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진을 사지로 밀어넣는 걸 좋아한다고는 생각했지만 새삼 할 일이 쌓여갑니다. 먼저 시험공부, 조별발표, 논문 주제 준비, 독후감, 수업시간 짧은 발표 등등등. 사실 따지면 전부 시간은 충분하고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안에 끝내버릴 것들이라 그렇게 할 일은 많지 않아요. 그래도 일단 조바심은 난달까.

2. 어제 하루를 꼬박 자버리는 바람에 오늘은 죽어도 일찍..은 아니고 어쨌든 자겠답시고 고개를 처박고 잠들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이 물꼬리처럼 줄줄히 들고 일어나서 두시간 동안 오늘 할 일과 내일 할일과 해야할 일같은 걸 생각하다가 결국 잠이 안와서 일어났습니다. 하늘 너머가 부옇게 밝아오네요. 울래야 울수도 없구만, 이거.

3. 오늘 할 일은 자전거-도서관-집청소 수순. 은행 들려서 통장도 새로 받아야 할 것같기는 한데. 원래대로라면 시험공부도 하려고 했는데 지금 밤을 까마득하게 세우다보니까 어찌해야야 좋을지. 뭐 못하면 못하는 거긴 한데.. ..아우 너 이래도 되니..

4. 처음의 점수가 생각 이외로 너무 높게 나왔더니, 아니 생각한 만큼 높게, 아니 생각보다 높지 않게 나온 거긴 하지만, 그 장벽을 다시 넘으려면 굉장히 어려울 것같아서 조금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평점이 4.3인가 그렇거든요. 이 것도 지난 학기에 좀 깎아먹은 점수고. 사실 좋은 점수에 그렇게 목매지 않아도 된다는 건 아는데, 마음 속에서 그렇게 하면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같은 자신이 있습니다. 음, 점수가 낮아진다면 낮아진대로 자기 위로를 하며 헷헤헤헤- 하고 넘길 것같긴 한데, 일단 지금 상황에서는, 안돼요. 절대로.

5. 최근 미드를 이래저래 보고 있습니다. 영어 듣기의 제 1막이라는 프렌즈를 봤는데 생각 이외로 심심해서 좀 망설이다가 크리미널 마인드를 살짝 거쳐 현재 도달한 것은 슈퍼 내츄럴입니다. 프렌즈의 미국식 개그 유형-이랄지 시트콤은 한국 시트콤도 안본지 5,6년은 되는 것같아서 영 어색했고 크리미널 마인드는 재미있긴 했는데 슈퍼내츄럴이랑 이름이 헷갈려서 본 거라 기대했던 형제 호모가 나오지 않아서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라서 슈퍼내츄럴로 돌렸습니다.

6. 대충 10화 언저리까지는 봤는데, 으음- 슈내의 매력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형과 동생이 함께 있긴 하지만 아직은 그렇게 모에롭다는 느낌이 안듭니다. 얘네들도 어차피 미국인스러운 관계라서 별로 끈적끈적하지 않아요. ..라기보다 상대에게 표현하는게 신뢰할 수 있는 동료이긴 한데 아직 형제다, 라는 느낌이 확 안와서요. 제안의 형제떡밥은 록온형제라든가 사스케라거나 알렉과 플라티나같은 식이라서 서로 사이는 좋지만 각자 존중하고 있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그다지 형제라는 냄새가 안나는구나 싶었어요. 굳이 말하면 라일과 닐보다는 홈즈와 왓슨(영화판)에 가까운 느낌. 그들의 brother는 형제이자 동료고, 라일과 닐의 brother는 징글징글하게 달라붙은 샴쌍둥이 같은 거라는 느낌이 좀 있어서.

7. 아직 시즌 초반이라서 그렇고 뒤로 가면 좀 더 끈적끈적해지는 건가 싶기도 한데, 사실 저는 형제떡밥은 별로 타오르지 않는 편인 것같기도 해요. 좋아하지만 정줄 놓지는 않는달까.. 제 취향은 단발머리의 고고한 미소년입니다. 아무리 하우스가 좋고 아무리 정장한 홈즈와 왓슨이 좋고 남부 호모들이 좋아도 이건 정말 그냥 취향이구나 싶어요. 라이징 임팩트의 란슬롯같은 외견이 좋습니다. 냉랭한 한떨기 미소년인데 시스콤. 물론 우리 티에리아도 좋지요. 티에리아는 미인인 것에 비해서 약하거나 가녀리다는 느낌이 안드니까 제 핀포인트와는 살짝 다르구나 싶습니다만, 이 애는 성격이 미친듯이 마음에 드니까 오케이.

8. ...대체 왜 이런 뻘소리로 엇나가는 걸까.. 음, 슈내 이야기로 돌아와서. 공포물이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무섭지는 않았어요. 퇴마물이라 그런가, 연출이 굉장히 얌전하거든요.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냥 덤덤합니다. 시체가 나오고 습격하고. 연출 방식은 주온보다는 제이슨에 가까운데 수위는 낮은 편이라 그렇게 퍽퍽 피가 튀기지도 않거든요. 무섭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스무스하게 넘기며 보고 있습니다.

9. 또 보고 있는 건 검사 프린세스와 신데렐라 언니. 으음- 처음에는 신언니 파였는데 4화에서 완전 실망해버렸어요. 조금 어색한 게 매력인 드라마이긴 했지만.. 성인된 애들이 아역 향기에서 못 벗어났고, 전개가 너무 급전개고 하다보니. 차라리 커트였으면 더 예뻤을까 싶은 근영이 머리는 하나도 나이들어보이지 않았어요. 차라리 위로 묶어 틀어올린 머리같은 게 나았을 걸. 안그래도 동안인 배우인데.

10. 검사 프린세스는 된장 100%에 천연 무개념이기까지한데 그게 너무 귀여운 마혜리 검사때문에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역시 사람은 대리만족을 하는 인간이라 그런지, 주인공이 그런 성격이면 그냥 순수하게 주인공에게 빠져들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게 더 커지는 것같아요. 비슷하게 아무 생각없는 효선이가 엄청 얄미워보이는 것과는 반대되는 효과랄까.

11. 근데 검사 프린세스도 어째 잘못하면 결말이 뻔해질 것같아서 걱정중입니다. 혜리 아버지가 고소당하는 수순인 것같은데, 무개념하던 여주인공이 직장에 대한 보람과 사랑으로 인해 변화해서 집안이 쫄딱 망한 후에도 자신의 위치에서 적당히 제 자신의 멋을 지키며 이전과는 다른 개념찬 인물로서 열심히 산다, 이런 결말 필요없어요. 랄지 싫어해요. 진부한 것도 그렇고 여하튼 싫습니다. 부자인 사람이 가난해진 이후에 진정한 행복을 깨닫는 류의 내용이라면 이미 수천가지를 봤고, 친구 카드를 긁어 가방을 사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점이 마 혜리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 여주인공이 개념을 배워야하는 것도 사실이란 말이죠. ..나 이거 계속 봐도 될까..

12. 혹여나 변호사가 과거 혜리 아버지가 땅 사들일 때 사기당한 어린 소년이고 그것때문에 가족들 이별하게 만든 마회장네 집에 왔다가 그집 고명딸이 너무 잘해준 바람에 미국서 복수하러 돌아왔지만 그 딸에게만은 냉정해지지 못하고 계속 주시하고 있는 거다 이런 상황인 것도 아니면 좋겠습니다. 으으음..orz

13. 좀 적으니 슬슬 졸리네요. 이제 9시까지만 자야겠습니다.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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