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며칠간 핸드폰 메모 기능으로 일기를 대신했었습니다. 그 흔적들을 끄적끄적 적어보려합니다.
2. 파나코라타 - 동아리 선배가 친구와 칵테일바를 갔다고 하자 추천해준 음료수. 막연히 콜라맛이 나지 않을까 생가갷ㅆ지만 그건 아니고 열대과일 후르츠맛이라는 듯? 지금까지 먹어본 칵테일의 개수는 알렉산더 깔루아 밀크 마르가리타 치치 블루 하와이. 최강자는 아무래도 깔루아 밀크. 한잔에 7,8천원하는 칵테일바에는 아무래도 신의 바텐더라든가 하는 건 없는 모양이라 쉐이커도 무난하고 여러가지로 무난한 깔루아 밀크가 젤 맛있음. 사실 내 취향이야 달면 그만이지만서두.
3. 5월 11일 이어폰 고장. 아무래도 바닥에 떨어질까봐 확 잡아채었을 때 끊어진 듯. 한쪽만 소리가 난다. 이 날 학교에서 레포트를 앞부분 조금 쓰고 선배와 후배와 함께 저녁먹으러 나갔다가 성대한 고기를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와플까지 먹었다. 중간에 낀 내가 산 건 천원짜리 와플밖에 없어서 뭔가 된장녀가 된 기분이었다. 우우..orz 하지만 맛있었다. 고맙습니다. 이어폰 고장난게 어지간히 충격이었는지 두번이나 적혀있다. 나중에 안양갈때 사야지 하고 미뤄두고 이틀동안 한쪽만 재생하는중.
4. 어제 폐인꼴이었던 것의 반작용으로 꾸미고 와봤다- 12센티 하이힐을 신고도 하루종일 경쾌할 수 있었던 건 따로 컨버스를 싸갔기 때문. 자전거로 갈 때 하이힐은 도저히 무리길래 한번 신었던 건데 의외의 수확이었다. 전철 오며 가며 다 앉아온 이유도 있지만.
5. 향수가게는 나카무라 아스미코에게 상줘야함 두 개 줘야함 - 향기의 계승 시리즈를 보고 생각나서 가게 들어가 시향해봤다. 생각보다 달콤하다. 처음에는 꽤 순하다고 생각했는데 왠걸 좀 지나고 나니 단 내음이 진해져서 독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코를 찌르는 듯한 강렬함 이런 건 아니고 쁘띠 마망을 좀 희석시킨 정도. 오랜만에 다시 맡아본 아메시스트와 처음 맡아본 쁘띠 마망은 별로였는데. 다시 한번 향수제작업체는 나카무라 아스미코에게 상줘야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향수 이용권 이런 거.
6. 나카무라 아스미코의 그림은 심장을 얇게 한겹한겹 떠내는 것같다. 떠내고 있는 칼날처럼도 보이고 얇게 잘려져 단면을 드러내고 있는 심장같기도 하자. 그 것이 그저 가슴 시리다. 탐미를 그림으로 만든다면 그건 나카무라 아스미코다. 섬세하고 유리처럼 짜여있어서 찢으면 그대로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무너질 것같은 그림체. 동급생-졸업생 시리즈는 따뜻하게 흘렀지만 그 그림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더 투명하고 날카롭고 잔인해질 수 있다는 게 좋다. 가슴이 유리에 찔린 것처럼 차갑게 따끔거리게 하는 그 느낌이 좋다. 카미야 히로시가 만화를 읽고 아무리 목소리르내도 이 그림에 도달하지는 못하겠지, 라고 생각한 기분도 알 것같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글을 써도 거기에는 닿지 못해.
7. 생리통으로 죽도록 고생했다. 특대형 사과 씨 빼는 칼을 제작해서 아래로 쑤셔넣은 다음에 빙글빙글 돌려서 척추와 내장을 전부 파내면 시원해질까 싶은 둔통이었다. 수업도 맨 앞자리였는데 허리도 못 펴고 펜등으로 꾹꾹 누르며 수업을 들었다. 걷는 동안 지옥이 보였다. 기어이 보건실로 가서 진통제를 받았다. 있는 줄도 몰랐던 학교 보건실 선생님은 정말 상냥하셨다. 약을 먹고 한시간 후에 진통제 교를 창설할까 진심으로 고민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병자를 고치고 다닌 건 교주님이 되기에 가장 빠른 루트였다, 이렇게 오오오 진통제님이 절로 나오는데 불치병을 고쳐줬다면 오죽했겠어. 미안해요 예수님, 예수님 욕하는 건 아니고요.
8. 아 근데 저 사과씨파는 칼로 카반신을 저며낸다음에 척추를 등 중간부터 끊어서 쑥 뽑으면 시원해지겠다는 표현을 입에 담고서 엄청엄청엄청 그 때 나의 지옥같은 기분을 설명해주는 글이라 마음에 쏙 들어했는데 무심코 들은 친구는 기겁했다. ..잔인하긴 한가? 하기사 나도 남이 그런 소리하면 질겁할지도.
9. 오는 길 전철에서 정줄 놓고 있다가 종각역가지 갔다. 거기서 다시 수원행을 타고 돌아왔다. 도중 신도림역까지 서서 갔는데 그 단순한 일로 눈앞에서 종각역에서 전철에 올라탄 순간 앉을 수 있었던 자리에 냉큼 않은 분을 진심으로 진심으로 원망했다. 죄송해요 유치한 여자라서. 신도림 역에서 자리에 앉은 후부터는 천국. 졸면서 집으로 왔다.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