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적어야할 것같아서 제목에 그 애 이름을 걸기는 했는데 막상 쓰려니 할 말은 아무 것도 생각이 안나는 지금. 물건너에는 추모 스레가 세워지고 눈물을 흩뿌리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네요. 저로서는 '엥?!; 왜?!;'라는 심정이지만..o<-< 아니 얘가 일단 인간으로서의 껍질에서 튀어나와 베다에 뛰어들긴 했는데 그걸 부화로 볼지 희생으로 볼지에 따라 시점이 달라지나 봐요. 전 얘가 나아갈 길, 당연한 귀결로 봐서 오예 티에 안죽었다 만세!했는데 인간으로서 살 수 없게 된 티에리아에 중점을 두고 보면 뭐 비극..처럼 보이지 않을 것도 없지 않을 것같기는 한데 음..orz 근데 그 당당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얘가 그 결정을 슬퍼할 것같지는 않아서요. 베다 속으로 들어갔어도 이 얘는 여전히 자기가 원한 길의 연장선을 걷고 있고요. 얘가 죽었다나, 죽지 않았다거나 하는 걸 떠나서 그 선택에 한없이 안타까운 마음이 없는 건 아닌데, 약간 행복해서 조금 울기는 했습니다. 넌 왜 이렇게 멋지냐 임마야.
음, 티에리아만큼 이상적인 인간도 없었지 싶습니다. 나아가고 싶어하고, 강하고, 약한 부분까지 포함해서 자신을 인정할 줄 알고. 인간 위에 서 있던 리본즈보다도 훨씬 인간을 이해하고 있었고, 인간으로서 살아온 동료들 가운데서도 누구보다 인간적이었어요. '인간답다'라기보다는 '어른스럽다'라는 말이 어울리겠지만.
25화에서 베다와 자폭하는 루트만 타지 않으면 이 애는 영원히 살겠지요. 베다 안으로 걸어들어갔을 때부터, 어쩌면 출격했을 때부터, 혹은 이노베이터로서의 자신을 자각했을 때부터 어쩌면 각오하고 있었겠지,하고 생각했습니다. 자기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겠죠. 그 말이 맞구요. 결단을 내리던 이 아이의 얼굴은 아마 동요도 없었겠지 하고. 이래저래 망상해보다가 새삼 티에리아를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까마득한 어린 시절 이후네요, 이렇게까지 캐릭터가 좋아져버린 건. 그 동안은 제법 선을 그어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orz 곤란해 곤란해.. 다들 예뻐죽겠습니다. 안아주고 싶고 쓰다듬어주고 싶어요. 여기까지 써놓고 깨달았습니다. 지금 이 기분 틀림없이 사랑..이긴 한데 그 이상으로 <잘큰 내새끼 안아주고 싶은 엄마 기분>이에요.. 너는 1기에서부터 성장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재대로 잘 컸구나 티에야.
25화의 엔딩에서 급물살 전개..는 설마 없겠지 하고 있습니다만, 그냥 참 사랑스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