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은 아닙니다만 저는 영화관에는 자주 방문하는 편이고, 그만큼 팜플렛도 쓸어오는 편입니다.
대충 왕의 남자나 반지의 제왕 때부터 모으기 시작했으니 5~6년은 모아온 것같습니다.
화일로 빠방하게 채워두고 이따금씩 열어보는 게 큰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팜플렛중,
이글루스의 유명 블로거 조나단님이 최악의 영화 포스터 어워드를 개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불현듯 이 팜플렛을 떠올렸습니다.
판타스틱 4의 2편, "실버 서퍼의 위협".
해외에서 대박을 쳤으나 1편은 축구 열기에 밀려 한국에서만은 대차게 말아먹었으며,
2007년 여름 야심차게 개봉한 2편도 뭔가의 이유로 개박살이 났던 영화입니다.
아니 마니아 팬은 있었을 거에요, 아마(...)
딱히 저 포스터 디자인이 괴악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무난하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이 것.
포스터는 보통 여러버젼이 있고, 이 작은 사이즈를 유용하게 이용한 다양한 버전이 나오기도 합니다.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라는 영화 팜플렛에는 구멍을 뚫어놓고 반지 크기를 잴 수 있게끔 나왔었고 디스트리트 9는 아예 스티커로 나왔었죠. 그게 이 판타스틱 4에도 있었습니다.....
별 다를 것 없어보이는 이 팜플렛의 끄트머리에서 수상쩍은 향기를 느끼셨나요.
뒷면은 이렇습니다
접을 수도 있습니다
요컨대 달력인 겁니다..
각 지역의 여름철 대회를 설명해주는 이 친절한 달력
(일러스트는 실버서퍼)
이 것만으로도 당시 고딩이던 여고생 둘의 정신을 승천시키기에는 충분했는데,
복병은 이 걸로 끝이 아니었습니다.
뒷면입니다.
당연히 뜯어집니다.
당연히 씌워집니다.
완성판
(........)
(........)
(........)
명색이 말이죠, 마블 코믹스의 서장과 같은 작품에,
스핀 오프..도 아니고 아에 히어로인 캐릭터에,
게임으로도 대활약하고 있는 아메리칸 코믹스의 간지남에게...
.....
.........
...................
(노란색은 무서워서 못씌웠습니다)
이후, 친구와 둘이서 이 포스터를 "실버서퍼의 능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오래 간직해오던 포스터중 한장을 박살내긴 했지만
(뜯어야돼서 복구 불능입니다, 당연히 보관용은 있어요)
오랜기간 쌓인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입니다..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