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최근 글이 쓰고 싶어졌는데 말 그대로 욕구에 지나지 않아서 생전 해보지 않은 자캐덕질을 할까 고민중입니다. 자캐라는 건 아직 만들어보지 않지만 필경 모에롭겠지요, ..아 쓰다만 창작이나 쓰면 되는 거구나, 그렇구나.

2. 어차피 저만의 땅이 되어가는 분위기이니 창피함이나 부족함은 신경쓰지 말고 지금까지의 연성물을 차근차근 업뎃할까 생각중,아니 할 생각입니다. 양이 많아서 귀찮지만 하다보면 되겠지요 뭐. 오시는 분들을 위해 꾸며놓는 공간이라는 건 체중 수치 입에 담은 시점부터 끝나버렸고.

3. 새삼스럽게 고백. 글 쓰는 게 좋아요. 새삼스럽게 고백, 음악이 좋아요. 쓰는 법도 잊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음악을 트니까 손이 움직여줘서 눈물이 날 만큼 다행이었습니다. 좀 더 존잘이 되고 싶어라, 에헤헤.

4. 뭔가 조금 깨어난 느낌입니다. 또 앞으로도 데굴데굴 구르고 부딪치고 실망하고 땅파고 울고 웃고 하겠지만 끈적끈적하던 건 완전히 떠나간 느낌이라 룰루루 상태.

5. 며칠 자전거를 전혀 타지 못했는데 내일은 타러갈 생각입니다. 어이- 업로드하는 시간을 보세요-하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만, 뭐 괜찮아요, 좀 (많이) 일찍 일어난 셈 치면. 한 다섯시쯤 자전거 타러 나가면 되려나? 되겠지요, 응. 아 비가 오나.

6. 늘 좋아해요, 하고 중얼거립니다. 대상은 사람일 때도 있고 물건일 때도 있고, 다양해요. 그냥 무언가가 좋고, 그걸 좋아해서 행복해졌다는 느낌을 되새기는 게 좋아요. 수고했다고, 잘했다고, 훌륭하다고 머리를 쓰다듬고 안아주고 싶어집니다. 너는 괜찮다고요.

7. 또 오랜만에 그리운 꿈을 꿨습니다. 역시나 그 아이의 꿈. 함께 지낸 게 2년, 조그맣고 따뜻했던 애완동물. 조그맣고, 야생성이 없고, 살찌고, 둔하고, 맹했던 내 햄스터. 저는 그 애를 떠올릴 때 반려동물이라는 말을 쓰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짜리 여자애한테 그 햄스터는 배려건 뭐건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고 마음껏 애정을 퍼부을 수 있는 대상이었어요. 심장소리, 작음 입, 잠들어 축 늘어져 골골대던 입, 새까만 눈, 통통한 먹이주머니, 손바닥만한 몸. 처음에 손 위에 올리면 그 애는 뒷발에 손가락 사이를 꽉 붙들었어요. 떨어질까봐 무서워하는 것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슬슬 흔들어도 잡지 않았습니다. '뭔 일 있어요~?'하는 것같은 얼굴로, 태평하게 잠에 곯아떨어져서는. 진짜 제멋대로, 엄청, 무지막지 사랑했습니다. 정말정말 좋아했어요. 꿈 속에서 그 애는 죽은 줄 알았지만 살아있었습니다. 너무너무 기뻐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급한대로 햄스터 우리에 넣었어요. 불안한 듯 킁킁대며 돌아다녔습니다. 회색빛의 어슴푸레한 새벽이어서, 날이 밝는대로 큰 우리를 사러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서 잠이 깼어요. 울지는 않았지만 머리가 멍해서 웅크리고 누워있었습니다. 

8. 굉장히 작고, 수명도 짧고. 분명 하찮을 텐데. 그 애랑 똑같은 햄스터는 매년마다 수천마리가 태어나고 또 쉽게 죽을 텐데. 여전히 그 애는 심장에 박혀있습니다. 감촉이 손에 남아있어요. 작은 혀, 까만눈, 결이 고운 털, 짧막한 꼬리, 정말로 내 일부처럼 속속들이 알고, 속속들이 사랑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함께 지낸 게 2년. 그애를 보내고 올해로 7년째. 내년 1월 15일 오후 다섯시가 되면 8년째가 됩니다. 함께 지낸 2년, 떠나보낸 후의 7년. 곧 10년. 여전히 살아있네요, 여전히.
그러니까 내가 여전히 때낀 곰인형을 안고 자야하는 건 다 당신때문입니다. 왜 좀 더 오래 나와 함께 있어주지 않았어요?

9. 갑자기 길게 이야기를 늘어놓은 건 아빠 친구분이 아빠에게 강아지를 기르지 않겠냐고 연락해서였습니다. 아빠는 '딸애가 정이 너무 많아서 상처받으니까 안된다'라고 거절했어요. 그렇지 않다고 툴툴거렸는데, 꿈을 생각하니까 그렇지 않다고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이 많은 거라고는 생각 안해요. 그냥 손에서 놓을 수가 없는 거지요. 사랑했는걸요. 어라, 얀데레?

10. 뭐 어쨌든간에, 꿈도 꾸었고, 정신도 조금은 맑아졌고, 더 앞을 보고 지내자 하고 결심했습니다. 엇샤엇샤, 기운내자.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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