 가방 안에 문고본을 넣고 있었던 점이라든지, 물론 tv 방송같은 걸로 채우고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뭔가 알아가는 것에 능숙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 새삼 느낀 건 이 사람 정말 뼛속까지 일본인이라는 것(...) 죄송해요 한국인인 저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더 많아요. 카밍을 좋아할 때도 느꼈지만 일본인의 메이와쿠 키라이 의식은 가끔 저로서는 따라갈 수가 없어서 슬퍼집니다. 저도 한국인 치고는 남한테 민폐끼치는 거 정말 싫어하는 성격이긴 하지만 그 정류장에서 버스를 탄 아줌마가 민폐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기사의 말에 '아니요~'라고 대답하자 '이 버스 내에서 가장 그 말을 하면 안되는 게 당신이잖아!'하고 분노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한국이라면 기사 아저씨가 우선 그런 사과를 안할 뿐더러(...) 아줌마가 아이고 괜찮아요 못볼 수도 있지 호호호 하면 다들 하하호호 넘어갈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건 문화차이가 있는 거구나 싶지만 아마도 이시다상에게 한국이 이해될 날은 안와! 못와! 무리! 이런 생각이 줄줄히 듭니다. 아쉬워라아.. 


10. 그 유명한 이나가키 사키를 향한 애정을 뜨겁게 토하는 이시다 아키라상도 이 크림소다와 김렛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다들 20분 넘게 로케 미츠 이야기를 했다는 것에 주목하지만 저는 그보다도 20분 넘게 이야기를 해줘도 용서해주는 방송이라는 것과(...) 그 다음회에서 무려 이시다 상이, 카오루 보이스로, "로케미츠는 좋네. 로케미츠는 사람의 마음을 적셔줘. 리린이 만든 최고의 문화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대사를 쳐줬다는 걸 주목해줬으면 합니다! 대박이잖아요 사키쨩!!!!!!!! 부러워!!ㅠㅠ 


11. 자기가 그렇게 되지 못했고 인간관계에 대해 포기해버렸다고 말하면서 사키쨩을 솔직하고 좋은 아이라고 평하는 아상을 보면서, (연하장 이야기에서도 생각한 거지만) 어쩜 이렇게 민달팽이같은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호해주는 껌질이 없으니까 소금같은 게 뿌려지면 바로 민감하게 반응해버리잖아요. 그런 느낌. 사람과의 관계에서 실망하거나 힘들어하는 게 싫어서 연을 맺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애정이 뻐렁쳐버립니다. 


12. 그냥, 그렇게 서투르게 사는 이 분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해요. 조각조각 나오는 정보를 이어 맞춰 들으면서 이시다 아키라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게 참 즐거운 사흘간이었습니다. 



13. 13번째 사도(...)는 아니고 생각나서 추가. 아상은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굉장히 소중히해줍니다. 근데 그게 애니메이션이나 만화같은.. 자주 등장하는 장르보다 개인적인 취향은 옛날 이야기나 쇼와시대의 만화, 동화같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작품일 때에 더 스스럼없이 애정을 표현하는 것같습니다. 그야 커다란 친구들도 즐기는 분야는 워낙 광적인 애정이 돌아오니 힘들긴 하겠지(...) 크림소다와 김렛과 함께 발신하고 있는 옛날 옛적 이야기(일본의 옛동화 낭독극, 히카미상과 아상 둘이서 전체를 다 합니다)도 그렇고 폭풍우 치는 밤에 드라마시디 프리 토크에서도 될 수 있는한 본편 이야기는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조심히 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도 그렇고 맑고 예쁜 이야기들에는 진짜 애정을 담담하게 보여주시는구나~ 그런 느낌. 어디까지나 그냥 제가 받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구요. 아마 제일 좋아하는? 익숙한 분야는 오와라이 방송이나 버라이어티같은 부분이신 것같은데... 아상이 낭독하는 플라테네스같은 거 들어보고 싶어요오..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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