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가정교사 밑에서 자라 최우수로 졸업하고 온갖 기술을 다 익히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티에리아 아데는 회사 CB에 입사할 때까지만해도 고민이라는 걸 몰랐다. 비슷하게 능력은 좋으면서도 허구헌날 집에 늘어져 잠만 자는 니트 쌍둥이 때문에 머리는 좀 아프긴 했어도 그 것도 제 놈 인생이니까 하고 존중해줄 수 있었고, 그 외에 대인관계나 직업으로 괴로워본 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회사일을 시작한 다음이었다. 사실 그 놈의 직업의식에 혹해 들어오긴 했어도 CB는 썩 좋은 회사는 아니었다. 입사 직후에 최정예요원만 뽑아 모은 중추 프로젝트 팀 프톨레마이오스에서 일하게 된 거야 좋았지만 거창한 이름과 달리 프톨레마이오스- 톨레미의 문제점은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자본이야 빵빵한지는 몰라도 상하관계 정리는 개판이고, 상사란 놈은 2백년째 잠수타고 있지 않나 아직 깃털도 안 난 것같은 새까만 병아리가 동급이라고 비비고 들어오질 않나 쫄티패션을 자랑하는 동료는 소심한가 했더니 지휘 팀의 팀장과 틈만나면 술병들고 잠수타질 않나, 이상만 한없이 높았던 세상물정 모르는 엘리트가 박살나기에는 충분한 근무환경이었다.최첨단 기재와 우수한 사원 보유로 유명한 솔레스탈 비잉이 이 것밖에 안되는 회사였나 싶어 하지도 못했던 술을 배울까 진심으로 고민하면서도 티에리아 아데는 그나마 자기일에는 칼같이 해왔다.  눈곱도 안 떨어진 막내를 뒤에서 쏘니뭐니 하면서 윽박지른다고 욕도 먹었다만 애초에 편판따위 엿바꿔먹었던 티에리아 아데로서는 그 것도 알바 아니었다. 어떻게 스케줄대로 진행되는 일을 보는 게 그나마 팍팍한 회사생활의 낙이었던 것이다. 수행 팀의 리더였던 록온 스트라토스는 그런 티에리아가 안쓰러웠는지 이것저것 신경써주고는 했다. 처음에는 제 일이나 잘하라고 고깝게 보던 티에리아였지만 자기 일을 맡겨놓으면 척척 잘 해치우는 모양새하며 일 못한다고 도리질 치는 알렐루얀지 할렐루야인지를 달래서 끌어내는 솜씨하며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런 록온조차도 사표를 던지고 나가버린 프레젠테이션 때는 열받아서 팀 막내였던 세츠나에게 이성을 잃고 달려들었다. 세츠나가 연차만 안냈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을. 결막염이 생긴 몸으로 3일 밤낮을 새가며 일하던 팀장이 관리 컴퓨터의 관리소홀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을 때 티에리아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처음으로 후회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제 2프로젝트 안으로 짜놓았다던 백업 팀이 자료를 들고 날아버린 탓에 회사의 주력 모델이던 태양로의 오리지널 기술을 카피한 유사 기술이 시중에 등장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능력으로 치면 오리지널과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대량생산과 저가모델을 앞세워 유니온-인혁련-AEU 3사가 연합해 물량공세에 나섰을 때는 천하의 톨레미도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랑그랑쥬 3 지역에 위치한 CB의 자회사를 포함해서 프톨레마이오스까지 한꺼번에 날아갔을 때 티에리아는 진심으로 록온을 따라 책임을 등에 지고 사표를 낼까 생각했다. 하지만 팀 막내였던 세츠나가 사표도 안 냈으면서 잠수타버린 마당에 자기까지 회사를 등질 수도 없어서, 티에리아는 울며 겨자먹기로 새로 발족하는 톨레미 2의 임시 팀장을 맡았다. 


2부에서는 모처럼 취직한 쌍둥이 리제네가 회사 버리고 우리쪽으로 오라며 거액의 연봉을 제시합니다. "일루와, 넌 원래 여기 왔어야됐잖아. 억대 연봉에 소파에서 자는 게 일이야!" 흔들리던 티에리아는 사표던지고 나간 선배가 매점에서 사줬던 캔커피를 떠올리며 나는 그의 뒤를 따르겠다고 마음먹고 스카웃을 거절합니다. 한편 술만 먹었다하면 옛 여자 이름을 부르던 알렐루야는 라이벌 회사인 어로우즈에 그녀가 취직해있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워하고.. 또한 4년간 잠수탔음에도 이 프로젝트 통째로 인수인계해 엿먹이겠다는 티에리아의 꿍꿍이 때문에 해고당하지 않았던 세츠나는 자신이 회사에서 할 일에 대해 고민하는데(...)

아 감자농사지으러 내려간 형 대신 스카웃된 라일 디란디는 못난 거 하나 없으면서도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형의 그림자에 은근히 고뇌하다가 사내 여직원 아뉴와 사랑에 빠집니다. 기대하세요!


........일리가 있나.

근데 이거 은근 재밌겠네요.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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