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거절이 되돌아왔다. 그 것이 당연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두번째에도 그는 곤란한 얼굴을 했다. 죄의식을 느꼈다. 세번째에서 그는 고개를 가로젓지 못했다. 그의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팔을 뻗어 매달리자 올려다봐야하던 그의 시선은 금방 가까워졌다. 뭔가 말할 듯이 벌렸던 입술 위로 제 입술을 겹쳤던 것은 아무 말도 듣고 싶지 않아서였다. 불안함과 괴로움 속에서 그에게 매달렸다. 나는 당신을 잃을 수 없어. 그렇게 생각했을 때 자신이 그에게 뭐라고 쏘아붙였는지는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그가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자신을 안아주었을 때- 등 뒤로 둘러진 그 팔의 온기를 느꼈을 때 흔들리던 마음은 추를 잃었다. 그대로 빠져들어갈 듯이 그에게 매달렸다. 띄엄띄엄 들려오던 그의 목소리를 갈구했다.
처음 도움을 구하듯 그를 찾았을 때 그는 혈연을, 아이를 끌어안아주듯이 다정하게 등을 두드려주었었다. 지금도 그의 손은 상냥했다. 시간이 온통 느려진 것같았다. 자신의 감정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애태우다가 그에게 전부 쏟아부어졌을 때도 그는 다정하게 안아주었다. 자신에게 닿은 그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어떤 이름으로 자신을 안았는지는 모른다. 아마도 이름이 없는 감정이었으리라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 것으로 충분했다. 매달렸던 팔에 다시 한번 힘을 주어 그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다정한 녹색빛이 희미하게 깜빡이고, 그는 상냥하고 슬프게 웃었다.
'미안해, 티에리아.'
네게 더 좋은 걸 주지 못해서. 남자는 쓸쓸한 듯이 그렇게 말했고, 자신은 그가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무언가를 더 말했지만 자신은 그 의미도 생각하지 않은 채 음악의 선율처럼 부드럽고 다정한 그 목소리만을 기억했다. 흐려진 의식 속에서 손에 닿은 그의 존재만을 찾았다. 그의 목소리는 금방 사그라들었다. 머뭇거리듯 뺨을 쓸던 손은 천천히 눈 위를 덮었다. 검은 어둠이 내려앉은 시야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단지 손에, 이마에, 뺨에, 가슴에, 피부에, 살갗에 그의 감촉이 닿고 있었다. 다정한 손길을 기억했다. 그가 여기에 있었다.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그 것만을 떠올렸다. 절실한 기아감 속에서 갈증을 채워주는 유일한, 그를 찾았다.
fin.
26. ピアノの旋律 (피아노의 선율) / SATIE
매달리면 해줄 남자 록횽. 정줄 놓지 않고서야 절대 매달릴 줄 모를 서투른 티에리아. 제 안에서는 이 두 사람이 선을 넘을 일이 없는지라 아예 다 버리고 한계돌파 패러렐라간을 쓰고 싶은 충동이 가끔 듭니다.
록온은 제 안에서 진짜 좋은 남자가 아니라서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돌봐주지만 거기에 자신이 포함되거나 깊어질 것같으면 도망가버릴 것같아요. 붙잡아서 쓰러트리지 않으면 다가와주지 않을 사람. 근데 쓰러트려봤자 좋을 거 하나 없네요. 어우 속상해.
Posted by 네츠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