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가 정말 인간이구나 싶었드랬죠.

제 덕질에는 성우팬으로서의 덕덕함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성우팬 속에는 카미야 히로시도 들어있습니다. 아시아 최고 인기성우로 대변되는 각종 사건들(..)부터 시작해서 미자폭풍까지 요란한 길을 거쳐온 분이지만 겉 외장 떼어놓고나면 중2소년을 가슴에 품은 아저씨 한 분이 성의를 다해 연기하고 있는 모습이 남아서 좋아했습니다. 프로의식부터 시작해서 좋아하면서도 한없이 멀게 느껴지는 꼬장한 단절감^^; 같은 게 너무 좋았어요. 막연히 목소리가 예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때에도 좋은 분이셨지만 이 분이 사고를 당했을 때의 말도 안되는 절망감과, 여기에는 쓰지 못할 개인적인 것들이 얽히며 점점 더 좋아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티에리아는 처음부터 좋아하는 캐릭터였습니다. ..라기보다는 더블오를 성우 때문에 보기 시작했네요. 아, 쓰면서 기억났다. 그랬습니다.

티에리아 비쥬얼은 진짜 말도 못하게 취향입니다. 안경속성이야 없다손쳐도 단정하고 여자처럼 보이는 얼굴, 아니 여성스럽다고하기보다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만큼의 외관에다가 단발(웃음) 미소년. 다만 그게 '건담'에 등장한다는 말에 100M 밖으로 도망쳤어요. 건담 신시리즈에 대해 말을 듣고 제 반응은 이랬습니다. "헐 건담인데 코가윤? 웃기지마! 모로사와로도 부족해?! 거기에 미즈시마?! 미쳤냐?!!!"

..전 하가렌의 원작팬이었고 앞뒤 개연성 자체로 잘라먹은 찌질한 애니렌의 엔딩을 엄청 싫어했었습니다. 자체로보면 완성도 있는 엔딩이라고 여겨지기도 하는 모양입니다만; 뒤로 갈수록 무거워지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같았던 스토리가 싫었어요. 로미누님의 낮은 톤이야 어쨌든 쿠기밍의 무리하게 낮추어내는 톤에 초반에 귀여웠던 알을 그리워하기도..하긴 했는데 이건 좀 딴 이야기고. 어쨌든 미즈시마 세이지씨는 좀 싫은 감독이었습니다. 십이국기랑 샤먼킹에서도 당한 전적이 있었거들랑요. 좋아하는 타니구치씨여도 건담은 좀~할판에 미즈시마씨. 거기에 작화는 누가봐도 노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코우가 윤. 러브리스도 좋아하고 이 분의 황홀하고 도착적이고 붕 뜬 분위기도 좋아하지만 건담의 동인지를 그릴 것같은 사람이 건담의 작화를 그린다니 너무하잖아! 하고 속공으로 튀었습니다. 무한의 리바이어스와 스크라이드에서 정말 좋아했던 분이 각본가인 것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래서 1기 중반까지는 보지 않았었어요. 낚인 건 미키신과 카미야상때문에.

왜 애정도가 올라갔더라.. 하여간 좋아하는 성우분들의 목소리가 참을 수 없을만큼 듣고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하고 건담을 봤어요. 그리고 엄한 요시노 상에게 낚여서 알렐루야 사랑스러워어어어어어어어!!! 를 외치게 되었습니다. 세츠나는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처음부터 호감이었던 록온도 어느 정도는 좋아했었고, 티에리아도 좋았습니다. 그 결벽한 성격에 그 얼굴에 그 원리원칙주의. 꼰대에 깐깐한 성격. 으악 짜증나!;하고 외치게 될 것같은 타입. 남자라기보다는 사람. 인간이라기보다는 수행체. 인간과 티에리아의 경계가 10이면 티에리아와 베다의 경계는 0. 차이가 있다면 신체가 있느냐 없느냐정도. 우와 싫어라, 재수없어~ 귀여워~ 그리고 티에리아 홀릭이 시작되었습니다(...)

2기로 넘어간 직후의 티에리아는 귀여워 꺄아꺄아를 외칠 수가 없게 됐어요. 티에리아와 베다는 경계 이전에 얽히지도 않은 상태로 넘어갔고, 이 애는 인간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이나 생활능력^^;은 아직 떨어질지 몰라도 그는 톨레미의 가족이에요. 구성원이 아니라. 그렇게 변한 티에리아가 참을 수 없을만큼 사랑스럽습니다. 그 등에 업혀있는 그 사람의 그림자까지 포함해서. 이루어지지 않든 이루어지든 무턱대고 나아갈테죠, 티에리아. 그 결과가 어떤 것이 되어 돌아오더라도 그걸 받아들이는 것까지 다 포함해서. 8화의 저 장면을 보면서 진짜 등을 떠밀어주고 싶을만큼 예뻤습니다. 응, 좋아했어요. 지금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결말이 나든 저는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채로 있고 싶어요.


티에리아 예찬론(..)에서 살짝 엇나가지만 전 마이스터를 포함해서 더블오가 그려나가는 세계 속의 사람들이 전부 다 좋아요. 좋아하는 감정에 더해진 게 '귀엽다'냐'무섭다'냐'바보다☆'냐'사랑스럽다'냐'안쓰럽다'냐등등인지의 차이는 있지만. 좋아하기 이전에 너무 무서운 건 서셰스.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건 닐 디란디. 거센 바람이 불면 무너질 것같아서 안쓰러운 건 소마 양. 뿌리가 있기는 한가 걱정되는 건 라일 디란디(좋아진 건 2기 20화 이후니까 정말 최근!). 이 애가 나아갈 길을 계속 지켜보고 싶은 세츠나. 한떨기 꽃같이 부드럽고 연약하고 다정하고 꿋꿋한 알렐루야. 정말 보고 있는 게 즐겁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좋고, 더블오가 좋습니다. 계속 좋아하는 작품으로 있었으면 좋겠어요.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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