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느님이 갑자기 꼴까닥..은 아니고 좀 장난기가 동해서 인간중 하나를 찝어 가진 능력을 세배로 뻥튀기해주는 만행을 저지르신다고 가정했을 때 그 대상이 제가 된다면 다른 건 몰라도 딱 하나는 세배 뻥튀기 되어야 겨우겨우 샤아인간급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능력이요..o<-<

2. 제가 청소하는 패턴은 대부분 책을 쌓아둔다-> 컵을 옆에 둔다-> 휴지를 한곳에 밀어둔다-> 침대 주변에 발 디딜 곳이 없어진다-> 치운다입니다. 그리오 이 패턴에 따라 한번 청소할 때 저는 옷 20벌정도를 세탁기에 내놓고 열벌에서 스무벌 정도를 개고 걸고 책을 50권에서 100권정도 꽂은 다음 종이와 비닐과 휴지를 각각 한뭉태기씩 버리고 머리카락을 한주먹 치운다음 밀걸레로 선반에서부터 바닥까지 모든 것을 닦습니다. 그리고 먼지 범벅이 되서 샤워를 합니다(...) 굉장하죠? 그리고 매번 아 다음부터는 바로바로 치워야지! 하고 다짐하는데 이룬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어이, 온나orz

3. 가끔 저 바리에이션에다가 옷장 뒤집기or책장뒤집기or서랍 뒤집기를 시전하면 그야말로 청소가 세네시간씩 걸립니다. 언제한번 이틀에 걸쳐서 청소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대체 뭘 하느라 그렇게 오래 걸렸던 걸까요. 게다가 그렇게 먼 옛날 같지도 않습니다. 뭔가 있는대로 뒤집어 엎어서 있는 것없는 것 잔뜩 버렸던 기억은 나는데. 옛날 일상보고(이 곳에는 없는)를 뒤져보면 아마 또 그 이틀에 걸친 방대한 청소의 역사서가 나올테죠. 나중에 찾아봐야겠습니다..

4. 아 일상보고를 이렇게 꼬박꼬박(별로 그렇지도 않지만) 시시콜콜한 것까지 적는 건 3번같은 이유때문이에요. 기록해두면 언제고 아 그 때 왜 그랬을까~하고 찾아볼 수가 있거든요. 그게 좋습니다. 제 기억력은 정말 신봉할 대상이 못되기 때문에.

5. 방한쪽 구석에 놓아둔 빈 아이스티 통에 먼지가 쌓여서 무심코 힘껏 닦아버리고 아차했습니다. 그 아이스티 통은 예전해도 한번 난리굿을 친 적이 있는 제 햄스터의 유물입니다. 그애가 자던 집이었어요. 그동안 안닦았던 건 거기 자장면 얼룩이 묻어있어서 그랬었습니다. 한가닥을 줘봤더니 급하게 빨아먹느라고 집 바깥벽에 묻었었거든요. 그게 지워졌습니다. 아마 02년 무렵이었을 테니까, 근 8년만에 사라진 얼룩인 셈이네요. 순간 마음이 아프다가 이게 아니라도 그 애가 남기고 간 흔적은 많으니까, 하고 자신을 진정시켰습니다. 몇년 더 지나면 그 애를 연상시킬 물품이 완전히 없어져도 괜찮아질까요? 심정적으로는 이미 많이 나은 느낌이에요. 이름만 떠올려도 울어버릴 것처럼 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냥 그리워요. 웃으면서 그리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건 싫습니다. 아꼈고, 좋아했던 만큼 계속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6. 5번을 써놓고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은 없지만 좋아하면 얀데레가 되는 게 아닐까 좀 고민했습니다o<-<

7. 조별과제도 두개째 클리어. 언제나 쓸데없이 공을 들이는 성격은 이번에도 훌륭하게 그 능력을 발휘해서 저는 네시간동안 보고서를 붙잡고 딴짓하고 글 고쳐쓰고 자료조사를 해가며 널널하게 완성했습니다.. 얼레 좀 이상한 작문? 열심히 하는 건 좋아합니다. 성실하게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일단 틀이 주어지면 그 안에서는 할 수 있게끔 노력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미루고 미루긴 하지만 한계선은 넘지 않는다는 식이랄까.

8. 오랜만에 버체를 안고 자는 밤입니다. 뷰티풀 월드와 씨엘과 플라워오브라이프 밑에 파묻혀있었거든요(...)

9. 수치심을 퍼지했더니 왠 드림소설이 튀어나와 즐겁게 쓰고 있습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짓을 한 것같지만 이게 다 L모씨 때문이니까 저는 모릅니다. 새삼 생각하지만 전 록온을 굉장히 좋아하나봐요. 굉장히 미워하는 만큼 굉장히 좋아합니다. 미묘한 느낌.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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