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로운이야기/일상보고
일상보고 71 - [야메룽다신]
네츠케
2009. 8. 29. 22:52
1. 제목은 아스란의 명대사. 저에게 건시데(시드 포함)는 굳이 말하자면 라디오를 듣기 위해 인내했던 100편에 가깝기 때문에 이 애니메이션에는 애정도 미움도 무관심도 없이 응 봤었지ㅇㅇ하는 감정밖에 남지 않았고 앞으로도 없을 것같지만 성덕인지라 라디오 듣는 내내 귀는 즐거웠습니다. 얼레 작문? 호시 귀여워요 호시. 애니메이션의 라디오는 아무래도 원작기반이니 원작을 다 챙겨듣고 난 쪽이 훨씬 즐겁더라구요. 언젠가 하게 될 슈퍼로봇대전을 대비해서도 모르는 것보다야 아는 게 낫고. 본 당시에는 그래도 좀 여러가지 생각했던 것같습니다. 어이 키라, 고민좀 그만하지? 너 지금 사람 죽이는 위치에 있거든요?!; 라든가. 라크스 넌 정체가 뭐냐, 라든가. 아스란 어째 넌 그렇게 카메라에 많이 나오는데 난 여지껏 니 속을 모르겠다, 라든가. 어이 레이, 잠깐 애야 갭모에를 노린 거면 넌 망한 거야! 망한 거야 얘야! ...라든가. 설정은 꽤 좋아했던 것같아요. 완전하게 되도록 만들어진 아이들, 그렇지 않은 아이들, 쌍방을 향한 열등감과 우월감, 그 틈새에서 스미듯이 버려질 자연종과 실패한 코디네이터. 그런 애들이 모인 집단이 있으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람에 설정도 잡아봤었고 캐릭터도 짜봤었는데 데스티니 엔딩까지 보고 나서는 그냥 짜게 식은 후라 뭐라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 재밌게는 봤었어요, 응. 이해는 못했지만.
그러고보니 이러나 저러나 건시데가 제가 처음본 건담이었네요. 이후 건담윙, 이후 턴에이, 이후에.. 다음이 뭐였더라. 제타건담->퍼스트루트는 지금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다시 봐야지.
2. ..이렇게 써놨지만 별로 건덕은 아닙니다, 굳이 따지면 건덕후분들의 정보를 신기하게 보면서 즐거워하는 수준이에요. 누누히 생각하지만 저런 것들을 즐기기에 저는 건담세대 에바세대 이후에 태어났고, 저한테 세배 빠른 자쿠와 뿔은.. 붉은 혜성은, '건담'은 한 작품이지 전에 문화아이콘이 되버린 후란 말이지요. 아깝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만족스럽기도 하고.
에바를 볼 때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중딩 때 제가 그걸 봤었으면 지금과 좀 다르거나, 아니면 같거나 하면서 신세계를 봤을 테죠. 스무살이 되서 본 '이카리 신지'군은 저 자신을 투영하게 되기보다는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이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신지군 웅기둥기, 둥기둥기.
3. 그러고보면 어떤 작품이든 보는 시기가 있구나 싶어요. 그 순간이 아니어도 볼 수는 있지만 그 순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구나,하고 생각합니다. 스타워즈의 I`m your father처럼. 늦게 보거나 이르게 보거나, 혹은 새롭게 보거나 해서 다른 식의 감상을 느끼는 것 자체는 좋아하지만 괜히 안타까워요. 100년쯤 일찍 태어나고 200년쯤 늦게 죽으면 좋겠습니다. 느끼고 보고 싶은게 전에도 후에도 잔뜩 있을 것같거든요.
4. 갑작스레 건시데에서 시작해서 말이 줄줄 길어졌는데.. 갑자기 왜 건시데 이야기를 꺼냈냐면 아침부터 스텔라의 말이 머리속을 떠돌아서요. 사랑하는 쿠와시마상 보이스로. "신, 아시따! 아시따!" 넵 내일입니다. 서드 플레이스입니다.
5. ...저 한마디를 하기 위해 얼마나 긴 개똥철학을 돌아온 걸까 나는.
세택에서 열리는 서플은 처음가보는 지라 좀 두근거립니다. 일요일만 나오는 분이 계셔서 일요일 예약으로 미루긴 했는데 어째 여지껏 예약 부스 외는 전혀 체크하고 있지 않아요. 맛있는 건 내일먹자같은 심정. 미뤄뒀다가 발굴하게 되는 보물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렇다고 체크 아예 안하고 갈 수는 없으니까 좀 적어둬야 할텐데, 설마 예약하고 까먹은 것들이 있지는 않겠죠.. 갑자기 불안해지네요. 그러니까 소설부스, 소설부스, 카피본 부스. 그리고 예약은 안했지만 구매하고 싶은 회지가 하나, 둘, 셋. 응, 내 머리를 믿자!
6. 읽은 책들 감상도 슬슬 쓰고 반납해야하는데 여전히 미루고미루고 미루고 있네요. 이러니까 2주에 12권밖에 안 빌리지. 이제와 하는 이야기지만 처음 대출 권수를 12권으로 늘렸을 때 전 하루에 12권씩 읽을 줄 알았어요. 그 때는 어차피 집에오면 책읽기 시작해 다 읽고 자는 나날이었으니깨는. 근데 안 그러더라고요..ㅋ 확실히 예전에 비하면 책을 안 읽게 됐습니다. 중고등학교때는 하루에 세권 정도는 읽는게 당연했는데.
7. 이번에 빌린 책중에 특히나 대박인 건 뼈 모으는 소녀 너무 좋아요. 핥핥핥핥 완소..
8. 어제 애슐리를 다녀왔습니다. 여기 초코케익 진짜 좋아요. 핥핥핥핥. 치킨이 피넛치킨으로 메뉴를 변경해 저녁식사 시간에만 나오는 건 좀 아쉽지만 어차피 가게 된다면 저녁시간만 가게 되니까 별 상관은 없지 싶습니다. 서울쪽으로 가면 22000원 정도 붙어있던데 여기 안양은 13000원이라 비교적 저렴하게 적을 수 있습니다. 사실 식사비용 생각하면 썩 싼 편은 아닌데, 외식중에서는 가격 대비 호화로운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Y냥 신세져서 미앙, 다음은 내가 맛있는 거 쏠게..!
9. 오늘 본 영화는 사이보그 그녀. 시간여행의 마법은 이래저래 달콤한 것같습니다. 만화같은 느낌의 일본영화들 중에서도 참 맛있게 표현된 영화라고 생각해요.