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록온, 안경도 꼈었어요?"
"음? 어- 뭐."
"처음 알았어요."
"평소에는 안끼니까."
"아, 책읽을 때만 끼는 거에요?"
"그런 것도 아니긴 한데.."
새삼스레 물어오는 알렐루야에게 록온은 어깨를 으쓱해보이고는 책에서 시선을 뗐다. 변함없이 부드러운 눈빛을 한 다정한 얼굴이었지만 콧잔등에 걸려있는 은테안경 하나가 전혀 다른 인상을 만들어놓았다. 한동안 그 얼굴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쳐다보다가, 알렐루야는 수줍게 웃었다.
"뭔가 굉장히 공부 잘할 것같은 느낌이에요. 머리 좋을 것같은 느낌."
"으아- 초등학생이 교실에서 들을 법한 소리네."
"어, 진심인데."
"아니 진심인 건 잘 알겠는데 말투가 그렇달까."
"엣.. 화났어요?"
"왜 그 쪽으로 튀냐."
"음- 화 안난 거에요?"
"전혀 안났습니다."
초조해진 알렐루야의 목소리에 어쩐지 좀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던 록온은 실없이 웃고는 고개를 뒤로 젖혀버렸다. 당연히 몸의 중심이 뒤로 쏠려 바닥에 넘어지려는 것을, 알렐루야는 당황해서 두 팔을 벌려 받았다. 그 품에 푹 기대어서 약간 어린애같은 목소리로 인간의자-하고 웅얼거린 록온은 장난기 뚝뚝 묻어나는 얼굴로 알렐루야를 올려다보았다.
"머리 좋아보여?"
"..엄청 어린애 같아요."
"정답."
인텔리스러운 안경이 무색하게 밝은 얼굴로 웃고 록온은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들었다. 어서 받아들라고 흔드는 손에 떠밀리듯 해서 알렐루야는 한손만 뻗어서 안경을 받아들었다. 그 목께에 기대고 있는 록온의 눈에 잔뜩 즐거움이 배어있어서, 알렐루야는 엉겁결에 안경을 썼다.
"어.. 어울려요?"
"으으으음-- 내 심미안으로 판단하면- 흑표범의 탈을 쓴 강아지한테 안경씌워놓은 것같은 느낌이야."
"..말의 주어가 뭔지 모르겠는데요.."
"귀엽다는 뜻이야."
난처한 얼굴이 되어 쳐다보는 알렐루야에게 씨익 웃어주고, 세상 천지 다시 없을 편한 태도로 늘어져라 기댄 록온은 손을 들어 알렐루야의 머리를 툭툭 쓰다듬었다. 날렵한 생김새에 안경을 씌워놓으니 딱 냉혈한 엘리트같은 얼굴이 되어놨지만, 그 뺨에 홍조를 띄운 채 애처럼 굳어버려서야 모처럼의 외관도 전혀 신경쓰이지 않다 싶어, 록온은 목으로만 쿡쿡 웃었다.
fin.
연성고자가 될 것같아 황급히 써본 로크아레.
알렐루야는 묘하게 록온이 어리광 부려도 어색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록온 연관지어서 의미없이 달달하게 쓰기에는 알렐루야 상대가 딱일지도.
제목은 제 마음입니다. 사지.. 이 녀석(들) 날려버리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