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경계선에 너머에서 온 사람이었다. 임무를 포기하기로 한 것은 그가 만난 여자때문에. 경계선 너머의 땅에서 살고 있었던 여자는 평범하고 건실하게 살아온 그 나라의 국민이었지만, 남자에게 있어서는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 순간에 그는 자신의 임무를 잊기로 마음먹었다. 불행인 것은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적국에 몸을 맡길 수 있을만큼 약삭빠른 사람도 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여자와 함 침대에 누워 그는 길고 긴 고민을 했다. 우리, 함께 지내는 거지? 여자의 물음.네가 원한다면. 남자의 대답. 여기를 떠나자. 그리고 함께 살아. 남자의 말에 여자는 조금 쓸쓸한 듯 웃었다. 돌아올 수는 없겠지? 남자는 망설이며 대답한다. ..응. 곧잘 말끝을 흐리는 것이 남자의 버릇이었지만 그는 이 때만큼은 말을 속이지 못했다.

요원들이 들이닥친 것은 두 사람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신분증명을 요구한 그들은 남자가 내미는 카드를 받아들어 확인한다. 이상은 없었고 그들은 그대로 돌아갈 것처럼 보였다. 약 3분 후에 장 내에는 총격이 쏟아졌다. 목제 벽이 산산히 부서지는 가운데 남자는 여자를 끌어안고 창문 밖으로 뛰었다. 부서진 나무 파편이 두개, 발등에 박혔다. 폭발이 일었다.



(어제의 꿈)

넓은 강당의 구석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있었다. 기타 음색.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기뻤다.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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