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질은 뻔질나게 하면서도 고메판은 들락거리지 않는 실명이었습니다만 윤이 한정판을 선물했습니다. 보고 죽으라는 친절한 베프의 마음에 감읍하여 도착하자마자 봤습니다. 참고로 제 상태는
- 캐릭터 얼굴은 알고 있음
- 공개 pv는 1차만 본 상태
- 발매 이후 고메판 분들의 의견은 봤습니다.
- 친절하게 띠를 둘러주셔서 내용 네타는 안당했지만(당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는데 안본게 좋았던듯) 꼬강이 성향은 대충 파악.
이하 감상. 칭찬도 비판도 감상도 우르르 들어있을 예정입니다. 비난은 없습니다.
1. 점수를 매긴다면 85점정도. 수작! 일단 전체를 다 보고서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상글 쓸 생각하면서 분석하면서 보긴 했지만 클리셰 덩어리같은 사전전개였는데도 평범하게 재미있었어요. 가장 좋았던 건 꼬마 강림의 성격. 어린 나이에 조숙한 오리지널 능글 개초딩이라니!!! 모든 화려한 요소에도 불구하고 가장 한국적인 부분이라면 저는 단연코 죽어도 꼬마 강림이를 꼽했습니다. 그야말로 딱 '요즘 애'잖아요. 건방진 개초딩이라니 귀여워서 정말.
2. 캐릭터들이 정말 잘 완성되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리낭자는 무지무지 귀여웠고, 꼬마 강림이는 더할 나위없었고, 강림도령은 성격파악은 아직 애매모호하지만 (일단 열혈스럽다는 건 인정. 묘하게 군인아저씨가 생각나는 성격이었습니다.. 좀 허당이지만) 멋있었고, 사라는 한 컷으로 취향 돌파. 남자답게 잘 생겼대요. 아우 저런 얼굴에 게이스러운 복장이라니 취향이 아닐 줄 알았는데 취향이다?ㅠㅠㅠ
3. 주역 캐릭터 외에도 조연들이 깨알같이 귀여웠습니다. 꼬강이 반친구들 말고요. 갸들은 그냥 스탠다드한 디자인이구나 싶고 휙 넘어갔는데 령충들은 무척 귀여웠습니다. 특히 눈알충!!! 눈물이 고여서 글썽거리는데 어떻게 저걸 괴롭히냐 확 쥐어박아주랴!! 싶어지던 꼬강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대로 끌어안아 납치하고 싶을만큼 귀여우셨어요. 시선을 확 잡아끄는 디자인이었습니다.
4. 화면도 전체적으로 꽉 차 있고 아름다웠습니다. 작붕이 하나도 없는 점을 보며 감탄에 또 감탄. 극장판에서 여주인공들 얼굴을 죄 부서먹었던 어딘가의 사테라이트 감독님은 반성좀 하시죠. 거기에 공들인 전투신이나 CG 효과들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굉장했어요.
5. 작품의 전체적인 템포는 '다소 느림'에 맞춰져있습니다. 딸각거리지도 않고 팟팟 흐르지도 않고 타다닥타다닥 흘러가요.(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그렇습니다.) 어 그러니까, 웃는 게 씩, 이 아니라 씨-익 인 느낌입니다. 거기에 도중도중 슬로우 모션처럼 잡아주는 화려한 장면들이 있어서 진행은 조금 느린 흐름입니다. 낯설긴 하지만 그게 작품 분위기니까 나쁘진 않았어요.
6. 자 여기서부터는 아쉬웠던 점. 참고로 마음에 들었다는 전제를 깐 상태에서의 지적이지만 제 말투가 워낙 그런지라 인정사정없습니다. 적당히 필터링해서 들어주세요.
7. 타이밍이나 무게가 묘하게 아쉬웠던 부분들이 좀 있었어요. 꼬강이가 강림을 재봉인하는 신은 으아아!의 반응 전에 좀 더 시간이 있고, 이후의 진동도 너무 빠르게 나온 장면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개 유령에게 강림이 뒷치기 당하는(...) 신은 효과음이 좀더 콰앙---!!! 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뺨 때리는 장면에는 시간을 1초나 2초정도 할애하거나 연출을 더 극적으로 해서 매맞는 장면의 인상을 더 강하게했음 했고, 맞다, 마지막 강림이 꼬강이 보고 웃는 신도 헛, 하하하! 가 아니라 헛, ..아하하핫, 하하핫! 이었으면 했어요. 조금 빠른 느낌. 쪼잔하기로도 정말 우주 제일 급의 지적일 거야..orz 이해가 갈까 이거..
8. 성우분 연기량이 지나치게 적어!; 전투신등의 비중이 커서 그럴까요, 인물이 대화하는 장면이 드물다보니 대사가 적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체 캐스팅의 인상은 잘 어울렸고 무난히 좋은 연기였지만 역시 아쉬운 부분이 드문드문. 배틀 신에서는 좀 더 내질러줬으면 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가장 연기가 마음에 들었던 건 설렁설렁이 쩔어주는 개초딩 강림이의 느긋~한 톤. 반대로 아쉬웠던 건 강림도령의 연기. 전체적으로 성우분들의 연기가 무난하긴 한데 뛰어나다고 느끼지는 못했어요. 평소톤은 괜찮았는데 내지르는 신같은 데에서는 박력이 좀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외 꼬강이가 치한령에게 쫓길 때 장면은 어색하지는 않았는데 소리가 플러스가 되는 연기는 아니었던 것같아서 좀 더 오바해줬으면 하는 기분이었어요. 비중이 성우 연기<<<화면 연출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최소한 연기=화면이 동급이었으면 했습니다.
9. 대사는 마지막의 "제법인데, 인간치고는" "아저씨도요. 뭔지는 모르겠지만."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에 쏙드는 장면이었어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대사가 조금 더 친절했으면 했습니다ㅠ 바리낭자가 아마도 강림이네 사무실?로 추정되는 곳에 가서 검색하는 장면, 굉장히 정적이고 예뻤는데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 건지 한번에 이해하지 못했어요. 대사든 모션이든 좀더 친절했으면 좋았을텐데 그 장면에서 제 기억에 남아있는 건 고민하면서 손가락을 두드리던 바리낭자가 쩔어주게 예뻤다는 것뿐입니다. (..강림이 사무실 맞죠?; 아님 그 지역 사신 사무실이고 강림의 행방불명이 보고되어있었다던지?)
10. 9번이랑 연계되서 그러는데 캐릭터 반응이 좀 미약한 면도 있는 것같아요. 혹은 설명이 부족한 느낌. 강림이는 지기 싫어하는 애늙은이 초딩이라고 생각되고, 핵심적인 성격은 굉장히 잘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이야기상에서 움직일 때 감정이 두드러지는 장면이 약간 애매모호했던게, 그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플래시백되는 부분같은 경우 1. 어미개유령의 원념은 사람에게 해로운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억 속괴로운 기억이 떠오음 2. 원념을 접하고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악령이 있다는 것을 어머니 사건을 떠올리며 기억해냄 정도의 루트일 것같은데 (아마 2번?) 어머니를 악령에게 잃은 것에 대해 꼬강이는 감정적 반응을 일체 안 보이거든요. 할아버지를 걱정하긴 했지만 어머니가 죽은 것이 악령이라면 조금 더 그 사건에 대해서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드러내도 괜찮을 것같았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숨기고 죽는다는 상황은 파랜드 택티스의 카린을 비롯해 엄청 많이 접해본 클리셰같지만 그 부분은 패스..
11. 마지막으로 화면 말인데, 마크로스 극장판마냥 보는 사람의 노력을 요구할 수 있는 품질의 화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하지만 프론티어가 아니라 초대 마크로스입니다. 허공의 가희가 아니라 초시공요새입니다) 꽉 들어차있고 빈틈 없고 멋진 장면도 엄청 많고. 그런데 조금 숨을 돌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지나치게 꽉꽉 차 있는 화면이 많아서 감당할 정보량이 벅찹니다. 바리낭자의 연락신을 비롯해서 CG가 아름다운 화려한 장면들이 우르르르 쏟아져나오고 그 중에서도 강림의 결계 전투신은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꽉 찬 화면으로 두 시즌짜리 애니가 꽉 차버리면 분명 무겁고 답답한 느낌이 들거에요. 좀 더 소소하고 편한 화면이어도, 이 화면의 절반정도로 가벼워져도 좋을텐데요. 지겹도록 작붕이 나도 화면이 수수해도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은 계속 재밌거든요. 화면이 화려해지면서 스토리 집중이 어려워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을 숨기랴, 저는 원더풀 데이즈를 리얼타임으로 극장에서 봤었습니다(...) 화려한 영상에 홀려 즐겁게 봤는데도 끝나고나서 스토리가 기억나지 않았던 기억이..) 이 퀄릿으로 1년에 한번씩 작품이 발매되느니 절반에 절반정도이되 핵심 장면은 잘 유지하는 DVD로 좀 더 빨리 나오는 편이 더 기쁠 것같습니다. 저는 애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거지 화려한 화면이 보고 싶은 건 아니에요.. 화려한 화면도 좋지만서도.
12. 뭔가 더 쓰고 싶은데 졸려서 잘 떠오르지 않네요. 아무튼 기분좋게 감상했습니다. 계속해서 구매할지 말지는 2편까지 보고 결정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