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생각나서 짧게.
'티에리아, 너는 여기로 돌아오면 돼'
'리제네?'
티에리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눈을 하고 리제네를 올려다보았다. 상냥하게 웃음짓고 리제네는 그를 끌어안았다. 뺨에 스치는 그의 머리카락은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맞닿은 이마의 부드러운 감촉을 음미하듯이 눈을 감은 채, 리제네는 소곤소곤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좋아. 너만은 여기로 돌아오면 돼.'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너만은 변하지 않아. 티에리아. 너만이 아름다워.'
끌어안은 두 팔 속에서 쌍둥이는 맑은 눈동자로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이 아이가 나를 불러준다. 이 아이가 이 곳에 있다. 티없이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흥미를 잃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인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알게 되어버렸다. 세상의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은 기만이다. '그 남자'가 준 정보가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전쟁과 폭력과 살인과 거짓. 그런 것들만이 어지럽게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 위에 깨끗해보이는 것을 덮어서가려도, 벗겨낸 안쪽에는 반드시 더러운 것들이 묻어있다.
그러니까.
유리 케이스 안에 잠든 아이만은 아름다웠다. 눈처럼 하얗게. 티하나 없이 깨끗하고 눈부신 아이. 이 아이는 더러운 것을 보지 않았다. 겪지 않았다. 이해하지 않았다. 눈을 뜨지 않은 나의 반신. 이 아이만은 순수했다.
'리제네?'
이름을 부르는 아이의 뺨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반쪽은 순순히 받아들였다. 복잡한 감정이 넘쳐흐를 듯이 가슴 속에서 일렁였다. 이 아이는 세상의 정보를 받지 않았다. 인간도 모른다. 언젠가 '그'는 이 아이에게도 자신과 같은 것을 보여줄까. ..절대 그렇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기호로 바꾼 지구의 정보만이라면 자신도 이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다. 그보다도 먼저 이 아이에게 세상을 알려줘야지. 그 안쪽에 있는 더러운 것들이 묻어나지 않게끔, 이해의 범주에 들어갈 부분들은 주의깊게 잘라내어서. 가슴 속에서 아우성치는 감정들을 주워모으듯이 아이를 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너는 더러운 것을 보지마. 너는 더럽혀지지마.
내가 될 수 없었던 순수한 나로 남아있어줘.
내 곁에 있어.
27. 天使 (천사) / カウントダウン
학교에서 공의존적 사랑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생각했던 것(...)
티에리아에게 집착 쩌는 리제네도 재밌을 것같습니다.
록온과 라일, 알렐루야와 할렐루야, 그리고 반드시 서로를 채우기 위해 두 명씩 존재하는 것같은 이노베이터.
방관자타입이라 그런가 리제네는 티에리아만큼은 인간을 이해하고 있을 것같아요. 긍정파-티에, 부정파-리제네.
언제나개그물을 써볼까 나는.
아니 그전에 프레젠테이션 준비가.. 준비가..orz
Posted by 네츠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