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강간당했다. 두 여인은 화를 냈다. 찾아가 한 남자를 죽였다. 갈기갈기. 남자의 가족은 여자들을 받아들였다. 일그러진 가정에 요괴가 찾아든다. 남자의 시체를 먹고 남자의 얼굴을 한 그는 가족 들에게 섞인다. 그는 어느 날 뒷산으로 향한다. 살인귀는 웃으며 따라오라 손짓한다. 여인중의 한명은 그를 쫓겠다며 나선다. 그마음에 들이찬 것은 공포와 두려움. 여자는 짐을 싸서 떠난다. 그녀의 뒤로 까만 악귀가 따라붙어있다. 집에 남은 여자는 옥상에 뛰어올라가 산으로 향하는 귀신을 본다. 그가 즐거운 듯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남자의 목을 휘두르며 걸어간다. 그는 나도 죽여햐아하는데. 여인은 그렇게 생각한다. 집안을 채우고 있는 것은 살의도 불투명한 잔혹함도 아니다. 그러나 그 것이 여자를 옭아매고 있다. 


세 여인이 있었다. 외모는 기억나지 않는다. 구분할 만큼 다른 외모도 아니었다. 인간의 여자가 꾸미기 시작하면 저마다 차이는 있을지언정 흐릿하게 무너져내려 섞이는 법이다.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들은 산 언저리에 위치한 마을로 피서를 갔다. 작고 소박한 마을, 마을 어귀에서 조금 떨어진 산자락에는 그 위에 쌓이듯이 해서 큰 저택이 하나 서 있다. 그 곳에서 나온 남자가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여인들에게 접근했다. 그들은 기쁘게 이 새로운 일행을 받아들였다. 남자들은 먹잇감을 찾고 있었고 한 여자는 희생양이 된다. 큰 저택의 욕실에 알몸의 시체가 내 걸린다. 피가 흥건하게 젖은 채 부릅뜬 눈. 그 여자는 친구의 죽음을 목격하고 비명지른다.

분노는 공포보다 강하다. 그들은 식칼을 들고 남자의 집을 다시 찾았다. 남자의 가족들은 그들을 발견하지만 그들은 이미 여자의 시체를 본 후였다. 가장 나이든 노인을 중심으로 그들은 여인들의 살의를 묵인한다. 혹은 용서한다. 여자들은 가족의 동의를 얻어 남자를 죽이러간다. 살의는 악마와 같다. 새까만 것에 뒤덮여 그들은 남자를 죽인다. 비명과 웃음이 터져올라 사라진다. 남자의 피도 밤하늘도 까맣다. 분노로 꽂은 첫번째 칼 이후의 작업은 오히려 힘들었다. 친구는 살해당했었다. 그 고통을 지켜보았다. 그 아픔을 담아 살의을 휘두른다. 살인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건 차라리 중노동에 가깝다. 손에 흔히 쥘 수 있는 식칼을 자유롭게 휘두르기에 여자들의 팔은 너무 약하다. 뼈에 걸리고 피부에서 미끄러져 칼은 좀처럼 깔끔하게 잘라내지 못한다. 피가 튀기고 모든 것은 엉망진창이 되었다.현실이 그렇다. 여기저기 난도질된 시체를 내려놓고 그녀들은 울음을 닦는다. 복수가 끝나도 돌아오는 것은 없으나, 그들은 자신의 분노를 쏟아낼 수 있었음을 안다.

남자의 시체를 밀어두고 가족들은 두 여인을 집안에 받아들인다. 순수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그들은 이루언이 된다. 모든 것이 무언가 뒤틀려있으나, 그 순간만큼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느껴진다. 깊은 밤, 저택의 구석에서는 까득까득,까득까득하는 소리가 울린다. 피냄새를 맡고 숨어든 살인귀가 죽은 시체를 먹는다. 굳은 피냄새 위로 비릿한 피냄새가 번진다. 밤중, 이상한 소리를 듣고 찾아온 여인은 그 모습을 목격한다. 시신의 목에 고개를 붇고 먹고 있던 살인귀가 뒤를 돌아본다. 피에 젖어 미소지은 얼굴은 죽은 남자와 똑같아. 빽빽하게 난 귀신의 이빨만 제외하면.

귀신은 남자의 얼굴을 하고 가족들 사이에 섞여든다. 그들은 다시 순수하고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이 비틀린 저택의 주민을 늘여놓는다. 여자는 망연하게 보고 있다. 살인귀는 온순한 가족의 일원이면서도 그의 본질을 잃지 않는다. 정원의 뒷 도랑에서 가족이었던 늙은 노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먹다남은 흔적이 있는 시신을 두고 살인귀는 고향인 산으로 돌아간다. 늙은 노파의 얼굴을 하고 여전히 피에 젖어있는 그의 품에는 먹어치운 남자의 목이 들려있다. 기괴하고도 끔찍하다. 친구중 하나가 비명을 지른다. 그녀는 여기를 떠나 더 살기 좋은 곳을 찾겠다고 문을 나선다. 그녀의 뒤로 새까만 악의가 따라간다. 그녀는 식인귀를 쫓는 듯 보이지만 실망은 도망치고 싶어하는 것뿐이다. 등 뒤에 매달린 시커먼 악은 절대로 그녀를 놓아주지 않으리라. 여인은 넋을 놓고 높은 저택의 가장 위에서 떠나는 친구와 살인귀를 동시에 지켜본다. 어느 쪽도 새카만 연기에 휘감기다시피 겹쳐져있다. 죄는 사라지지 않고, 부정은 정화되지 않는다. 죽은 시체들을 생각한다. 나도 죽어야했었나. 그러나 살인귀는 그녀의 목을 물어뜯지는 않았다. 이제는 안다. 자신은 이 마의 저택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어디선가 자신이 쥐고 있었던 식칼이 땡그랑, 소리ㅡㄹ 내고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꿈 이야기. 악몽이었습니다. 등장인물이 자신이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답답했던 꿈은 처음.





산자락의 뱀파이어 절벽에서 박쥐가 되어 날아가는 것 
깊은 밤 할머니 댁 욕조 두 개의 화장실
둘로 나뉜 천사들 우주에서 온 공간 여행 기차길을 따라 거꾸로 달리는 도망길 과거의 친우 현재의 적 품 속의 아이는 이별한 친구의 자식 산속의 수학여행
 사람의 피부는 쉽게 찢어지지 않았다.  여자들에게 남자를 내준 가족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은 강간살해당한 여자의 친구를 잘 아는 사람들이었고, 그 남자의 죄를 용서할 수 없다고 동감했다.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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