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쪽이나 자세히 올라온 후기가 많아서 2회처럼 열과 성의를 다해(;) 적을 생각은 별로 안 드네요. 기억나는 건 스기가 완죤히 별세계(..)인류였다는 거랑 세키상은 그 스기가 좀더 일반인이 된 것같은 인상이었다는 것. 1부 2부 모두 갔는데 구성은 지난 2회와 비슷했고, 1부보다는 2부가 재미있었습니다. (캐릭터의 대사가 데이트 코너에서 등장하는 건 2부 한정이더라고요, 2회때도 그렇고) 기억나는대로 틈틈히.

1. 세키상이 1부 시작 전에 인사하러 나오셨을때 (그 사과하실 때입니다) 처음에 마이크가 잘 소리나지 않아 작게 들렸던 안녕하세요, 발음이 너무 한국인같아서 환호하던 객석이 어라, 세키상이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이다가 마이크가 들리고 나서 다시 이어진 목소리가 그 분이라는 걸 알고 순식간에 업!되었습니다. 

2. 사과문을 듣고 우셨다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울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좀 안쓰럽고, 해줄말이 없고 그랬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분에게 고의성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전 세키상 좋아하고, 이 분이 연기했던 작품을 좋아하고, 당시 일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애초에 사과받을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음, 바보짓했다고는 생각하고 상처받은 사람도 있겠구나 싶었지만 저는 상처받은 사람에는 들지조차 않으니; 제가 나서서 화낼 일도 아니었고, 시간이 지금 이제와서는 지금도 성실하게 사과하는 모습이 그냥 안쓰러웠습니다. 아직도 용서 못한다는 분이 있다면 그거야 그분의 자유입니다만 거기 동감해서 같이 화낼 생각은 없네요. 저한테 이 분은 예나 지금이나 재미있는 성우분이고 말 함부로 하는 것때문에 아저씨 자제여..!를 외치게 되는 분이라. 처음 들은 라디오 빅뱅에서 아오비 어쩌고하던 거 저 아직 안 잊었다구요 세키상..^_ㅠ

3. 이벤트 순서는 지난번과 비슷했습니다. 얼굴 찍은 사진이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찍은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게끔 바뀐 거랑 질문 코너가 들어간 게 조금더 추가된 정도? 1부에서 한국 여성은 결혼 상대로 어때요? 하는 질문은 좀 에러였어요. 세키상도 스기타상도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셨지만 외국 이벤트의 질문으로 넘기에는 너무 싸다 싶었거든요; 외국 이벤트의 특징이라면 데이트 이벤트의 선택지 개그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음- 이벤트 순서가 두분 오프닝 토크, 캐릭터 랭킹, 사진보며 이야기하기, 질문 코너, 그림그리기 대결, 낭독드라마였습니다.

4. 이벤트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막나가는 스기와 당황하면서도 같이 웃어주는 세키상. 모 처에서 비유했죠, 한 오타쿠 성우와 그 성우의 오타쿠 팬 성우의 대담이라고(..) 스기 오타쿠 오타쿠 했지만 정말 굉장했어요. 캐릭터 랭킹에서 세키상이 연기했던 모든 캐릭터의 인과관계와 명대사를 외우고 있고 리스트에 등장 안한 캐릭터까지 다 알고 있었어요. 덕분에 옛날 캐릭터들을 잘 기억 못하는(세키상 다워라) 세키상을 대신해 스기가 줄줄줄 대사를 이어나가다가 너무 막나간 자신을 깨닫고 죄송합니다꾸벅꾸벅하는 사태가 1부에서도 2부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캐릭터 랭킹은 대사 읊어주기 비중은 훨씬 줄어들었지만 세키상은 도몬 캇슈의 갓 핸드를 비롯해서 명대사를 스기를 향해(..) 읊어주시고 스기는 행복해서 죽을 지경. 세키상은 과거 작품 이야기하면서도 곧잘 '이 때 여러분 안 태어났죠?'같은 발언을 던지시곤 했어요. 그러고보니까 저도 현역으로 세키상 작품 본 건 채운국 이야기나 건담 시드정도였던 듯; 이 분 처음 뵌 작품이 뭐였더라..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건 아니메 점장인데 무한의 리바이어스의 이쿠미도 엄청 좋아했어요. 명연기라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싸우지마, 벗어나지마, 소동을 일으키지 마, 가만히 있어!! 나는 싸우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너희들이 그렇게 나오면..!!' 골때리던 드라마cd에서도 목성의 누나를 향해 꽃을 바치는 부분의 연기에서 숙연해졌었습니다. 뒷설정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친구덕에 뒷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더 그랬어요. 그러고보면 이쿠미는 리스트에 없었나?; 하기사 하도 연기하신 작품이 많으니..; 사가라 군은 상위권에 랭크되었었습니다. 캐릭터 랭킹에서 토크 하시면서 세키상은 또 바보스러운 에피소드를 끌고 나오셔서 사카모토 마아야씨를 지키려다가 공격해버린 이야기같은 걸 해맑게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아즈씨..orz 도라에몽의 스네오역을 무척 아끼시는지 리스트에 없는 걸 아쉬워하셨어요. 이야기가 연기해본 가장 나이어린 역으로 가서 스네오의 유아시절(..)을 연기한 적이 있다며 그 톤도 재연. 굉장했습니다. 내지르는 연기로 유명하신 건 알았지만 캐릭터 대사로 들어가면 순식간에 발성부터가 달라져요. 이밖에도 하루카가 나왔을 때는 4편에 걸친 캐릭터의 톤을 바꾸어가며 모두 한 대사 씩 읊어주셨습니다. 하루카4 이야기가 나오자 객석에서 '클리어시타!'하고 냉큼 대답하신 분도 계셨어요.

5. 스기군은 자기 이야기도 세키상 이야기도 완전히 들떠서 신나게 이야기했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 1위에 긴상이 나오자 좀 더 마이너한 캐릭터일줄 알았지 하고 딴소리. 마침 한국오기 전날(금요일?)이 은혼 레코딩날이라서 한국 다녀온다고 했더니 쿠기밍은 김을, 사카구치상은 고기를 부탁했다고. 긴상이랑 솔져 블루였나.. 은혼의 홍앵편과 테라에 녹음일정이 겹쳐서 낮에도 코야스상, 밤에도 코야스상과 싸우는 매일이 지속되었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리스트에 나와있지 않은 닮은 캐릭터를 묻자 잇큐상과 레온 미시마(...)이야기가 나왔어요. "레온은 그, 머리스타일만 빼면 멋진 사람이니까 좋아." 이외에도 스기의 네타는 사방팔방으로 튀어서 항례의 나카무라 이야기는 물론이고(1부 오프닝에서는 끌어안고 싶구나, 한국! 2부 오프닝에서는 나는 한국에 마음을 빼앗긴 남자다! ..반대던가?) 카미야상, 선생님(미도링)같은 여기 없는 동료 성우분들부터 시작해서 게임네타는 거의 폭주__-; 한국의 게임센터에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게임네타가 줄줄줄줄줄줄줄줄줄. 본인도 마니악한 네타임을 아는지 이따금 객석을 향해 '이 이야기 듣고 웃은 너, 나랑 친해질 수 있어(이마 와랏타 히토, 오레토 토모다치니 나레루요)' 연발. 슈퍼로봇대전에 이르러서는 여기도 세키상 저기도 세키상이라고 완전 하이텐션. 모오 야메테!!! 한국의 게임하는 사람들은 강해서 대전해보고 싶다고 반짝반짝. 돌아갈 때까지 한국 다시 와서 평범하게 게임하고 있으면 난입해줘 발언. 뭣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아 맞다, 뉴스 코너에서 마크로스 프론티어상에게 사과해라고 말하는 폼에서 아 이 사람 니코니코도 하고 있구나 싶은 부분이 있었어요. 

6. 사진은 세키상의 덕끼(..)가 가득 보였습니다. 본 가의 피규어들부터 시작해서 특촬물의 퍼레이드. 그나마 게임덕인 스기였기에 망정이지 (별로 망정도 아니었지만) 스즈켄이랑 왔으면 여성팬 대상이 아니라 남성팬 대상의 이벤트가 되었음이 분명합니다. 소유 DVD수만 약 1만매(!) 나왔던 건 아니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특촬 관련은 다 모으셨습니다. 스기타상은 동료들의 손 사진. 카미야상과 미도링, 나카무라 사진도 찍으려고 했지만 노느라 즐거워서 까먹었다고. 나카무라 네타는 장난이 아니어서 뉴스에서 '드디어 나카무라에게 칭찬받다!'라는 네타가 등장하자 꼭 그렇게 혼나는 것만은 아니야!라고 변명. 하지만 마지막에는 한국 와서 이렇게 나카무라나카무라 해댄거 나카무라가 들으면 화내니까 비밀로 해줘 발언. ..이카겐이라는 말 한자로 쓰실 수 있죠? 스기타상..

7. 드라마는.. 음, 지난번이랑 이미지가 많이 달랐어요. 대본은 전반적으로 더 좋아졌고 끝도 확실하게 매듭지어지는 느끼이었는데 스기타가 하도 애드립을 많이 넣는 바람에 진지한 부분에서 웃음이 나오고 그랬습니다. 1부와 2부 모두 마찬가지. 세키상의 형님 캐릭터는 씩씩하고 히어로같은 느낌, 물에 빠진 남자를 구출하는 장면은 그야말로 히어로같은 하아아아아앗!! 이었습니다. 스기타군, 동생역에서도 형 역에서도 G건담 네타는 좀 접어넣어둡시다..orz 그리 좋냐 이 인간아..

8. 회장이 넓었던 탓도 있어서 객석은 좀 조용한 느낌이었습니다. 2회 때의 과열된 열기에 비하면 이 때가 더 좋긴 한데 회장이 크다보니까 목소리가 좀 울리긴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더 작은 쪽이 좋았던 것같아요. 1부 때는 9번째 줄, 2부때는 2번째 줄이었습니다. 1부 끝에서 스기타상이 제 자리 근처에 와락 뿌려주시는 바람에 마시멜로 4개 겟. 세키상이 오셨을 때 가장자리 여성분은 손 쑥 내밀었다가 손에 직접 쥐어주면서 나눠먹어, 나눠먹어라는 소리를 듣는 행운을 겪으셨습니다. 부러워라..! 저한테도 그 운이 옮았는지 2부때 세키상에게 두 손을 내밀자 눈 마주치고 던져주셨어요. 공중에서 훌륭하게 잡았습니다. 1부가 끝나고 그림 이벤트 때 두분이 그린 판자를 찍으러 나갔다가 사인받으신 여성분과 마주쳐 감사하게도 사인지도 찍을 수 있었어요. 그 분 지인께 받았던 마시멜로를 나눠드렸습니다. 두 개는 다른 분 드리고 두개는 남겨놓고 하나는 먹었습니다. 마시멜로 맛이었어요.(당연하지만;)

9. 이벤트 장소가 광운대라 저희집에서는 2시간정도 떨어진 먼 곳이었는데 무척 즐거웠습니다. 1부에 뒷자리에 앉으신 캇페상 이치방인 분과 이것저것 수다를 떨다가 2부 끝나고 함께 저녁을 먹고 왔어요. 모처럼의 성우네타로 불타는 시간이 엄청 즐거웠습니다.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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