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퓨터를 뉘여놓은 채 글을 쓰는 건 팔이 아프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렇게 취한 날은 팔이 아픈 건 느끼지 못한다거나, 혹은 그 정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그냥 써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일 일어나서 이 글을 보면 엄청 후회할지도 모르지만요..orz
2. 동아리의 신입생 환영회가 있어서 술을 마셨습니다. 정확히는 아침에 나가야했었는데 성대하게 지각하기까지 했어요. 5시에는 모이자고 문자가 왔었는데 제가 도착한 시간은 여섯시 오십분. 거의 일곱시가 다되가는 시각이었습니다. 술을 마시러 이동한 건 일곱시 반이었으니까 결과적으로 다섯시에 갔는 제가 지각한 시간에 갔든 엉망으로 취하는 건 필연적이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orz
3. 어쨌든 독토를 마치고 이동한 곳은 역근처의 술집. 동아리에서 거진 대절하다시피해서 술도 음식도 많았습니다. 저는 거기에 죽어도 술맛나는 술은 못마신다는 신조를 지키기 위해 레몬 리큐르를 가져갔고 콜라를 주문하기까지했어요. 덕분에 쓰디쓴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마시기 쉬운 술을 만들어 버려서.. 음... 예, 많이 취했습니다orz
4. 테이블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초반에 게임을 시작했고 들뜬 만큼 다들 기분좋게 마셨습니다. 그 때는 별로 취하지 않았어요. 저는 내버려두면 혼자서 홀짝홀짝 마시는 타입이기 때문에 벌게임같은 걸 하면 오히려 안마시게 됩니다. 제가 술자리에서 걸리기 전에 다른 사람을 마시게 만든다거나, 혹은 제 벌주를 의도적으로 옅게-술잔에 물을 타놓거나 콜라를 섞어나- 만들거든요. 그래서 술게임할 때까지는 별로 취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다들 술게임에 열을 올리다가 취해서 공황상태가 되었을 즈음에 선배랑 둘이서 자작을 했어요. 맥주는 괜찮을 줄 알았던 제가 바보였습니다orz 마시고마시고 마시고. 이럭저럭 열 시 반에는 집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대체적으로 엉망으로 취해있는 상태였습니다..orz
5. 다행히 같은 방면 친구가 둘이나 있었기 때문에 그 중 한명이랑 같이 갔어요. 아빠랑 오빠가 역까지 데리러 나와준 덕분에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구요. 하지만 입은 얼얼하고 발끝도 얼얼하고, 전체적으로 술로 헤롱헤롱한 상태구나~ 싶습니다. 다음부터는 조금 자제해야지하고 생각했어요. 왜 술이 강한 것도 아닌데 일단 마시기 시작하면 신나게 마시게 되는 걸까요..orz
6. 뭐 술자리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고 아침에 일어나마자 하우스를 봤습니다. 윌슨에게 자신이 원하는 가구를 사라고 종용하는 하우스의 모습에서 어딘가 엠버의 향기가 났어요. 윌슨이 앰버를 택했듯이, 하우스를 택했기에 그의 일상은 평안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자기애/자기표현이 약한 남자에게 자기 자신을 찾으라고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지 싶었거든요. 앰버때와 달리 하우스를 위한 피아노를 사고, 그 피아노에 얼굴이 환해지는 하우스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7. 아침에 하우스를 보고, 그 직후에 동아리 모임에 나가고, 오늘은 이래저래 바쁘게 흘러가버렸습니다. 내일은 학교 과제를 하고, 혹은 숙취에 끙끙 앓면서 절대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한가롭게 보낼 거에요. 깊게 자고, 깊게 쉬고. 주말정도는 그렇게 보내주지 않으면 평일의 제가 너무 힘들거든요. 드힝. ..지난번도 그렇고, 드힝으로 끝내는 경우가 많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