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 단어가 JLPT 1급이었나 2급이었나 3급이었나. 하여간 오지게 안좋아했던 단어입니다. ..아니 무지 뫃아한다고 해야할지, 뜻도 '되돌아보다'이고 かえりみる라고 쓰는데 왜 帰り観る가 아니라 省みる인거야? 하고. 그런 것에서부터 일본어에 흥미..를 가진 거면 참 학구적이고 오타쿠스러울 텐데 그건 아니네요. 그냥 만화보고 드라마보다가 좋아서 시작했던 거였지.. 그래도 지금도 아리까리한 단어입니다.
2. 머리색깔을 되돌렸습니다. 일본와서 통산 네번째 염색입니다. 처음은 갈색, 두번째도 갈색, 세번째는 뙇!! 하고 금발, 네번째는 묘한 브라운. 되돌린 건 아니고 어두운 색으로 염색하긴 했는데 여전히 살짝 밝은 느낌이 들어요. 도대체 금발머리는 얼마나 밝았던 거냐.. 햇빛 아래서보면 불타는 오렌지 색이었죠, 넵. 여튼 새로 염색한 건 거품염색약 시리즈중에 시나몬츄러스인지 쵸릿스인지 애매모호한 색깔이었습니다. 여튼 스키약국 맞은 편 드럭스토어에서 530엔. 8천원에 머리 염색 쉽게 하는구나싶어요. 나름 어두운 걸로 골라온 건데 예전머리가 너무 밝았는지 이 색깔이 보기보다 밝았는지 갈색이긴 합니다. 그냥 확 까만 걸로 할 걸 그랬나. 앞으로 제 머리의 안녕을 위해서 두 세달은 하지 않을테니 혹시 한다면 한국가기 전에 하게 되겠네용.
3. 오늘은 아침도 점심도 꼬박꼬박 잘 챙겨먹었습니다. 메뉴는 닭가슴살로 시작해서 닭가슴살로 끗. 100g 39엔이라는 현란한 가격에 눈이 돌아가서 1.5kg나 사버렸거든요..orz 그게 그렇게 질러도 5,600엔밖에 안하다보니.. 게다가 단백질이라잖아요? 살도 (덜) 찐다잖아요?ㅠㅠ
다행히 좋아해서 맛있게 먹고 있어요. 리빙포인트 : 닭가슴살은 스테이크 굽듯이 센불에 화다닥 구워먹으면 맛있다. 바싹 구운건 퍼석퍼석해서 싫어하는데 저렇게 먹는 건 좋아해요. 어제는 닭가슴살에 맛술이랑 간장으로 간해서 꼬치구이 굽듯이 표면은 바싹 익히고 속은 촉촉하게 해서 먹었고, 그 전에는 김치랑 양파랑 같이 볶아서 식당에서 주구장창 사먹는 닭다리튀김 김치볶음-이라지만 양파가 더 많다-식으로 해먹었고, 오늘은 양파볶고 닭가슴살 구워서(양념은 간장/맛술) 밥 위에 올리고, 가쓰오부시 남은 걸로 국물내어 밥 위에 붓고 간장하고 후추 뿌려서 국물요리처럼 해먹었습니다. 카레야에서 먹었던 거 참고할 겸. 맛나더라구요. 가쓰오부시하고 혼다시 어여 사야할텐데.
4. 아침에는 밖에 나간다고 옷장을 뒤집어놨는데.. 이상해요 왜 옷은 많은데 입을 옷이 없는 걸까..orz 자켓들을 죄다 빨아버린 바람에 아무거나 주워입고 나갈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화장까지 하고 싱나게 나갔습니다. 자전거타고 나갔는데 비내림. ...orz 옷입고 화장하느라 한시간쯤 놀았던 것같은데 나간 건 30분만에 끝이라니...
5. 친구가 부탁한 교토 한정 스타벅스 텀블러를 사왔습니다. 금박도 자르르하고 무지 예뻐요. 저도 하나 살까 고민중인데 이번달은 돈도 없을 뿐더러, 뭣보다 제가 텀블러를 산다고해서 커피를 마시는 우아한 인간이 못되기 때문에 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아니 프라푸치노의 맛은 우주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열변을 토하면서 530엔짜리(...) 커피를 마시는 된장짓을 했었던 것도 같긴 하고 좋아했었던 것같기도 한데 같은 값이면 침대 드러누워서 뒹굴대며 마시는 맥심 모카골드가 편하겠구나 싶어서.. ... 음 맥심으로도 우주를 구할 수 잇을 것같기는 합니다. 그래도 예쁜 건 갖고 싶으니까 다음 달까지 고민좀 해볼래요. 환율느님 떨어져주세요. 확, 삼천궁녀 다이빙 하듯 떨어져주세요..orz 나 기숙사비 내고 시퍼요 화뉴님 납파요..ㅠㅠ
6. 어제 금요일이었던데다 프라이데이 나잇 즐길 생각으로 프레스코갔다가 츄하이 500ml가 138엔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팔리고 있어서 집어왔었어요. 그리고 싱나게 홀짝홀짝홀짝. 보통 츄하이는 알콜도수 3%라서 가볍고 가벼운데 얘는 6%라서 좀 알딸딸해지더라구요. 취기도네..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리니 침대 시트 갈고 있었습니다. 요, 배개, 이불 시트갈고, 여름내내 썼던 안는배개(얇은 이불이랑 전기요 말고 그걸 여분 시트로 감싸서 꿰맸었습니다)를 풀어내고... 새 안는배개를 꿰맸습니다. 꼼꼼하게. ..꼼꼼하게..orz 술기운이 좀 가시고나서 내 무의식은 대체 뭘 하고 싶었던건가 고민했습니다.
7. 고등학교 시절 가대 지원했던 건 봄인지 초여름인지 그랬습니다. 일문과로 썼구요. 입학사정관제 입시였는데 그 때는 JLPT 1급을 갖고 있었거든요. 보통 과에대해 고민을 한다는데, 사실 일문과로 가도 되나? 하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딱이 일어에 목숨 건것도 아니었고 취미로 익히던 거였던지라 전공이 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었거든요. 한 30분 고민하다가 무지무지 가볍게 결정한 것이, "겐지모노가타리 원서로 읽어보고 싶은데 고전 일본어같은 건 독학으로 못배우네.. 좋아 대학가서 배우자!"..였습니다.
물론 절대 깊이 고민하거나 나으 진로 나으 공부 이랬던 건 아니었어요. 그냥 뭐 대학가자! 이런 마인드. 얼마나 안이하고 단순하게 생각했는지, 정작 가대 커리큘럼에 고전일어가 없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근데 뭐 어디까지나 막연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네~ 정도의 마인드였던지라 고전일어가 없던 것도 딱히 아쉽진 않았고 뭐 그렇구낭...하고 넘어갔었는데 어쩌다보니 여기와서 문학쪽을 배우게 됐어요. 그리고 지금 제 심정으로 말할 것같으면, 과거로 돌아가면 너 헨타이가나가 뭔지는 아냐고 목잡고 짤짤짤 흔들어주고싶습니다. 현대어 번역한 거 읽으면 되잖아. 아니 일본어 말고 한국어 읽으면 되잖아 완역본이 줄줄히 나와있는데..orz
8. 그냥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배우는 것이 무시무시하게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와카 어려워요 와카..ㅠㅠ 각잡고 파려면 문법부터 다시 배워야할 것같은데 그런 의욕은.. 있는 것같기도 하고 없는 것같기도 하고. 당장 월요일에 테스트있는데도 탱자탱자 놀고 있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군용, 허허허.
9. 아 맞다, 우체국 알바 지원엽서도 썼었네요 어제. 음.. 굳이 기록할 이야기는 아닌가. 그래도 쓸래요. 어제 여분의 돈 저금하고, 부모님한테 보내는 엽서 부치고, 그 김에 연말 연하장 분류 아르바이트 지원 엽서를 받아서 쓰려고 했는데 프레스코 옆 우체국은 우편업무가 없어서 그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종종종 걸어가서 산조 점에서 작성하고 왔습니다. 비가 꽤 내려서 그냥 걸어갔는데 자전거를 타지 않은 채 우산을 쓰고 가는 것도 조금 즐거웠습니다. 빗방울이 흰 안개처럼 떨어져서 시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세상에는 소리가 가득 차고. 음악 흥얼거리면서 즐겁게 걸어갔습니다. sing in the rain 부르면서 뛰어다니던 사랑에 빠진 아저씨를 이해할 수 있을 것같았어요.친구들이 사주고간 연두색 우산이 참 예뻐서 그랬나.
10. 음 그리고.. 발매 10년된 게임을 다시 해봤습니다. 그리움이 추억처럼 뻐렁쳐서 즐거웠습니다. 전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나봐요. 허허허.
뭔가 무작정 길어지고 있는 일기네요. 에라이 여기서 끝입니다. 당분간 일기는 예전에 쓰던대로 옮기는 게 낫겠다 싶어져서요.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