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 얼마나 되었다고 블로그 걸어잠그고 수면 밑 생활로 돌아갈까 진지하게 고민중입니다.
처음부터 무리한 시도였었나 싶어서..
두시간-아니지 정확히 두시간 반후에 변수가 남아있긴 합니다만..
난데없이 엑스맨에 재버닝. 친구와 함께 마르고 닳도록 시청했었는데도 다시보니 재밌습니다. 메이드 인 마블코믹스판의 그렇고 그런 헐리웃 영화다운 깽판질과 깽판질. 매그니토는 저 시대의 일반인들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고 있어요, 안경 하나 떨어트렸다고 기차역을 박살내는 훤칠한 청년(실은 찌질이)에 벽 타고 기어오르는 초록 얼굴에 눈깔 두번만 뒤집으면 사라도 저리가라 싶을 천재지변을 일으킬 것같은 언니에 어디서 레고하나 벗겨와서 쓴 것같은 어벙헬멧 할아버지(등장과 동시에 엄한 기차가 박살). 이해할 수 있겠슈? 무리무리. 소심하고 평범한 민간인은 당연히 도망치고 싶어합니다. 공포심이나 두려움이 배제=배척으로 이어진다는 게 고대로부터의 문제점이긴 한데 다행히 헐리웃 영화라 별로 생각 안해도 돼요, 그냥 웃으면서 찌질한 오빠를 새끈한 언니가 어르고 달래는 거랑 나이든 아저씨가 애틋하게 사랑스러운 소녀에게 아버지 감성으로 이것저것 해주는 장면을 즐기면 됩니다. 로건이 정신 잃은 로그의 뺨을 쓰다듬다가 조심스럽게 보듬어안는 장면이 좋아요. 이마에 입술 대고 있다니까요. 헐리웃 영화에서 연인의 키스신 대신 아빠의 부성애로 클라이맥스라니, 우헹 하름답다.. ..일단 그 아름다운 장면 직전에 부성애 넘치는
은근히 알려지지 않은 데 여기저기 발을 걸쳤는데 엑스맨 2부터 판 건 존(파이로) 총수. 바비가 잘자란 꼬맹이면 얜 진짜 조숙하고 싸가지 없고 사고치고도 사과안하고 흥흥 대다가 뚜드려맞으면 억울한 눈으로 올려다보면서 세상이 삐뚤어졌다고 외칠 것같은 초딩이라서 너무 좋아요. 괜히 얼음장미랑 얼어버린 불에 바비한테 억하심정 갖고 있어서 차마 바비한테는 뭐라 못하고 로그한테 기어올라보다가 이미 1편에서 포스를 쌓은 언니가 장갑 벗고 악수하면 인생 쫑나는(...) 그러고보면 2편에서도 열받은 로그가 장갑 벗어제끼려는 장면이 있었죠. 1편에서는 사람 닿는 것도 두려워하더니 과연 로건의 (양)딸. 왠 짐승놈이 자기 바이크 들고 튀어도 재대로 항의도 못하고 엄한 칼날에 빠큐질 당해서 베실 웃어버리는 쪼잔하고 소심하고 귀여운 찌질한 청년 못지 않게 좋습니다.
저 스캇도 지이이이인짜 좋아요. 부부싸움하면 울면서 사과하느라 진의 뒤를 쫓아갈 것같은 느낌, 진이랑 울버린 키스신 목격하면 아무 소리 안하고 혼자 마르고 닳도록 끙끙 앓은 끝에 지혜열로 앓아누워 열에 들뜬 상태에서 진한테 나 버리지 말라고 흐느끼며 말해서 기가막히고 어이가 없는 진은 잘 토닥토닥 달래주고 이마에 쪽해주고 그러면 다음 날 다시 팔팔해지고. 그리고 진은 스톰과 함께 저 성실한 남친 만나기 이전 화려한 싱글을 추억하며 육아기분 반 연애 기분 반으로 스트레이트 더블을 원샷하는 거죠. 아 진짜 좋다.. 스톰은 학교의 아버지, 휠체어에 앉아 세레브로에서 바깥기분 내고 있는 아버지를 보고 끓는 속을 삭히며 중간관리직일을 성실하게 하고 있는 커리어우먼. 독신. 새삼 그립네요. 오늘 저녁에는 기분전환 삼아 2편이나 볼까 합니다. 3편은 브라이언 싱어가 무덤에서 튀어나와서 도게좌하고 새로만든 거 아니면 안 볼 거에요.(*싱어 아직 안 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