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에 새벽 시간은 고래도 춤 성인도 헛소리를 하게 한다고 블라블라 적었던 적이 있는데 하나 더 추가. 길게 할 말도 짧게 만든다. 작정하고 번호 붙이고 써야지-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단답형으로 짧게짧게 쓰게 되버린다. 인터페이스의 마법인가.
2. 키보드에 '또' 물을 쏟았다. 에- 지난주 토요일인가 금요일인가.. 다행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재대로 나오게 되었지만(처음이 아니었다) 당황해서 어버버 하다가 키 하나를 부러트렸다. 윈도우 창키는 잘 안쓰니까 그거랑 바꿔 끼워놓긴 했지만 뭔가 하나 불완전하다는 게 영 신경 쓰인다.
3. 수요일에 트랜스포머를 보러가기로 했다. 용산 아이맥스로. Y랑 S랑. 벌써부터 심장이 마구 뛴다. 그 날은 맛있는 것도 먹고 놀아야지!
4. 다이어트 한다면서 야식을 쳐묵쳐묵했다. 버터롤빵 토스터기에 튀기니까 대따 맛있더라.. 먹을걸 좋아하는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게 좀 웃기기도 하지만, 이도저도 안된다면 최소한 체력 붙이자-정도 생각하면서 저녁마다 안양천 달리기를 하고 있다. 좀 아침에 하려고 했는데 얼굴이 다 타버릴 것같아서 저녁으로 바꾸었다. 귀에는 mp3를 꽂고 마구 달리는 게 좋다. 얼굴에 와닿는 바람이랑, 빠르게 스쳐가는 풍경같은 것들. 저녁 무렵 물가란 벌레들의 소굴이라 얼굴에 부딪치는 몹쓸 것들도 많았지만. ..그러고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죽도록 자전거를 탔던 초등학교 6학년 일산 호수공원. 정체불명에 무언가가 입속으로 다이빙 했..잊자, 잊어.
5. 예전에 꾸었던 꿈 이야기들을 주욱 둘러봤다. 어제는 조금 나쁜 꿈을 꾸었다. 두 마리의 햄스터. 우리를 마련해주지 못해서 쩔쩔맸지만 서로 사이가 나빴기 때문에 한 우리에 넣어둘 수는 없었다. 한 애를 요플레 병에 넣었다. 비가 내리고 물이 타올라서 나는 그 애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엉엉 울었다. 병을 뒤집자 그 애가 툭 떨어졌다. 안아들었더니 그 애는 죽은 것처럼 보였던 눈동자를 깜빡였다. 미안해. 미안해. 많이 울었다. 꿈 속에서 넓은 우리를 마련해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맛있는 걸 많이 먹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6. 그 때이후로 하나도 안 큰 것같은데 나는 또 스무 살이다. 열 아홉살 때도 만만치 않게 무서웠지만, 앞자리 수가 2로 바뀌니까 더 무섭다. 어떻게 다들 어른이 되는 것에 적응하고 사는 걸까.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되거나, 식대따위에 돈이 더 든다거나 하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내 자신을 내가 책임져야하는 그런 것. ..잘 생각해보면 그렇게 무서운 것도 아닐 것같은데, 왜 이렇게 어른이 되는게 무서운지 모르겠다. 아마 지금 내가 이 학과를 정했듯이, 나도 모르게 내 진로가 현실이 되었듯이 또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면 어른이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중학교 때는, 고등학교 때는 지금 마음 그대로 변치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간절히 빌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렇게 빌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는 감상적인 글을 쓰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어른이 될까. 놀이터 그네를 더이상 타지 않는 나이가 되었던 것처럼. 지금은 밤이고 하니, 그냥 감상적인 글을 쓰는 애로 있고 싶다.
7. 밤낮이 다시 뒤바뀌었다. 어떻게 자려고 애써봤지만 영 잠이 안오는데다가 내가 새벽시간에 잘 안자는 걸 아는 E군은 문자를 후두둑 보내왔으므로-_-; 걍 깨서 빈둥빈둥하다가 또 잉여인간모드로 돌아갔다. 새벽에 자다가 문자받으면 육두문자부터 튀어나오고 한번 깨면 잘 못자기 때문에 무음모드로 돌려놨더니, 그건 그것대로 전화같은 걸 하나도 못 받게 되어서 또 문제가 됐다.. 으음.
8. 내일(오늘)은 S 알바하는 데 가봐야지. 오늘 가려 했었는데 또 자버렸다. 잉여잉여잉여..
9. 장례식장에 갔었다.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누군가가 떠난 곳을 보는 건 무서웠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