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실버 다이아몬드 17권, 강특고 아이들 6권, 나츠메 우인장 8권, 시엘 1~13권, 요츠바랑 9권, 추노 앤솔로지, 만화는 아니지만 크래시 블레이즈 6권
감상물/잡다한감상물 2010. 4. 4. 16:26인정사정없이 길어진 제목. 최근 학교와 집 외에는 어디에도 가지 않는 훌륭한 방콕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구입에는 인터넷 서점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외에도 읽었던 소설이라든가 영화라든가 감상문을 줄줄히 한꺼번에 써볼 생각. 뭐든 흔적을 기록해두는 게 나중에 남거든요.
1. 실버 다이아몬드 17권
예전에 16권 읽고 난 감상이 발랄하게 그거였지요. '치구사의 심장을 베어내야 하지만 괜찮아요, 라칸이 있으니까!' 그 말 다시 한번 외칩니다. 라칸이 있으면 괜찮아!!
사실 치구사의 과거는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는 복선이었어요. 린라이씨가 225년전의 치구사 시신을 당장 찾지 못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을 때부터. 하지만 호시미노코토에게 라칸이 와락 소리쳐준 이상 치구사가 기억을 잃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번 권에서 라칸과 치구사의 러브러브도는 가히 최강. 이는 흡사 전작 얼음요괴 이야기에서 블러드의 상처를 핥아주는 이슈카를 보는 듯한.. 그건 한 5,6권쯤의 사고였으니 이 둘이 여기까지 오기에는 그 두세배쯤 되는 시간이 걸린 거군요. 장하다 라칸.. 장하다 치구사..!! 본편 보면서도 긴가민가했는데 뒤에 외전을 보니 이건 거의 확신번. 이건 브로맨스가 아니라 그냥 로맨스야! 이 둘이 배갯머리 정담을 나눠도 나는 놀라지 않겠어!
정말 걱정되는 건 토우지쪽. 분위기 봐서는 스스로 자해하거나 최소한 눈을 찌를 것같은데, 걱정이에요..orz 괜찮아! 라칸이 있으니까!
근데 17권씩이나 온 것에 비해 어쩐지 볼륨이 적은 느낌. 스기우라 상의 컷분할이 여유로워진 탓도 있고, 이야기 흐름이 더 가벼워진 것도 있는 것같아요. 얼음요괴 이야기에는 집단이 둘, 셋으로 나뉘어서 복작복작한 느낌이었는데 이번 편에서는 어디까지나 메인의 4명과 반대편의 두명 + 조연들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좋지만. 단순히 판형이 커진 탓일까요. 전작만큼 진한 느낌이 안듭니다. 개인적으로 24권의 라스트를 정말 좋아했었는데요. 음, 비교는 그만두자.
2. 강특고 아이들 6권.
더 말이 필요한지의 리바이벌. 캐릭터들 색깔이 잡히고 상대적으로 세나의 로맨스에 대한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편들 만큼 딱딱 끊어지는 재미는 아니지만 여전히 무심시크하게 즐겁습니다.
3. 나츠메 우인장 8권.
나츠메의 눈물은 백만불짜리. 끗.
......아니 끝은 아니고요; 나츠메 우인장을 읽으면 읽을 수록 미도리카와 유키님의 스타일에서 조금 벗어나는 것같은 느낌이 들어요. 늘 그랬지만, 장편화되면서 나츠메나 타누마들에게 점점더 색이 입혀진달까. 흐르는 물에 꽃잎이 떨어지는 것처럼 아스라한 느낌이 미도리카와 유키님의 매력이었는데, 아이들이 빛나며 감성보다는 스토리로 라인이 옮겨가는 느낌입니다. 그건 그것대로 제가 나츠메와, 타누마와, 냥코센세와, 나토리상들을 좋아하니까 괜찮지만요. 근데 나츠메의 정신적인 성장은 이미 초반권에서 끝나고, 앞으로는 그저 행복하고 따뜻하게 자랄 일만 남은 느낌이라 이 아이를 향해 몰이닥쳐오는 위험이나 사건들이 그다지 의미가 없어보인달까. 그것보다는 지금까지처럼 소소한 요괴들의 이야기를 만나는 형태로 있었으면 해요.
4. 시엘 1~13권.
친구 윤양에게서 앞권을 구입하고 뒷권은 샀습니다. 모처에서는 순간만 반짝하고 만다느니 편애라느니 하지만 그냥 외칩니다. 이 소녀감성이 이 책의 메인이라고!!! 작화나 스토리, 이야기 하나하나가 딱 소녀만화스러워서 좋아합니다. 여름의 서늘한 샘물이나 밤하늘에 시원한 별빛같은 걸 이만큼 자연스럽게, 어리지 않게, 반짝반짝하게 입에 담을 수 있다는 게 이 만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으, 역시 좋아.
다만 최근 권수 들어서 사람들의 절망은 어쩐지 알게 될 것같은게.. 작화가 확실히 흔들렸어요. 음, 컴퓨터선으로 바꾸신다고 하신 다음부터요. 진한 선이 아니라 여러개 겹쳐 그리는 게 보이게 되었달까. 저는 작화에는 문외한이고, 만화의 그림보다는 글에 집중에서 보기 때문에 작화는 썩 신경쓰지 않는 편이지만(굉장히 이상한 표현인데 그림도 보긴 봐요, 근데 일단 캐릭터들이 이미지로 굳어지게 되면 작화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진달까) 그런 제가 보기에도 얼레, 허하네..; 싶은 기분이었으니. 한두권 지나면 좀 나아지실까요. 으음.
5. 요츠바랑! 9권
요츠바는 여전히 요츠바. 저는 어린아이를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좋아하는 타입의 인간입니다. 길가다 넘어진 애를 보면 꼭 우쭈쭈쭈 해주고 싶고 아빠 손 꼭잡고 가는 아기들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와요. 그런 저에게도 요츠바는 분명 미친듯이 버거운 상태일 겁니다. 파워풀하고 활기넘치고 끊임없이 반짝여서 나이든 젊은이로는 따라갈 수 없는 그 기력의 덩어리가..orz 제가 딱 그런 애였어요. 눈뜨면 눈 감을 때까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죠. 이런 제가 책을 좋아하게 된 건 정말 기적같은 일일 겁니다. 응응.
쨌든 그런 요츠바는 9권에서도 건재.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이 쪼매난 애의 주변에서 그림처럼 일상이 퍼져나갑니다. 이번 편에서 쪼끔 코이와이씨x후카 떡밥을 발견한 건 제가 일본에 엄청난 코이후카 오오테가 있어 동인계를 휩쓸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일까요. 모르는 사람은 모를 정도인 서비스였다고 생각합니다만.
6. 추노 앤솔로지
...정말 이런게 나온단 말이야?!;;; 라는 기분으로 질렀던 추노 앤솔. 그리고 곧 실수했다는 걸 알았어요. 이건 정말로 동인지였습니다. 원작에 의한, 원작을 위한, 원작의 동인지요. 원작의 라인에서는 절대로 나올 일 없는 이야기입니다. 동인지니까요. 하지만 원작을 사랑하지 않으면 만들 수도 없는 이야기입니다. 동인지니까요. 그리고 저는 추노를 4화까진가 보고 본방사수가 힘들어 놔버린 여자입니다. 어렴풋이 얼굴만 짚고 있는 캐릭터들을 향한 애정어린 터치를 따라가기에 제 지식은 너무 부족했어요. 그나마 기억하고 있는 것은 윤지운님의 단편. 지극히 그 분다운 터치로, 그 사람다운 글로 그려놓은 추노의 세계는 물 아래 서늘하게 가라앉아있는 유리파편같았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지운님의 분위기이기도 하고, 추노의 분위기이기도 했어요. 그걸 이렇게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저 경애를.
7. 크래시 블레이즈
이제와 죄송한 말씀이지만 전 스즈키 리카씨의 삽화가 싫어요. 딱히 델피니아 전기와 비교해서는 아닙니다. 제 안에서는 새벽의 천사들부터는 전작과 전혀 연결되지 않는 동인지정도로 취급하고 있어서 그림체가 같았다면 오히려 상처받았을 거에요. 근데 참 봐도봐도 스즈키씨의 삽화는 너무 찐해서 본작에서 마르고 닳도록 부르짖는 미모가 별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뭐 편파적인 감상이지만요.
본편 내용은, 남학교와 여학교에 여장하고 잠입합니다. 분위기는 뭐 늘 하던 그대로 대단하고 훌륭하고 아름다우신 세마리 쥐들이 난리치고 적은 깨부숴지죠. 호쾌하니 좋습니다. 다만 새삼스레 놀랐던 건 그.. 뭐라고 해야하나. 여자로 자란 남학생이 여장한 채 자신의 아이를 배고 있는 사랑하는 여자아이 머리맡에서 울고 있는 장면이라는게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떡하니 등장해서 좀 놀랐달까. 더욱이 그 둘의 연령은 13,14세. ...으으으음......;;;;;;;; 뭐 이제와 익숙합니다.. 중요한 건 리와 루와 셰라지 그 외의 사람들이 아니죠,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