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타지에 나와서 (고작) 4일째입니다. 할 게 많고 바쁘고 했으니 그럭저럭 잘 지냈는데 적응되서 그 날까지 찾아온 후에 눈물샘이 펑. 개인적인 이야기이니 미니홈피에 적을까 하다가 최근 거기를 부모님과의 대화창으로 쓰고 있는지라 안되겠다 싶어 블로그에 씁니다.

2. 가끔이긴 하지만 자기 자신이 싫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거나 소심해지는 자신이 싫어요. 또 금방 나를 좋아할 수 있는 건데 나는 왜 이렇게 얽매이는 게 많고, 눈을 돌리는 것도 못하고, 그렇게 계속 혼자서 땅을 파고 있는 건지. 좋은 말을 듣고 싶다고 생각해서, 항상 받고 싶은 만큼 남한테 주려고 애쓰면서도 정작 남이 준 것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우울해질 때는 한도끝도 없이 우울해지는데 집밖에 나와있으니 향수병까지 더해진 건지.

3. 제 가장 싫어하는 이런 성격이 일본과 닮아있어요. 남을 배려하되 건드리지 않으려 애쓰는 그 특유의 문화와. 남의 말에 견딜 수 없이 신경쓴 나머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되버리는 그런게. 싫고, 정말 싫습니다. 하지만 가장 싫은 건 남의 말에 얽매이는 것 자체보다, 그게 좋지 않다는 걸 알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얽매인다는 것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괴로워하고 있는 거에요. 남들에게는 가벼운 일인데, 왜 제게는 그게 되지 않는 걸까요. 세상이 쓰라린 게 아니에요. 제가 약한 거에요. 그런 약한 자신이 싫습니다. 턱없이 높은 이상도, 그 이상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도, 그 이상적이지 못한 자신을 괴로워하고 있는 것도, 전부 다. 그런게 계속 뱅글뱅글, 혼자 있을 때만 떠올라 흘러다녀서 또 울게 돼요. 하느님, 하느님. 

4. 누군가를 끌어안고 싶어져요. 기대고 싶은 것도 같고 좀 더 다른 것인 듯한 기분도 듭니다. 감정이 예민하고 예민해져서 손쓸 수도 없게 되는 그런 어느 날중 하나에 죽고싶다고 생각하며 잠드는 것과도 비슷한 걸거에요.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닌게 되는 그런 것들. 어느 날인가는 또 세상이 아름답다고, 행복하다고 말할 텐데, 왜 우울함은 걷잡을 수 없는 순간에 찾아올까요. 손을 빠져나간 수많은 것들이 그립고 외롭게 빙글빙글 돌아, 숨도 쉴 수 없어 목메여 웁니다. 내일도 매일도 녹듯이 사라져서 안전한 장소로 도망쳐 숨을 수 있다면 참 좋을텐데. 정말 그럴텐데.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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