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의 SS.(웃음)
Dear. Brave girl.
안녕 아가씨. 주말은 잘 보내고 있니? 네 블로그가 조회수 1억 회를 넘었다는 소식을 막 들었단다.
that`s really AWESOME. 너와 네 블로그에 축복이 있기를.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Uncle Jim .
안녕하세요 짐 아저씨! 축하인사 고마워요. P에서도 축하메세지를 "공식적으로" 전달해줬는데 그거 아저씨가 시킨 거 맞죠? 그것도 감사. 전 잘 지냈어요. 아빠가 이주일만에 집에 와서 같이 밥먹었거든요. 엄마는 요리를 하려다 부엌을 폭파시킬 뻔했어요. 하기사 W.H만큼 부수진 못했지만, 뭐 거의 비슷했어요.
어쩔 수 없이 우린 외식을 했죠. 아빠가 그러는데 아저씨가 추천해준 가게라면서요? 되게 좋은 곳이긴 했는데 아빠 보너스 좀 더 주셔야할 걸요.아빠가 영수증 받고 울뻔했거든요. 아저씨는 지금 뭐해요? 전 과식해서 저녁은 샌드위치로 때우고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중이에요.
- 사랑을 담아, E.K
p.s 사실 합법적이고 정확한 표현을 쓰면 블로그가 아니라 유투브에요.
Dear. Brave girl.
이런, C에게 좋은 가게를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갈 가게가 아니라는 걸 먼저 이야기할 걸 그랬구나. 사실 나도 가는데만 가서 어디가 좋은 지 몰랐거든. (사실 여러 가게를 다닐 수 있는 입장은 아니란다) 미안하다. 보너스는.. 예산 편성이 되있는 거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뭐 다른 걸로라도 보상해줄 수 있겠지. 아마. 아빠에게는 미안하다고 전해주렴.
지금은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 안이란다. 책임자를 만나야하거든. 이 자리에서 딱 하나 안 좋은 게 주말에 쉴 수 없다는 거지, god. 나도 핫도그나 먹으면서 침대에서 뒹굴거리면 좋겠는데.
- 너의 친애하는 J.S
p.s 다시 한번 네 "유투브" 조회수 1억회를 축하한다.
Dear. M.
아 깜빡했는데 네 동영상 원본을 네 아빠에게 줄 수 있겠니? 법조계 자문을 얻을 때 써야한다는구나.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네, C한테 줄게요. 내일 만나기로 했거든요. 근데 그냥 캐/롤 이라고 쓰면 안돼요? 핫도그는 아빠랑 월요일에 드세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M.
나도 그러고 싶은데 보안상의 문제가 있어서 안된다는구나. 해킹이나 당하는 망할 보안이. 핫도그는 하나 사서 들고와달라고 말좀 전해주렴.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뉴욕칠리소스 얹은 걸로 사가라고 할게요. 그보다 아저씬 그런 말 쓰면 안돼죠.
- 사랑을 담아, E.K
Dear. M.
고맙구나. 난 그걸 제일 좋아하거든. 그리고 그런 말이라면, 난 이미 네 앞에서 F로 시작하는 말을 썼잖니.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그 때야 저한테 "표현의 자유"를 표현할 만한 수단이 없었잖아요. 아저씬 지금 세계에서 제일 무시무시한 파파라치한테 약점을 드러내고 있는 거라고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M.
넌 세상에서 제일 무시무시한 파파라치이자 용감한 미국의 영웅이고 나의 BIGGEST FAN이잖니.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약점 잡힌 기분이잖아요! 알았어요. 모른 척 해드릴게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M.
그거 고맙구나. 이런, 비행기가 도착했어. 내려야한다는구나. 다음에 또 연락하마. C가 거의 잡아먹을 기세로 내 폰을 노려보고 있거든. 뭐 선물 사다줄까?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평화 유지선언문에 대한 공동 성명의 정식 발표랑 확정된 지원예산편성안이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M.
노력해보마. ..샤넬같은 거라면 훨씬 쉬웠을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넌 18세가 되자마자 W.H로 정식으로 오는게 좋겠다.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C도 그 이야기 했어요! 근데 아빠가 엄청 반대하더라구요. 자기는 얼른 은퇴할 거라서 안된대요. 가이드나 이런 거 시켜주면 잘할 수 있는데.
- 사랑을 담아, E.K
Dear. M.
저런, J도 쪼잔하구나. 내 말은 가이드 말고, 좀 더 위의 걸로. C가 지금 하고 있는 것같은 일.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그 땐 아저씨도 거기 없을 텐데 제가 왜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M.
아님 내가 하고 있는 것같은 일이나.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농담도 잘하셔. 아빠가 빨리 자래요. (아빠가요) 아저씨 안 내려도 돼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M.
안 그래도 지금 엘리제 궁 안이란다. C가 거의 날 잡아먹으려고 하는구나. 네 아빠가 여기 있어야하는데.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im .
아빠는 이주일만에 쉬었다고요. 안돼요. 얼른 일하고 오세요. 용기와 애정을 보냅니다.
- 사랑을 담아, E.K
Dear. Brave girl.
안녕 아가씨. 인터뷰 내용봤다. 많이 신나보이더구나. 난 네가 굉장히 차분해하는 줄 알았는데 내 경호실장은 네 귀가 빨갛다고 저건 긴장한거라고 가르쳐줬지. 내 딸은 훨씬 더 티를 많이 내는데 넌 무척 침착하게 이야기 잘하던 걸. 내 이야기 좋게 해줘서 고맙다. 덕분에 <어린 소녀를 지키려하지 않은 대통령> 누명은 벗었구나. (네가 "전 그걸 이해했고 알겠다고 대답했어요. 하지만 그 분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날 지켜줬다고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내 경호실장이 녹음으로 떴단다. 아마 그 뒤에 "그래서 내 아빠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거에요. 구할만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라는 말 때문인 모양이야)
내 경호실장이 너한테 압력을 넣었는데 뜻대로 안됐다고 굉장히 애석해하던데 대체 무슨 압력을 넣었던 거니?
- 너의 친애하는 J.S
p.s 핫도그 고맙다. 프랑스 출장 선물은 좋은 걸 줄 수 있을 것같구나.
Dear. Uncle Jim .
그거 봤어요?! 보여주지 말라고 그렇게 닥달했는데!! 아빠 진짜 싫어! 녹음은 또 왜 뜬 건데요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진짜! 확 감봉시켜주세요! 어쩐지 C 가 저한테 예뻐 죽겠다고 전화하셨더라고요. 아 진짜 창피해.....
어쨌든 아저씨한테 도움이 됐다니까 다행이네요. 전 그냥 하고 싶은 말 한 게 다인걸요. tv 화면은 완전 얼굴 뚱뚱하게 나와요. 다이어트 해야되겠다 싶었어요. 엄마도 녹화하고 아빠도 녹화하고 다들 난리가 났네요. 알겠으니까 W.H에서 틀거나 이러지만 말아주세요. 안그러면 비상수단을 시도할 거에요.
아빠가 넣은 압력은 진짜 이상한 거였어요. 나보고 방송 나가서 배꼽찌는 유행에 뒤떨어진 아이템이라고 하래요. 배꼽찌? 하, 요즘 누가 그런 걸 한다고 그래요? 어지간히 날라리거나 구식이 아니고서야, 반항 아이템으로도 너무 구리다고요.
- 사랑을 담아, E.K
p.s 아싸!
Dear. Brave girl.
방금 네 문자가 우리집에서 3개월동안 이어졌던 분란 하나를 끝냈구나. 내 딸도 "구식"이라는 네 말에 동감하는 모양이야. 다시 한번 고맙다. 너한테는 신세만 지는걸.
tv화면이 아무래도 좀 그렇게 나오지? 나도 처음에 내 연설이 화면에 나올 때는 기절하는 줄 알았단다. 코가 어찌나 퍼져보이던지. 그 일이 있고 난 후에는 살이 어느 정도 빠졌길래 화면에는 잘 나오겠구나했는데, 웬걸 핏기 없어보인다고 스텝들이 다 달라붙어서 내 얼굴에 분칠을 해댔단다. 그 일 이후 두번째로 지치는 일이었어.
- 너의 친애하는 J.S
p.s 첫번째는 물론 내 딸과 싸우는 일이었단다!
p.p.s 네 아버지가 너와의 전화를 끊더니 얼굴색이 안 좋구나. 위기야.
Dear. Uncle Jim .
? 뭔지는 모르겠지만 축하드려요. 따님이 뭘 좀 아시네요.
아저씨가 아무리 칠해도 저만큼은 안했을 걸요. 거기에 연관 영상은 몇번을 다시 트는지.. 으아, 진짜 부끄러웠어요. 학교에서 애들이 사인받겠다고 몰려들지를 않나 교장선생님이 학교 홍보 방송에 나가라고 하지 않나. 지치지는 않았지만 좀 부끄러웠어요.
아빠가 뭐라하든 무시해도 돼요. 제가 다음에는 아빠라고 안하고 이름으로 부른다고 했거든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Brave girl.
OH GOD. 너는 우리집 문제를 해결해줬는데 나는 내 친구에게 내가 첫번째로 지쳤던 일을 똑같이 겪게 만들었다 이거구나. 이런, Daughters.너무 아빠를 미워하진 말아주렴. 너한테 '흰 집' 의 프리패스 티켓을 발행해준 것도 네 아빠가 애써준 거란다. (아니 난 물론 그냥 줄 생각이었고 다들 동의했겠지만 보안상 까다로운 문제이긴 했거든, 별별 이상한게 다 있잖니.)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Uncle Jim .
그거랑 이건 완전히 별개 문제에요. 그리고 거짓말 하면 안되는 거 알죠 아저씨? C가 발행해준 거 다 알아요. 아니 아빤 아무 것도 모르면서 자기는 여자들 마음을 잘 안다고 잘난 척하잖아요. 그러면서 보여주지 말라고 한 것까지 보여주고서 자랑하고 다닌다니 진짜 쪽팔린단 말이에요! 이건 엄마랑 C도 동감한다고 했어요. 씨.
- 사랑을 담아, E.K
Dear. 사랑스러운 M.
다른 가정의 개인사에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내가 변호할 말을 하기에는 자격이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내 얼굴을 봐서 용서해주면 안될까? 지금 완전히 의기소침해져서 말도 안하는구나.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
아저씨가 이번 주말에 아빠랑 나랑 같이 밥 먹어주면 생각해볼게요. 핫도그여도 괜찮고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사랑스러운 M.
대찬성이다만 핫도그보다는 같이 디너를 즐기는 건 어떠니? 내 아내도 같이. 스시만 아니라면 뭐든 괜찮단다.
- 너의 친애하는 J.S
Dear. J
운동화 신고 편하게, 야구모자랑 청바지차림으로도 갈 수 있는 곳으로요.
- 사랑을 담아, E.K
Dear. 사랑스러운 M.
찬성. 운동화는 꼭 신고가마.
- 너의 친애하는 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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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프라이버시는 지켜져야하는 법이지만 보안과 경호에 있어서는 반드시 지킬 수만은 없는 법이다. 따라서 유능한 보좌관 캐롤 피너티는 대통령이 주고받는 모든 텍스트의 사본 자료를 받아보고 있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거나 우려를 표시한 적도 없었다. 현재 대통령이 THE GIRL-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소녀와 주고받고 있는 문자는, 그래 심-하-게- 프라이빗한 내용이긴 하지만 그 내용을 보는 것도 그녀의 일이었다. 다만 그게 크게 보안상 위협이나 직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이상 캐롤은 그 내용에 있어서는 대다수 눈을 감아주는 편이었다. 어쨌든 캐롤에게 있어서도 에밀리는 친구의 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것과 별개로, 신 경호실장 및 새 특수 요원들로 구성된 전담 팀의 주간 미팅에 참여하는 동안 그녀는 평소보다 세 배 정도 밝게 미소 짓고 있었다. 다른 요원들은 유난히 캐롤이 기분이 좋은가보다 하는 얼굴이었지만 대학때부터 그녀와 친분을 쌓아왔던 THE MAN - 현 경호실장 존 케일은 남 몰래 식은땀을 흘렸다. 다른 사람이 50년 걸려서 올라올 위치를 단 한 달만에 올라온 존이었지만 그는 썩 어렵잖게 업무에 적응하고 있었다. 대통령과의 친분 덕분에 보안 체계를 구성할 때 큰 충돌이 적었던 것도 있지만 유능한 캐롤이 곁에서 이리저리 도와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섬세하게 일을 지도해주는 그녀는 늘 상냥했였지만- 대학시절 과제를 여섯번 연속으로 빼먹었을 때, 그녀는 저것과 똑같은 얼굴로 웃었더랬다.
"..그런 고로 이번 주말은 영부인과 대통령께서 나란히 외출하신다고 해요. 13:45부터 21:35분까지로 내정되어있습니다."
"근방의 보안 체계 점검과 전담 요원 편성이 필요하겠네."
"잘 알고 계시네요 존."
외출 일정 편성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가 눈치를 보면서도 존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물론 평소 24시간 일정을 분단위로 짜는 대통령 직무에서 매일같이 이어지는 보안 브리핑은 별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주말 대통령 업무는 사실상 오프였고-그나마 망중한이긴 했지만- 주말 대통령의 업무는 분단위로 편성되는 평소에 비하면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오늘 칭찬 아닌 칭찬으로 그를 북돋아준 캐롤은 여전히 꽃같은 얼굴로 웃으면서 스케줄표를 내밀었다.
"..그래서 주말 대통령 부처가 식사하는 장소와 목적지는 여기입니다."
스케줄표를 받아본 후 존은 잠시 침묵했다.
"...바비큐 체인 Rocklands?"
싸고 양많고 고기가 맛있어서 워싱턴 D.C 내에도 유명한 체인 레스토랑. 북적거리고 사람 많은 걸 빼면 편하게 먹기는 더할 나위 없어서 케일 일가도 자주 가는 곳이었다. ...하지만 거기를, 대통령이? 존이 삐질 땀을 흘리는 동안 활짝 웃은 캐롤이 덧붙였다.
"카운터 오더 시스템이라서 당연히 가게 전체를 점검해야하고, 식재도 외부에서 오니까 당연히 본사 반입 식재도 공장에서부터 검토해야하고, 당연히 번화가니까 요원 배치도도 다시 편성하고, 당연히 평소에 가는 곳도 아니니까 당연히 가는 루트 보안 점검도 해야하고, 편하게 가고 싶으시다니 당연히 동반 요원의 장비도 새로 점검해야되네요. 내일까지."
캐롤의 미소는 방금 전보다 두 배쯤 가혹해져있었다. 업무를 떠맡긴 것와 별개로 그녀는 한없이 친절한 (그리고 무서운 ) 목소리로 친구 딸의 전언을 전했다.
"그리고 에밀리가 주말에 외식해야하니까 빠지지 말라고 전해달라네요, 존."
"이거, 설마..."
주말에 외식하자며 방글방글 웃던 귀여운 딸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존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tv 화면 녹화해서 주변에 보여줬다고 삼일동안 삐져서 말도 안하던 애가 아빠하고 부르면서 외식하자길래 신나서 두 말 않고 승낙했던 것이 떠올랐다. 3주간의 24시간 근무로 거의 한계에 도달해있는 존의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거의 집어 던지듯 편성표를 존의 품에 던진 캐롤은 우아한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오늘 밤새서라도 얌전히 일 다 끝내세요.그 날 대통령 경호실장 겸 에밀리 아빠로서 식사 동석하셔야하니까."
"...에밀리이..."
업무 늘리는 방법도 참 다양하기도 하지. 딸한테 실수하면 대통령이 일을 늘려주다니 참신하기도 하네요. 이게 다 인과응보라니까. 캐롤은 입 안에서 떠도는 수많은 핀잔들을 프로패셔널하게 집어삼켰다. 대신 머리를 짚으며 고개를 숙여버린 (바보) 아빠를 향해, 캐롤은 마음껏 성대하게 한심하다는 한숨을 쉬어주었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