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리스펙트하거든요 존나 악몽이었다고ㅠㅠㅠ 소년이 있었는데 마을 축제에서 풍선을 나눠주는 피에로가 있어. 피에로는 웃으면서 이 풍선을 여러개 들면 하늘로 날아갈 수도 있다고 익살을 부림. 소년이 신기해하니까 더 많은 풍선을 주겠다고 해. 소년은 따라갔는데, 거기서 당하고 납치당합니다...
함께 다니게 되는데 주로 어두운 골목길, 이런데서 피에로 분장을 하고 산길 걷고 그렇거든. 납치한 남자는 이상성욕자였고 무서워서 도망도 못치고 그냥 어두운 길을 어른의 옷자락에 매달려서 걸어가는데, 그 어른이 피에로인거야..
그런데 다니는 사이에 점점 동반자, 혹은 아버지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돼. 저항도 안하고 가족들은 잊어버리고 그렇지만 이 사람이 좋은 건 아니고, 그래도 곁에 있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뭐 이런 느낌으로 함께 지내는데 몇 년쯤 후에 남자가 죽어. 남자는 알콜중독으로 죽었나 소년이 죽였나 그랬던 것같은데 여튼 침대 위에 죽어있는 남자를 버리고 도망치려다가 그 사람 옆에 있는 가방들을 움켜쥐고 뛰어가.
그리고 또 엄청 헤매고 그러는데.. 돌아갈 곳이 없는 거야. 곁에 있어줄 사람도 없고. 남자가 있던 여관으로 다시 가려고 하는데 이미 길을 몰라. 신문? 뉴스?에서는 남자의 죽음이 나오는데 함께 있던 동행 소년을 찾는다고 나왔어. 소년은 남자의 가르침으로 경찰=나쁜 놈 이런 거라서 겁먹고 피에로 분장을 해. 거울을 보면서 화장품을 찍어 눈 아래에 바르는.. 이런 장면이 생생했어
정신을 차리니 십여년이 지났고 소년은 청년이 되어있어. 그 피에로 복장을 하고 아이들한테 풍선을 나눠주러 다니고 있음. 납치는 하지 않는데 그럴 때마다 자기가 그 남자가 되었다는 착각에 빠져. 그 시절이 좋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외롭고 혼자이고 옆에 있어주는 사람도 없어. 수 많은 남자랑 잤지만 기본적으로 소심하고 말이 없는 소년이라 오래 있지 못하고, 소년 자신도 마음의 벽이 높아서 주변과 친해지지 못하고 떠돌아다님.
그리고 어느 날 밤길을 걷다가 문득 그 남자와 걸었던 길과 같은 풍경인 걸 깨달아. 이제 옷자락을 잡게 해줄 어른은 없음. 그 상태로 서서 목놓아 울고, 갖고 있던 가방에서 풍선 바람부는 기계를 전부 꺼내서 풍선에 전부 바람을 넣어. 수백 수천개의 색색깔의 풍선이야. 그걸 다 들고 있으니 이제 발만 구르면 하늘로 날아갈 수 있을 것같아.
그 상태로 걷다가 청년은 산길에서 열리는 축제와 만나게 돼. 밤 야시장같은 거라 불빛도 적고 사람도 적은 그런 곳이야. 저쪽에서 풍선을 나눠주는 검은 머리의 피에로가 있어. 그 날의 그를 보는 것같아서 얼른 돌아서는데, 등 뒤에 풍선을 못 받고 울고 있는 애가 있었음. 피에로 복장의 청년은 풍선을 갖고 싶냐고 말을 걸어. 아이가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여. 피에로는 자기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말로 그 애를 달래줌.
"이 풍선을 많이 받으면 하늘로 날아갈 수 있단다, 애야. 울지마."
그러면서 풍선을 나눠줘. 한 개, 두 개, 세 개.. 너무 많이 줘버리면 자기가 날아갈 수 없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풍선을 잔뜩 받은 아이는 활짝 웃어. 검은 머리 피에로가 가까이 오려고 해서 청년은 얼른 그자리를 떠나서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발을 굴러보지만 풍선 갯수가 줄어있어서 좀처럼 날지 못해. 날아야 돼는데, 붙잡을 옷자락도 없으니까 날아야되는데. 그러나가 산끝, 어둑어둑한 낭떠러지 끝에서 청년은 발을 구르고 뛰어올라. 둥실, 풍선이 날았어. 발 밑에 땅이 없어졌고. 청년은 환호성을 내질러.
그리고 화면이 페이드 아웃. 다시 화면이 야시장으로 돌아가는데, 거기서 풍선을 받았던 소년이 좋아하다가 실수로 풍선 하나를 밤하늘로 날려보내. 어, 하면서 하늘을 쳐다보는데-느린 슬로우 모션으로- 풍선이 날아오르는데, 멀리서 색색깔의 풍선이 날아오르는 게 보여. 하나, 둘, 셋... 밤하늘에 색색깔의 풍선이 군데군데 날아올라가는 게 보임. 아이가 좋아서 활짝 웃으면서 박수를 짝짝짝 쳐.
화면이 다시 검게 변하고, 산 속, 낭떠러지,뭔가 추락하는 소리가 나. 털썩, 쾅. 거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