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가 빡세긴 하네요 아햏햏. 그 빡센게 즐겁긴 합니다만..

2. 오랜만에 방문자기록을 봤는데 (몇 분 없을 거 이미 아는데다 처음에 보이는데다 달아놨더니 신경쓰여서 떼버렸습니다. 방문자 목록 보지 않으면 안나와요) 일일 방문자 20명이 안되는 이 블로그에 3월 14일자로 172명이 다녀가셨습니다. 기록이 안남은 걸 보면 어느 곳에서 한꺼번에 오셨다거나 한 것같은데. 봇은 막아놨거든요 뇨룡..;ㅅ;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남덕 사이트에 호모여성향블로그orz 로 올라가서 폭풍까여도 제가 모르면 그만이죠 뭐. 모처는 죽살나게 드나들고 있으나 제 욕이 있기라도 한다면 슬프겠지만 그럴리도 없고.. 대체 뭐지? 아닌 밤중에 봇님이려나.

3. 학교에서 교육이력에 대한 글쓰기를 받았는데 수필 자유형식이라 신나서 쓰려고보니 하고픈 얘기가 끊이질 않았죠 많이 아파했어요 이런 기분입니다. 기억에 남은 선생님들은 저마다 계시고, 좋았던 선생님과 좋지 않았던 선생님, 아무래도 좋아서 잊어버린 선생님등등 많지만 뭘 적어야할지 모르겠어요. 저는 제가 받았던 지난 12년간의 교육에 대해서 아마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게 되어버린 것같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도 본받을 점은 있었고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점도 있었어요. 제가 들여다보기 싫어하는, 저 자신의 내면같은 부분을 그대로 갖고 있는 사람도 있었구요. 싫은 사람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많았지만 제가 그 분들로부터 배운 것과 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라 실행하는 <교육>에서 받은 것은 굉장히 다른 차원의 문제 같아서요. 그러고보면 지금의 제 인성은 대체 어디서 자라나기 시작해서 어디서 완성(혹은 완성되어가고 있는)중인 걸까요.

4. 아이들이 사랑스럽고 약한 것은 지켜주고 싶고, 바른 일을 하고 싶고, 때때로 이기적입니다. 부모님이 지금처럼 좋은 분들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불성실한 인간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그럭저럭 저 자신에게는 만족하고 있..지는 않고 땅팔 때가 훨씬 많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싶은 편입니다. ..이거 한글이냐? 하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음, 손은 많이 가는 애였지만 늘 '착한 아이'쪽에 분류되었던 것같습니다.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자기 자신이 문제아라고는 한번도 생각한 적 없었다는 것처럼요. 잘 생각해보면 절대 착하거나 좋은 아이이기만 한 건 아니었는데, 사람이 자기를 긍적하느냐 부정하느냐의 문제는 역시 주변사람들의 목소리같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저를 사랑하는 딸이라고, 너무 착한 내 딸이라고 부르셨고, 그래서 전 그냥 제가 착한 아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을 좋은쪽으로 끌고 가는 건 역시 주변의 반응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 든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많이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있고 싶습니다. 세상 많은 문제가 자기 마음을 재대로 전하지 못하거나, 상대를 이해해주지 않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같아서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겠지만.

5. 좀 다른 개념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저는 부정적인 말을 듣는 것도 싫어요. 제가 제 자신에게 속삭이는 걸로 충분하거든요-_- 저는 (특히나 생리때가 다가오면) 온 세상의 부정을 한몸에 모아둔 것같은 인간이 됩니다. 사소하게 한 한마디에서 자신의 소심함이나.. 비유하자면 피터 페티그루같은 점-_-들이 순식간에 깨어나면서 굉장히 쓰레기처럼 느껴지는 거에요.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거나 스스로를 조금 괴롭히거나, 하여간 주변 사람에게 좋은 말을 들으면 또 언제그랬냐는양 날아다닙니다만. 경험담인데 우울할 때 혼자 이야기하는 건 그다지 도움이 안되더라구요. 말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토해내는 순간부터 힘을 가집니다. 일본인은 아니지만 코토다마는 믿어요. 시선이 옮아가거든요. 부정적인 말을 글로 완성한 다음 제 3자의 시선으로 보면 그건 정말 설득력있어보입니다. 그리고 부정은 더 커지구요.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덜 우울해하려고 합니다. 어쩌다보니 한 친구에게만 엄청 어리광을 부리고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우우우ㅠㅠㅠ

6. 여기 글 써놓은 것만보면 저는 참 퍼지티브하고 긍정적이고 활기찬 인간인데 말이죠. 쩝쩝쩝. 입이 말하는 것의 3분의 1만 따라갔다면 전 아마 훨씬 좋은 인간이 되었을 거에요. 그래도 잘난척은 적당히 해야지. 아무 생각없이 저지른 짓이 나중에 보면 실례였다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있어서 늘 반성하고 있습니다..

7. 아까 피터 페티그루 이름이 나와서 또 잠깐 주절주절. 웜테일은 예나지금이나 안좋아했지만 제 친세대에 대한 망상을 산산히 부숴준 것도 웜테일이었습니다. 어, 음, 해리네들도 마지막에는 결국 좋아지지 않았지만, 친세대에 대한 환상도 완전히 날아갔습니다. 조앤 롤링에게 항의합니다. 그렇게 불완전하고 평범한 인간인 친세대를 그리고 싶었으면 초반에 그들을 영웅으로 묘사하지 말았어야죠..orz 시리우스가 어른이 되지 못한 아이라는 설정도 참 좋고 땡기지만 저는 해리의 '대부'인 그를 좋아했어요. 해리의 친구가 아니라 나이든 어른인 그 사람이요. 그리고 3편까지, 아니 4편까지도 시리우스는 해리의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요orz 번역이 그 뉘앙스를 전하지 못했었는지.. 참. 철없는 시리우스, 잔인했던 제임스, 말리지 못한 루핀, 비굴한 웜테일. 고등학교 일진 세력이냐! 스네이프 교수님도 결국 이기적인 인간이었고요. 그렇게 릴리를 사랑했으면 빼앗기지나 말든가. ...와 이렇게 보니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안남았네요 해리포터는orz

8. 동인쪽으로 한 때 참 즐겁게 팠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더는 두드릴 여력이 남지 않은 해리포터입니다. 시리우스-> 제임스<->릴리 에다 릴리가 시리우스에게 한없이 관대한 상황을 좋아했었는데. 칫칫칫.

9. 길어졌는데 일상 이야기는 하나도 안 썼네요. 16일 생일이라 대학친구들과 간단하게 놀았습니다. 1차 술집, 2차 노래방. 여자 8명이서 생일파티 겸 유학가는 친구들을 전송하는 시간. 즐거웠고, 미안했고, 고마웠고, 아쉽고, 정말 재밌고 그랬어요. 저는 술이 좀 들어가면 훨씬 재미있는 인간이 되는 것같습니다. 축하 문자도 잔뜩 받았구요. 가장 친한 친구와 만나지 못한 건 좀 아쉽지만, 또 나중에 놀 수있으니까요. 드힝.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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