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 해야할 일이 하나, 혹은 두 개 정도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지쳐버린 것같은 그런 기분이에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쉬고 싶은 기분. 지난 여름부터 계속 쉬는 일 없이 달려온 것같습니다. 사실은 그렇지도 않은데, 해야할 일이 주렁주렁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건 지치는 일인가봐요. 자꾸 안 좋은 쪽으로 달려나갈 것같아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저녁입니다.
2. 머리가 좀 아픈 게 감기 기운이 있어서 이렇게 가라앉는 걸까요. 머리 속에서 정말 싫어하던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반면교사라고 해도 좋을만큼 싫은 사람이라 그 분을 보면서 징징대는 건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깨달았어요. 그래서 되도록 우울한 소리는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요새는 그걸 잘 못하는 것같아서 반성중입니다.
3. 방이 순식간에 초토화. 구석에 쌓았던 옷덩어리를 뒤집어 엎었더니 무슨 거대한 개미집 군집같은게 방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그런 상태가 되었습니다. ..옷장 들여놓은 게 분명 몇일이었더라, 두 달은 지난 것같은데..?
4. 더 늦기 전에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 손난로 30개 들이 세트를 샀던 걸 보내줘야할텐데, 11월에 사놓고 벌써 12월도 다 지나가고 있습니다. 낫 레이니즘, 저스트 귀차니즘.
5. 오늘은 이제 좀 자고서, (우울함도 좀 털어버리고) 내일 학교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그리고 집에와서 정리하고, 언니한테 카드 보내고, 뭐 적당히 해야겠습니다. 영 우울하다 싶었는데 우울한 생각 하지 말아야지! 하니까 또 기운이 솟네요. 아우, 글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