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비 시작했습니다. 한 8시간 전에요. 현재 레벨은 16. 아니 17이던가? 초반부터 스킬 지랄맞게 찍은 바람에 울면서 사냥하고 있습니다. 저는 세상에서 온라인 게임이 제일 무서워요. 다른 사람이 거기 서 있는 것도 무섭고 발컨은 살아남을 수 없는 거라는 것도.
2. 뻔뻔하게 선언하기를 몇번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블로그 리퍼러에 뭐가 찍히건 무시하고 쓰는 건 그냥 다 쓸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연성 못할 것같아요. 고로 다음에 올라가는 건 비몽사몽간에 쓴 하우스x윌슨 여체화입니다. 윌슨만 여체화입니다, 아햏햏.
3. 하우스를 시즌 5 13화까지 달린 시점에서 이 드라마가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붕괴하고 말았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앰버를 잃은 윌슨이 하우스를 그렇게 쉽게 용서해버린 걸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뭐 이 드라마에서 그레고리 하우스가 절대로 틀리지 않는 정의로,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를 '하우스니까'로 용서해줄 수 있었던 건 3시즌 초반까지가 아니었나 싶어요. 인간적인 하우스는 참 매력적이지만 뭔가가 하나 사라졌다고는 생각했습니다.
4. 하우스와 윌슨의 관계가 그렇게 어이없이 회복되게 만들 거라면 윌슨의 심정을 조금 더 조명해줬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시즌 최후에서 윌슨은 처음으로 그에게 안녕을 고했어요. 더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했던 그가 하우스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그 사건하나로 친구 곁으로 달려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직전에도 그는 자신을 찾아온 하우스를 밀어냈었으니까요. 다음 번에 문을 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했던 그가 역으로 하우스를 찾아온게 극적 장치라고 말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재미는 있으되 이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언저리에서 윌슨도 분명히 고민을 했겠죠. 사라지지 않는 그녀의 흔적과 답보상태인 자기 자신과 자기 손으로 연을 끊은 친구와. 그런 것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한번은 보여줘야했다고 생각해요. 하우스의 드라마지만, 윌슨을 조명하지 않을 필요는 없잖아요. 아니면 제가 커디의 전화를 받고 왜 나한테 전화를 했냐며 끊어버리고 예전 아버지 앞에서 얼어붙어있던 친구의 얼굴을 떠올리고, 그런 걸 생각할 필요 없다며 고개를 흔들다가 결국 차키를 집어들고 나가는 윌슨을 놓친 걸까요.
5. nhk에 어서오세요를 읽고 여러가지 의미로 경악했습니다. 여기 카프카2나 소라치2가 있어요. 가공조차 안한 자기 치부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 굉장합니다. 기리노 나쓰오의 아임 소리 마마는 역으로 천진하다고 생각하게 되서 한동안 제가 느낀 감정을 곱씹어야했습니다. 그로테스크를 읽을 때의 저는 아무 사전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고, 그래서 그 괴물들을 보며 짓눌리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리노 나쓰오라는 작가를 알고 있으니까, 그만큼 그 색에 맞추어 대비를 하고 읽게 되는 것같아요. 여전히 괴물같지만 천진했습니다. 어딘가가.
6. 긴 꿈을 꿨는데 기억나질 않네요. 판타지 소설같은 전개에 캐릭터들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던 건 기억나는데. 주인공이 마법사였고, 꽉 막힌 왕자가 있었고,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형이 동생보다 어려지는 마법에 걸린 검사 형제랑. 정말 즐거웠는데.
7. 얼마전 동아리 모임이 있어서 동아리 친구들과 술을 마셨습니다. 맛있었고, 제 생활에 겹쳐진 또 하나의 틀을 보고 좀 뭐라 말하기 힘든 기분이 되었습니다. 싫은 건 아니고,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