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쩌다보니 하가렌 화보집을 다시 꺼내 구경했고 어쩌다보니 겟백커스를 정주행했습니다. 기억 속에서 미화된 부분이 있는가 하면 다시 만나 겁나 반가운 것들도 있었고. 음.
2. 제가 갖고 있는 화보집은 총 네권입니다. 최유기 솔티 독, 아이실드 화보집, 하가렌 화보집, 더블오 디어 마이스터즈. 가격은 의외로 다들 겁나싸게 구해서 죄다 2만원 안팤. 디어 마이스터즈..는 2만원 안팍이 아니었던 것도 같지만 사랑하는 아부지의 선물이라 제 돈은 안썼네요. 음음. 하여간 화보집들을 보고 있으면 아, 이게 그림을 그려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의 그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 있는 캐릭터부터 설정 하나, 덧칠 하나까지 '프로니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꽉 차 있습니다. 작게는 색깔부터 넓게는 구도까지.
3. 하가렌 화보집은 제가 갖고 있는 것중 유일하게 국내 출판물인데 아라카와상의 코멘트가 너무 좋아요. 윈리와 에드가 나란히 앉아있는 컷의 코멘트가 '이 그림이 잡지에 실릴 때 윈리의 맨다리를 피해 주인공 위에 선전문구를 얹어놓은 담당씨에게 사나이의 기백을 느꼈습니다.'라든가. '빨간색이 안나오길래 왜 그러나 했더니 제가 너무 두껍게 칠한대요. 히잉.'이라든가. 애정을 갖고 그렸구나 싶어서 기뻐지기도 하고. 에헤헤.
4. 강철의 연금술사는 제가 처음으로 연성했던 작품군중 하나입니다. 당시 강철 100제가 돌았고 저는 그 100제중 4,50개는 다 채웠던 것같아요. ...3,40개인감. 이제와 꺼내보면 자폭해 저승으로 날아가고 싶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묵혀놓고 혼자만 보기는 하지만. 중학교 3학년 무렵이었으니까 한 5년은 지났는데 어째 이 만화책을 펼치고 있으면 시간이 전혀 흘러가지 않은 것같아서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으아, 좋다.
5. 왜 이야기가 또 여기로 흘러온 걸까.. 하여간 화보집 이야기는 대충 갈무리하고 난데없이 튀어나온 겟백커스. 어제인지 엊그제인지 노래를 메들리로 불러대다가 1초의 리플레인을 부르면서 생각났습니다. 책을 꺼내 읽어보다가 문득 애니 정주행. 확실히 애니화되면서 애들이 하나같이 무서울정도로 미형이 됐습니다. 소..솔직히 말해서 그 그림체 엄청 좋아해요. 카즈키가 하도 예쁘게 나와서.
6. 하여간 애니를 정주행했는데 으아.. 들리는 상태에서 들었더니, 나츠미 연기 정말 못해요! 저예산탓에 작붕과 정지컷과 뱅크컷이 가득한 이 애니메이션에서 다른 성우분들은 연기로 때우고 있는데 나츠미는 컷 분할이 엄청났는데도 불구하고 책읽기. 발음은 예쁘지만 연기가 완전 일직선이라 왜 이러지; 하고 찾아보니까 과연, 성우분이 아니시더라구요. 오토하, 모델. 엔딩곡도 같은 사람이 불렀다는 걸 이제와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우와아. 아 그리고 히미코 목소리가 좋아요. 쿠와타니 나츠코상. 겟백은 예전도 지금도 정말 캐스팅 환상이라고 생각하는 애니입니다. 코야삥과 호시를 세트로 캐스팅한 음향감독님, 나이스. 한창 일본어 공부를 해볼까 하고 듣던 시절이라 뜻도 모르면서 외운 대사들이 왕왕 있었는데 지금 들으니 다시 잘 들리는 것도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또 특이..한 건 아니고 새삼스레 깨달은 건 마도카가 마츠오카 유키상이라는 거랑, 무한성 편에서 나온 꼬마 슈우의 목소리가 욧칭이라는 거. 반가워라, 반가워라. 그리고 클레이맨이 오가타 메구미상이라, 간만에 오가타상의 여성 연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자체는 오래된 거니까 간만은 아니겠지만; 늘 생각하는 건데 전 사이가 상이랑 오가타상이 헷갈려요. 잘 생각해보면 목소리 톤은 전혀 다른데 이미지가 비슷해서 그런 걸까. 사이가 상쪽이 시원하고 오가타상 쪽이 울림이 풍부하다고 생각하면 금방 구분할 수 있지만.
7. 겟백도 겁나 좋아하는 애니였습니다. 본격 원작이 다 퍼먹여주니까 나야 뭐 뇨롱..;ㅅ; 하던 애니&원작. 제 안의 브로맨스 로망의 시초는 이 콤비였을지도 몰라요. 긴지가 반칙입니다. 그 나이 먹은 남자애가 친구한테 쨩붙이는데다가 시도때도 없이 앵기다니! 여담이지만 한국판 번역에서 ~쨩을 무시하지 않고 '반아'로 번역한 건 정말 멋진 선택이었습니다. 아우 친근감, 아우 친근감. 뒤에 가서 후쵸인과 풍조원 혼용하다가 미로쿠 미륵이라고 번역한 거 으득거리지만. 그럴 거면 초반개그인 월광가면이나 미라로 번역하든가.
8. .......왜 또 폭주했지.. 아 그리고 오늘 머리를 좀 다듬었습니다. 자를 생각이었는데 아버지가 절규하실 것같아 그냥 끝만 다듬었어요. 간만에 화장도 하고 나갔던지라 한껏 이쁜척하고 있을 수 있었습니다. 과한 화장과 적당한 화장의 타이밍을 아직 못잡았지만 오늘은 잘 했다고 생각해요. 맨얼굴에 대한 어색함도 드디어 좀 사라지는 것같고.
9. 머리 자른 김에 내려가서 운동하고 왔습니다. 3km, 동반한 노래는 브아걸부터 노심융해까지, 어떤 의미 제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는 노래들입니다. 드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