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여자가 좋습니다. 딱히 동성연애자라는 게 아니라; 여성적인 무언가가 참 좋아요. 부드럽고 서정적이고, 잔혹해질 때는 한없이 잔혹해지는 어떤 부분이. 남성적인 부분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자다운 부분은 가슴을 찌르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2. 그런 의미에서 선덕여왕을 보고 있습니다. 과연 미실에 의한, 미실을 위한, 미실의 선덕여왕. 역사고증을 아는 분들이라면 피 토하고 쓰러질 만한 퀄리티지만 이야기로서는 한없이 즐거워서 두근거리며 보고 있습니다. 최애캐 미실, 차애캐 비담. 이 무슨 주연이 눈새가 되는 블리치 퀄리티일까요. 덕만에게 스토리 성이 집중되면서 조금 기울었던 미실의 이미지가 다시 태어나면서 한층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거 연출이 너무 존잘이에요. 미실이 치켜들었던 검, 덕만이 내리쳤던 검, 피에 젖은 얼굴.
3. 자신 안을 오랜 세월 동안 썩히고 썩혀나가 거대한 고목이 된 여인이 가슴에 품은 감정. 여자로서의 미실과 여인으로서의 미실. 서둘러 보느라 술술 넘기고 있지만 진짜 눈물날만큼 매혹적입니다. 그런 여자의 아들인 비담도 좋아요. 현대에 태어났으면 즉각 사이코패스 마크 찍힐 만하고 신라시대에도 그다지 다를 것없는 위치에 있지만 그 마음에 동경하는 하나는 참 밝고 아름다운 별이라니. 그러니까 우리 비담 왕따 시키지좀 말고 쫌.. 쫌.. 쫌..! 아 그 놈의 유신랑.
4. 고백하면 신라시대의 화랑도를 참 좋아했던지라 이래저래 뒤집어보던 게 있어서 그런 부분이 나오면서 흥미롭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제 안의 보종은 염장이랑 세트로 묶여있어서 그것도 그렇고, 김유신이 풍월주가 되는 건 17세인데? 보종 나이 그 때면 서른 한살일텐데? 거의 동시에 일어나지 않았어? 김유신이 17세면 김춘추는 아홉살이라고!!!
...아 맞다, 애초에 천명공주와 덕만공주는 쌍둥이가 아니었지..o<-<
5. 연아 쇼트와 프리를 보며 꼬박 밤을 세웠습니다. 정작 본방은 보지 못한 새가슴. 007이 굉장미 무르익었다 싶어서 즐거이즐거이 감상했습니다. 프리는 아직까지 ??? 라는 기분이 강하지만, 어느 쪽이던 정말 완성작이네요. 작년까지만해도 넘사벽은 둘이었는데, 으아.. 몇 천년 전에도 비슷한 짓을 하더니, 하늘은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를 같은 시대에 놓고 주유와 제갈량을 같은 시대에 놓고 현대에도 같은 짓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6. 일상부분 이야기를 완전히 스킵했네요. 밤새서 컴퓨터하고, 수업듣고, 발표하고, 이것저것 하고. 뭔가 여러모로 구멍투성이인 2학기라 스스로에게 반성했습니다. 기운도 내고 좀 제 때자고 제때 일어나고 해야할텐데 여러모로 글렀네요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