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스에 모토후미(스기타 토모카즈)x마츠오카 요스케(스즈키 타츠히사)
코노하라 나리세 원작

코노하라 상은 아무도 건드리고 싶어하지 않는 주제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멋진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나이스. 처음 마츠오카가 여장을 하는 취미가 있다고 말하는 순간 놀랐다가, 아아 코노하라상 소설이 원작이지 싶었습니다. 그리고.. 뭐 말이 더 필요있나요.

생각해보면 저는 마츠오카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도 몰입은 히로스에에게 하고 있었습니다. CD를 들으면서 저는 히로스에와 같은 위치에서 에토 요코상을 보고 있었습니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심지가 굳고, 아름답고, 동정심이 많은 조용하고 다정한 여자. 히로스에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고, 그를 즐겁게 만들어준 사람. 엄청나게 서투른 남자에게 있어서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을지. 그렇게 초반을 몰입해서 들은 덕분에 마츠오카의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히로스에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했는데, 정말 사랑했는데 그녀가 그녀가 아니라니. 그리고 동시에 마츠오카가 원망스러우면서도 놓지 못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그녀가 아니지만, 그녀인 사람이니까요. 엉망으로 취한 히로스에가 저지른 짓도, 그의 상냥함을 기대하고 있던 마츠오카가 상처받은 부분도 엄청 공감하면서 들었습니다. 이 엔딩에서 마츠오카가 에토 요코의 모습으로 히로스에를 만나고, '요코상'이 사실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것을 묵인하고 있는 히로스에의 영원히 엇갈리는 애정으로 끝나도 놀라지 않았을 겁니다. 머뭇머뭇 마츠오카를 대하는 히로스에와, 그런 그를 좋아하게 된 마음을, 안타까운 심정을 속삭이는 마츠오카의 모습으로 엔딩이 나긴 했지만요. 이 것도 또 엄청나게 코노하라 퀄리티..o<-<

'정직하지만 서투른 남자' 히로스에 모토후미역에 스기타상은 진짜 나이스 캐스팅. 약간 둔한듯 다정한 톤으로는 이 분 이상가는 사람 찾기 힘들지요. 개인적으로 히로스에같은 타입의 친구가 주변에 산재해있는지라(그리고 이런 뱅뱅 돌아가는 외곬수에 마지메인 성격이 안 맞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지독하게 피곤한지도 알고 있는지라orz) 스기타상 캐스팅은 정말 나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이렇게 좋아하진 못했을 거에요. ..아니다, 지금도 별로 좋아하고 있지는 않네요. 이해할 수는 있지만 정은 안간다 내지는 정은 안가지만 이해는 간다입니다. 어라라?

코노하라가 그려내는 우케는 어느정도 정형화 되어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형화라기보다는..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주인공은 비슷한 느낌입니다. 되게 인간적이에요. 치졸하고, 정이 깊은가 싶으면 자기 생각만하고. 하지만 좋은 사람이고, 그래도 나쁜 면역시 생생하게 보여주고. 버거운 상황은 싫어하지만 도망칠 배짱도 없고. 완전무결함따위는 어디에도 없는 그런 인간적인 주인공이요. 마츠오카도 그런 사람. 그런 마츠오카 역에 스즈키 타츠히사씨.
 제가 처음 성우분들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건 약 4~5년전입니다.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긴 하지만 당시만해도 지금 활약하시는 신인성우분들은 모습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에, 그 때 취향에 그대로 굳어있는 저는 신인성우분들은 잘 모릅니다. 스즈키씨도 막연히 어, 스즈키 치히로상이랑 이름 비슷한 신인-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걸로 목소리 기억을 하게 될 것같아요. 섹스 피스톨즈의 반장으로 기억한 히라카와상에 이어서 BLCD에서 목소리 이미지를 기억한 X번째 성우님. 마지막의 읊조리는 듯한 안타까운 목소리는 가슴깊이 동감했습니다. 후아.

얼른 다음편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Posted by 네츠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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