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오타쿠스러운 생각이 떠올라서 주절주절.
다키마쿠라 있잖아요. 안는 배개. 실은 저는 유서깊은 안는배개 지지파입니다.
...아니 그러니까.
음, 그러니까 지금 제 침대 위에는 꽃무늬 쿠션이 두개 있습니다. 거실에 놓던 솜 쿠션을 둘로 갈라 만든 것으로 직사각형, 길이는 약 1미터 20센티정도. 어릴때도 그랬지만 뭘 안고 자지 않으면 잠을 못자는 성격이라서 여름이고 겨울이고 안고 자거든요. 가끔은 머리와 팔다리를 몽땅 배개에 의탁한 상태로 아침에 눈을 띄기도 합니다(..)
뭔가 안고 잔다고 하면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많이 연상될 것같은데 왜 여성용 안는배개 상품은 나오지 않는 걸까요. 나의 피코는 제외입니다. 그건 어딜봐도 쇼타. 어딜봐도 남성층 향유에요. 은혼 시트는 나왔었지만(용자 선라이즈인가 용자 은혼인가가 문제, 아마도 후자), 그렌라간의 시몬은 있었지만 다른 애들은 없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안고 자는 배개'라는 시점에서는 여성도 쓸 수 있을 것같은데. 티에리아 다키마쿠라가 있다면 절대로 좋....좋?
아.
여기까지 주절대놓고 깨달았습니다. ...저는 별로 일러스트가 인쇄된 배개와 함께 자고 싶지 않아요orz 때가 탈 거라는 걸 제외하고서라도 티에리아 배개를 안고 잔다는 건 어딘가 웃깁니다. 배개=티에리아로 생각할 수가 없어서 그런가. 아니 티에리아라고 생각하면 그건 또 그것대로 웃기고..orz 하물며 헐벗은 티에리아는 더더욱 보고싶지 않아요!
우와 미묘. 그렇네요. 유희왕 시트커버라면 차라리 웃으면서 덮을 것같아요. '좋아하는 만화가 그려진 이불'이니까. 그런데 '좋아하는 캐릭터 취급받는 배개'는 좀 달라요. 물품이 아니라 캐릭터에 집착하게 되버린달까. 니아 배개를 끌어안고 드라이브를 나간 모 양덕후씨처럼, 다키마쿠라는 상품보다는 캐릭터라고 생각하게 되버리는 경향이 강한 듯.
그리고 저로서는 캐릭터를 안고 자는 건 절대 사양하고 싶네요. 부끄러워요! 여러가지 의미로! 인간적으로도 부끄럽지만 그.. 뭐랄까..orz 풀메이크업하고 오토메게임을 하는 여성 게이머의 마음이랄까. 우. 자문자답이 되버렸지만 다키마쿠라는 역시 필요없을 것같아요. 차라리 인형이라면 사겠지만. 사노스케(켄신) 다키마쿠라는 가질 수 없지만 사노스케(절망방송)이라면 만들고 싶기도 해요. 미묘한 여심이다..
그런 고로 다키마쿠라는 패스, 하던데로 꽃무늬 안는배개와 인형과 건프라와 하로를 끌어안고 자겠습니다. 이상!
........말해놓고 나니 좀 미묘하지만, 건프라도 나름 안고 자기 좋아요. 특히 버체는.. 그,그게 의외로 동글동글해서.. 하,하로도 동글동글해서 시원하고 모닝콜도 돼..고...... 뭐지 이 제 무덤파는 기분은...
..아, 근데 애시당초 더블오 공식 일러스트에서 애들이 멀쩡한 바가 없었으니(...)
더블오 다키마쿠라는 나온다한들 대참사가 되겠군요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