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어트 싱크(아라로즈)의 목소리에 대한 개인적이고도 편파적인 불만이 가득합니다. 요주의.
1. 방학을 일과.. 일과.. 일로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일에 치여 죽을 일도 아닌데 게으름게으름열매를 먹었나 하도 딴짓을 많이해서. 그래도 이럭저럭 수요일날에는 전부 끝날 것같습니다. 그러고나면 놀 거에요. 윤이랑. 놀겁니다. 윤이랑. 중요하니 한번 더 말합니다. 윤이랑 놀거에요.
2. 아라비안즈 로스트는 그 와중 절찬 플레이했습니다. 라일 스루만에 더해서 스튜어트 싱크와 그 쌍이 되는 타이론 베일을 절찬 플레이. 성덕으로서 6년차인지 7년차인지를 찍은 이 몸, 감히 말하겠습니다. ..스와베상 여기서 연기 최악이었어요..뭐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입니다만.
3. 까놓고 말해서 스튜어트는 성격만보면(외형까지도) 완전히 제 취향에 스트레이트 플래쉬였습니다. 앞에 로얄이 붙어도 된다니까요. 커티스 나일이 150의 호감도에 성우 연기력 80이 들어가 230점짜리 캐릭터였다면 스튜어트는 그 스토리라인 만으로도 200점은 먹고 들어가는 애였어요. 인생이 불행했지만 동정받고 싶다고 생각하지도 않을테고, 사랑하는 여자를 아주 오래도록, 한결같이 사랑하지만 그런 자신에게서 아버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뒤로 물러나버리고. 비참했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손을 거둬버리는 그런 남자. 아니좋지한가요.
4. 거기에 원단 바보급으로 결혼하면 바람 피워도 돼, 따위로 말해댔던 주제에 공략하고 나면 그 때서야 스미는 독점욕에 어쩔줄 몰라하는 거에요. 아이린이 자기를 100% 사랑해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실제로 아이린은 그렇게 하고 있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변심하지는 않을까, 그처럼 불행한 삶이 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서 결국 아이린의 세계를 축소시킵니다. 마음같아서는 탑에 가두어 자기외에는 아무도 보지 못하게 하고싶다고 하면서도 그건 그녀를 상처입히는 일이 될까봐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도피엔딩에서 선택한 대안이라는 게 그거에요. 무기상인이 되어서, 적을 많이 만들어서 자기없이 그녀가 외출하기 어렵게 하는 것. 좋잖아요? 그렇잖아요? 이 바보, 좋잖아요!
5. 그리고 이렇게 좋아 날뛰는 저에게 짜게 식은 물을 팍팍 뿌려주신게 스와베상의 연기였습니다. 저는 스와베상의 목소리가 멋지다고는 생각하지만 ㅜ취향은 아니었어요. 아토베에는 딱 맞는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윤기넘친다고할지 느끼한 목소리는 취향이 아니었거든요.하지만 스튜어트의 오만함을 나타내기에는 좋은 목소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날 때부터의 오만함이라든가, 위에서는 자로서의 당연한 고고함이라든가. 근데 그게 다였어요.
6.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연기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목소리가 도무지 망가지질 않는 거에요. 감정 표현이 적었습니다. 게임이니만큼 스틸컷이랑 안맞는 경우는 왕왕 있지만 대사 뒤에 느낌표가 세개 붙어있는데 그러지마↗!가 아니라 그러지마.↘로 끝나는 식. 네, 모든 톤이 이렇다시피했습니다. 변화가 없는 건 아닌데, 그 변화폭이 너무 적은 거에요. 커티스의 대사에서 "그래서, 저에게 어떻게하라는 겁니까!!!"와 "프린세스, 어디 가실까요?(빙긋)"의 톤의 차이가 1000이라고 하면 스튜어트의 대사에서 "나는 어머니처럼 비참한 사랑은 하고 싶지 않아."와 "너는 여자가 조심성이 없어!" 이 건 100입니다. 그게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이었습니다. 여주인공에게 화낼때도, 소리지를때도, 사랑을 속삭일 때도 도무지 변하질 않는 거에요. 차분함이, 멋짐이, 도무지 변화가 없는 거에요. 멋있는 목소리면 다냐?! 싶어질 정도였어요.
7. 저는 대사를 보면 그걸 머리 속으로 플레이하는 타입입니다. 아포크리파를 할 때 모리모리의 격한 연기와 스틸컷의 제이드가 맞지 않아서 아아, 100프로 맞진 않구나~하고 생각했던 때가 있어요. 하지만 그 때는 웃으며 플레이했단 말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스튜어트는... 갭이 너무 컸어요.. 놓친 이벤트들때문에 2회차 플레이를 할 때는 중요한, 진심을 말하는 부분에서 목소리를 꺼놓고 플레이했습니다.
8. 타이론 베일. 아마 이 시리즈에서 미하엘 다음으로 제 취향과 가장 멀것같은 캐릭터지만, 이 쪽은 스튜어트 후의 반동인지 오히려 기분 좋게 플레이했습니다. ..위에 스와베상에 이어 저는 코니시상도 좀 아..; 하는 게 있었거든요. 옙, 그 BL 발언때문에요. 나중에 정황을 듣긴 했지만 프로로서 자기가 연기하는 분야에 대해 호오를 말해버렸다는 건 좀 책임감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때 바닥을 찍은 오노사카상에 대한 애정도는 여전히 좀 낮은 편입니다만.. 뭐 지금은 그냥 아아, 그 때 실수하셨구나~하고 생각하면서도 역시 움찔움찔하게 되는 게 있었거든요.
9. 하지만 타이론 베일의 연기에서는 낫씽! 시원하고도 달콤했습니다. 스튜어트와 완전히 대비되는 상황 답게 처음부터 호감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좀 둔하긴 하지만 당당하고, 길카타르의 남자다운 면도 있고. 뭐였더라.. 스튜어트의 에피소드와는 완전히 대비되는 내용이 하나 있어서 웃으며 즐겁게 플레이했어요. 아 맞다, 엔딩에서. 트루 엔딩에서 어설프게 사랑고백을 시도하다가 아르메다에게 발견되서 대폭소하는 신 있잖아요. 스튜어트는 같은 상황에서 주변인을 죄다 물리고 과감한 애정표현으로 나가는 것과는 정반대였어요. 그밖에 머리 쓰는 일은 전혀 못한다든가 하는 거.
10. 캐릭터의 지향성이 스튜어트와 대극인 만큼 도피 엔딩의 찜찜함도 반대입니다. 새퀴야, 좋아해! 좋아한다고!!! 작작 눈치좀 채란 말이지!!! ...싶어지는 기분이랄까. 저는 트루 엔딩의 바보처럼 행복하고 귀여운 두 사람 못지 않게 도피 엔딩의 절박하면서도 바보인 타이론이 좋았거든요. 아버지랑 연을 끊고 반역 죄인이 되어서까지 함께 도망치자고 하면서 "아가씨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보내줄게, 그 때까지만 아가씨랑 같이 있게해줘"... 야, 임마!! 너와 내가 함께 했던 지난 모든 이벤트를 뭘로 생각하는 거야!!! 이런 기분이었어요.
11. 타이론&스튜어트 스토리의 메인 스트림은 스튜어트를 향해있기 때문에 타이론 루트는 상당히 약합니다. 스튜어트가 시간이 지날 수록-_- 타이론을 배제하고 아이린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타이론의 이벤트는 대부분 스튜어트 이야기가 반드시 나와요. 아이린과 스튜어트의 관계를 알고 있었기에 더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요슈아 싱크에게 둘이서 나란히 널 끌어내리겠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 스튜어트가 타이론의 양자로 들어가 아이린의 아들이 되면 행복할 거야(..)같은 생각을 잠깐했다니까요.
12. 그만큼 루트 전반이 스튜어트 삐돌이쟁이 같으니 화해해줄 마음은 없지만 녀석이 손을 내민다면 기다려주겠어. 하지만 혼자 가도 뭐라하진 않을거야..같은 분위기로 흐르고 있으니 스튜어트 루트를 플레이하지 않은 사람은 타이론이 스튜어트 성애자인가 싶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스튜어트 루트를 하고 타이론 베일 루트를 하면 메인 스트림(요슈아와 부딪히는 것)이 같이 때문에 겹치는 느낌이 들어요. 으음, 역시 단독 루트로는 좀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던 걸지도요. 그만큼 타이론 베일이라는 애가 귀엽고 매력적이기는 했지만. 스튜어트 때와 달리 아 이남자랑 결혼하면 아이린은 행복하겠구나.. 했다니까요. 다만 궁중업무가 매우 걱정이지만. 주변 실력자에게 좀 맡기라는 말에 스튜어트를 떠올렸는데 둘 다 그의 이름을 꺼내지 않는 것을 보면, 역시 소원해진 채로 다가올 일은 없을 것같아 좀 아쉬웠어요.
13. 역시 마지막, 술집에서 타이론과 스튜어트가 조우하는 신은 아무리 생각해도 스튜어트 루트를 보고나서 봐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때 그는 두 사람에게 이별을 고하러 온 거에요. "초대장은 보내지마. 갈 생각없어"라던 그 대사. ...아 또다시 스와베상에 대해 이라이라가 스민다.. 스튜어트 루트에서 말했던 대로 '손에 넣을 수 없다면 원하지 않기를, 그리고 그녀를 유일하게 양보할 수 있는 남자에게 보내주도록'하는 것. 이 여주인공의 심정을 조금도 신경쓰지않는 무신경함도 참 재취향인데 말이죠..
14. 그리고 라일 스루만. 배드엔딩이 베드엔딩이 아니게 만드는 남자. "너, 실은 여섯명중 아무랑도 결혼 안해!" "으아앙, 몰라!! 누구든 상관없어!"에서 "6인 외"인 남자. 따라서 도피엔딩이 도피엔딩이 아니게 되다보니 트루 엔딩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부족합니다. 니아 차는 꽤 있고, 어려서부터 아이린과 함께 했고, 그리고 아마 현 시점에서 아이린이 좋아했었을 가정교사. ..이자 그늘에서 움직이는 국가의 대신이자 왕비의 친우의 아들.
15. 어른의 매력이 가득하다 싶어지는 멋진 루트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건.. 제게 오죠사마 모에 속성이 전혀 없더라고요orz 가정교사도 집사도 좋아하지 않으며 소년백작과 외알안경을 낀 집사가 있다면 소년백작쪽에 모에하는 터라(쇼타는 정중히 사양하기 때문에 이 경우 소년백작은 봇쨩이 아니라 카인 C. 하그리브스입니당) 엄청 매혹적이었을 대사와 시츄에이션에도 음..음..음..하고 넘어가버렸달까요. ..저는 오시오키 안 좋아한다고요!ㅠㅠ
16. 그 것과 별개로 아가씨를 소중히 여겨 쩔쩔매는 장면은 좋았습니다. 달콤새콤한 장면이었지요, 음음.
17. ...여기까지 쭉 써놓고 보니 너 일하고 있는게 맞냐고 묻고 싶어지는 일기 내용이네요. 어제도 밤새 일하고 교수님이 제발 쉬라며 일감을 뺏어가신 거니까 괜찮습니다ㅠㅠ 이제 서류 써야죠. 아아 일어 싫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