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에 푸른 불꽃이 날뛰었다. 알렐루야는 아슬아슬하게 아리오스의 동체를 틀어 공격을 피했다. 섬광과 함께 시야를 직각으로 가로질러간 빔 공격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전신에 긴장이 감돌았다. 손에 아플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다. 통신회선이 연결된 것은 그 때였다.
[아직도 할 생각이야? 적당히 그만두라구.]
[..그만둘 수 없어요]
여유로운 목소리는 끔찍하리 만치 그 사람을 닮아있었다. 알렐루야는 괴로움에 이를 악물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멀리서 저격하던 상대의 기체가 시야에 잡혔다. 녹색을 두른 익숙한 MS가 화면 가득 확대되어 보였다. 귓가에 다시 한 번,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시한번 말한다. 돌아와. CB로부터의 전언이야.]
[..안됩니다!]
[알렐루야!]
[전 그녀를 혼자 둘 수 없어요!]
쉬어서 메아리치는 목소리는 자신의 것같지 않게 절박하게 들렸다. 정신이 어질하는 순간에 케루딤에서 날아온 저격이 아리오스 건담의 어깨를 스쳤다. 기체가 요동치는 충격에 알렐루야의 전신이 거칠게 흔들렸다. 무심코 조종간을 놔버릴 뻔했지만 그는 필사적으로 자신을 다잡았다.
[알렐루야. 아직도 포기 안한 거냐?]
화면에 떠오른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다소 엄한 듯한 그의 목소리는 예전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무심코 기대고 싶어지던 동경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문득 알렐루야는 울고 싶어졌다. 알고 있다. 자신이 지금 하려는 게 무슨 짓인지. 그리고 저 사람에게는 자신을 말릴 권리가 있었다. '록온'으로서. 그래도 자신은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럴 수 없어요, 록온.]
케루딤이 저격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잘 보였다. 도망쳐야해. 그렇지 않으면 난 또 마리를 지킬 수 없어. 그래도 공격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동료들이었다. 자신은 그들을 배신하려는 게 아니었다. 단지, 단지. ..그녀를 혼자 둘 수 없을 뿐이다. 알렐루야는 울 것같은 얼굴로 케루딤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배신하려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하지만. 마리. 입속으로 중얼거린 그녀의 이름이 아플만큼 시렸다.
[..아 진짜. 그런 얼굴 하고 있으면 공격도 못하겠잖아.]
[..록..온?]
야단맞은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수그린 알렐루야에게 들이대진 것은 건담의 공격이 아니었다. 회선 너머에서 들리는 난처한 목소리에 놀라 알렐루야는 퍼뜩 고개를 들었다. 화면에 비친 록온은 미간을 찌푸린 채 웃었다.
[냉큼 갔다와.]
[록온..!]
[나야 잘 모르지만 소중한 사람이 지키고 싶다 이거지?]
[하,하지만..]
[갔다가 다시 와. 어떻게든 되겠지 뭐.]
눈을 크게 뜨고 보고 있는 알렐루야가 묘하게 동생같은 느낌이 들어 라일은 웃었다. 어차피 아리오스 건담의 기동력은 CB 내에서도 발군이다. 저격률 78%의 케루딤이 못 쫓아갔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을테지. 한소리 듣고 끝내면 그만이다. 회선너머에서 조금 머뭇거린 듯한 알렐루야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고마워요, 록온.]
[뭘. 나도 남말할 처지는 못되거든.]
그렇게 말하며 라일은 손을 슬쩍 흔들어줬다. 화면 너머의 상대는 스물 네살의 커다란 남자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큼 해맑은 얼굴로 웃었다. 묘하게 기지에 있을 아뉴의 얼굴이 생각나 라일은 피식 웃었다. 아리오스 건담이 막 날아가려는 찰나, 케루딤과 아리오스 양쪽에 얼음만치 싸늘한 목소리가 무시무시한 성량으로 울려퍼진 건 바로 그 다음이었다.
[지금 둘 다 뭐하고 있는 거냐.]
[티,티에리아?!]
[....네놈들, 죽어 마땅하다!!!!]
...이런 꿈을 꿨습니다. 앞부분이 쓸데없이 진지했는데 뒤로 가니까 음.. 뭐지 이건.. 티에리아는 묘하게 1기 비쥬얼. 핑크 가디건 차림. 그런데 록온은 라일. 알렐루야도 2기 비쥬얼.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탑승 기체가 큐리오스였던 것같기도 하고..?;;; 처음에는 꽤 진지한 내용이었던 것같은데 뒤로 가니 피차 러브노선 달리는 놈팽이마이스터들이 서로 적당히 짝짝꿍하고 납득하는 와중에 솔로인 티에리아가 분노하는 꿈이었습니다.. 아니 근데 저도 꿈 속에서 저 대사 들으면서 뭐 임마들아 네놈들은 알이고 일이고 없다 이거지 이 마리마리마리덕후야!!! 이 록온 스루라토스 아뉴러버야!!!! 하고 있었기 때문에..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